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저게 말이 돼?” <비틀즈 코드>를 보고 이런 시큰둥한 반응이 나온다면 가차 없이 채널을 돌려도 좋다. 가요계의 평행이론을 파헤친다는 명목 하에 두 뮤지션의 공통점을 쥐어짜내는 <비틀즈 코드>는 억지에서 시작해 생떼로 끝나는 이상한 TV쇼다. 말이 안 돼는 게 컨셉이다. 그러니까 “저게 뭐가 평행이론이냐?”고 정색하는 순간 이미 당신은 <비틀즈 코드>를 받아들일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는 것이다.
두 사람의 생일 마지막 숫자가 일치하니까 평행이론이라고 박박 우기고, 이 모든 건 대덕의 수퍼 컴퓨터가 내 놓은 결과물이라고 심각하게 뻥치는 <비틀즈 코드>의 태연자약함은 다큐멘터리를 가장한 픽션인 모큐멘터리와 비슷한 정서를 자아낸다. 가짜인 걸 알면서도 어느새 빠져들어 동참하게 되는 미스터리한 힘. 눈 하나 깜박 않고 뻔뻔함을 유지하는 윤종신과 유세윤의 천연덕스러운 진행은 쇼의 기조를 굳건히 지킨다.
티클 만한 공통점에도 소름과 전율을 ‘강요’하는 이 쇼가 진짜 소름끼치는 부분은 다름 아닌 성실함이다. 근래 지상파,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독하다고 생각하는 게 바로 <비틀즈 코드> 제작진인데, 노래 가사 한 마디, 뮤직비디오 한 컷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엉터리 평행이론을 수립하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고뇌가 수반됐을 거란 건 안 봐도 알 수 있다. 뮤지션들을 먼저 섭외한 뒤 평행이론을 만들어 내는 건지, 평행이론을 먼저 세운 후 뮤지션을 끼워 맞추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방법이든 결코 만만한 작업은 아닐 것이다. 장난스러우면서도 그럴 듯하고, 웃기면서도 소름 돋는다. 이 정도면 억지를 예술로 승화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론을 내세운 이 뻔뻔한 쇼가 1년 넘게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다.
두 MC가 클로징 멘트로 매번 공언하듯 어쩌면 <비틀즈 코드>가 가요계의 모든 평행이론을 파헤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신인 아이돌 그룹뿐만 아니라 이주노, R,ef 등 현재 방송 활동을 하지 않는 왕년의 가수들이나 이런 류의 예능 프로그램과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록밴드까지 불러 모아 세대와 장르를 뛰어 넘어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가볍고 어이없는 가짜 평행이론이지만 그 속엔 한국 대중음악사를 아우르려는 제작진의 본심이 담겨 있다. 이것이 <비틀즈 코드>를 계속 보게 만드는 이유다. 정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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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에 대한 편협없이 아우르려는 시도가 좋네요 ^^
2011/09/06 10:05잘보고 갑니다.
장난 속에 은근히 묻어나는 진심이 있어요
2011/09/06 16:53아날로그 감성의 윤종신의 음악과 도전과 시도의 상업(?)음악 유세윤의 음악.
2011/09/15 10:19이둘을 mc로 세웠다는것부터 예술이네요^^
처음엔 의아했는데, 유세윤의 방자함과 윤종신의 뻔뻔함이 의외의 효과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 특히 윤종신은 뛰어난 뮤지션임과 동시에 MC로서도 굉장한 재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의 안정감과 순발력은 어떤 예능 MC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아요.
2011/09/16 02:50라디오스타와는 다른가 보군요.
2011/09/15 12:01전반적인 색채는 라디오스타와 비슷해요. 가수를 초대하는 음악 토크쇼의 형식을 갖고 있지만 깊이 있는 음악 얘기보다 우스갯소리가 더 많다는 점에서요.
2011/09/16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