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미와 우아함에는 단1초도 머물 리 없는 B급 난장 영화 <그라인드하우스>의 마지막 조각 <플래닛 테러>가 드디어,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팝콘을 집어던지며 왁자하게 즐겨 마땅한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이 순수한 엔터테인먼트 그대로의 순수혈통 오락영화는 지난해 9월 소개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데쓰 프루프>와 한 짝을 이루는 작품이다. 우연히 서로의 취향을 확인하고 그 즉시 동시상영 심야영화관의 추억을 부활시키자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두 감독의 야심어린 장난은 지난해 4월 6일 미국에서는 <그라인드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실제 동시상영되어 작품의 본질과 취지를 한껏 내세운 바 있다.
<그라인드하우스>는 <데쓰 프루프>와 <플래닛 테러>라는 본편 2편과 타란티노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가짜 예고편 4편을 더해 무려 191분이라는 러닝타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당연하다는 듯이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제반여건상 <데쓰 프루프>와 <플래닛 테러>로 나뉘어 상영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역시 그나마 피가 좀 덜 튀는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가 홀로 B무비의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1월 15일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당당히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고도 좀 더 묵힌 후 나름 와이드릴리즈 방식으로 선보이게 된 <플래닛 테러>는 등급심사와 심사숙고에 얽힌 의미만큼이나 남다른 면모를 선보인다. ‘싸구려’의 기치를 내세운 B급 마이너 취향이라는 건 <데쓰 프루프>를 통해 예습한 그대로이며 여기에 좀비 척살을 목표로 갖가지 인체 해체 광경과 과장된 액션이 더해진 통쾌한 피투성이 ‘액숀’이야말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플래닛 테러>의 주력상품이다.
폭력과 선정의 극한을 달리고 유치함과 치졸함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며 즐거움을 선사하는 <플래닛 테러>는 앞서 선보인 <데쓰 프루프>보다 더욱 분명하게 6,70년대의 저열했던 동시상영의 풍경을 재현한다. 시종일관 스크린에는 비가 내리듯 뿌연 스크래치가 의도적으로 영사되고 있으며, 기관총을 의족으로 사용하며 좀비들을 ‘해체’시키는 체리 달링(로즈 맥고완)과 그녀의 옛 남자친구(그러나 뻔한 재결합이 예정된) 엘 레이(프레디 로드리게즈)의 아크로바틱한 활약은 되도 않는 ‘가오’와 유치한 ‘간지’ 세우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엔터테인먼트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두 남녀의 뜨거운 베드신이 펼쳐질 즈음에 필름이 타들어가는 광경은 B무비의 추억과 그것을 복기시키려 했던 감독의 의도를 명백히 증명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타란티노 감독이 카메오로 출연해 엿가락 늘어지듯 고환을 뚝뚝 ‘흘리는’ 장면, 그리고 좀비들의 무차별 테러 상황에서도 바비큐 소스에 목숨을 거는 캐릭터 등 영화에는 좀비를 내세운 온갖 피 튀기는 유머와 80년대 홍콩 액션과 만화적 움직임이 그럴 듯하게 뒤섞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체리와 엘 레이가 끝끝내 진지한 표정을 한 채 B무비 본연의 위치를 철저히 고수하듯 영화는 B무비 특유의 자세를 오롯이 유지한다. <플래닛 테러>의 합류로 완전체를 이룬 <그라인드하우스>. 그러나 <플래닛 테러>는 비단 <그라인드하우스>의 두 번째 조각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B무비를 향한 오마주와 완전무결한 엔터테인먼트 감각으로 점철된 소중하고 귀중한 복고풍 유치찬란함을 상징한다. 강상준 기자 (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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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거 보고 싶어요.ㅠㅠ
2008/07/06 20:47문외한입니다만 이게 무슨 마약같이.. 트레일러만 봐도 은근히 끌리네요.;ㅂ;
조만간 예매권을 받게 될 것 같은데 그걸로 볼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