7월 14일 개막하는 1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개막작은 <발리우드 위대한 러브 스토리>다. 인도 대중영화를 대표하는 장르인 발리우드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시작되는 이번 영화에서는 또한 발리우드 영화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SF 액션 블록버스터 <로봇>도 만나볼 수 있다.
발리우드의 SF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로봇>은 아무리 발리우드 영화의 독특한 스타일에 익숙한 관객이라 할지라도 혀를 내두를 만큼 극단적으로 현란하며 웅장하고 노골적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일단 <로봇>엔 안드로이드라는 소재로 파생될 수 있는 거의 모든 논제가 집대성됐다. 한 박사가 오랜 연구 끝에 자신과 똑 같이 생긴 로봇을 탄생시킨다. 인간보다 100배 높은 지능과 파워를 지닌 이 로봇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영웅으로 환영받는다. 그러나 로봇을 업신여기거나 경계하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게 되자 그는 자신이 인간과 왜 다른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급기야 로봇은 박사의 여자친구를 사랑하게 되고, 질투에 사로잡힌 박사와 로봇을 탐낸 악당 때문에 인도는 로봇 대 인간의 거대한 전쟁에 휩싸이게 된다.
인간과 똑 같이 생기고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로봇을 단지 감정이 없다는 이유로 쇳덩어리 취급하는 게 옳은 건가, 로봇은 무조건 인간이 시키는 일만 해야 하며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가, 인간을 돕기 위해 창조된 로봇이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을까, 자유의지와 감정을 가지게 된 로봇이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로봇>을 보고 있으면 <블레이드 러너> <A.I.> <바이센테니얼 맨> <아이, 로봇> <터미네이터> 등 안드로이드가 나온 거의 모든 영화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뿐만 아니다 후반부 복제된 로봇들의 기상천외한 변신합체 부분에선 <트랜스포머>까지 떠오를 지경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이 단순히 모방이나 짜집기로 보이는 게 아니라, 발리우드 문법 안에 능청스럽게 녹아들어 흉내 낼 수 없는 즐거움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살짝 어설픈 특수효과와 CG, 이보다 더 현란할 수 없는 세트와 의상, 다채로운 춤과 음악은 발리우드 SF의 최전선임을 자처하며 이목을 사로잡는다. 전통무용에서부터 힙합까지 장르를 초월해 가공할 댄스 실력을 뽐내며 남자사람과 남자로봇 사이에서 삼각 로맨스를 만들어내는 아이쉬와라 라이의 활약도 절대 놓칠 수 없다. 정미래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