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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영앳하트: 로큰롤 인생>이었다. 수많은 관객들은 이 개막작에 큰 박수를 보냈다.


하이데거는 말한다. 한 인간의 삶이 고유할 수 있는 건, 자아의 죽음이 타인의 죽음과 공유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당신에게 묻겠다. 당신이 6개월 안에 죽는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여기, 죽는 순간까지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8월14일 개막한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 <영앳하트: 로큰롤 인생>(이하 <영앳하트>)의 주인공들이 그렇다. 그들은  “난 노래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들은 왜 노래를 할까. 자기 혼자 걸을 힘도 없는 그들이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저 음악이 좋기 때문에. 그들은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는 게 좋다고 한다. 이 얼마나 철부지 같은 대답인가. 그들은 음악이 좋다는 이유로 자신이 갖고 있는 질병을 뒤로하고 매주 열리는 노래 연습에 참가한다. 하지만 <영앳하트>를 보면 왜 그들이 음악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이미 인생에 대한 수줍은 진실을 알고 있으며, 음악이 그들의 죽음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드는지 알고 있다.

영화가 시작하면 ‘노인들이 하는 음악이 그렇지’ 하는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펑크 음악을 노래하지만 내레이션을 연상케 하는 노인들의 보컬. 반주는 흥이 나지만 그들의 음악은 실소를 품게 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성질 급한 이들은 영화에 대해 ‘록, 펑크 등의 음악을 하는 노인들에 대한 헌사’즈음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다. 스티븐 워커 감독이 연출한 <영앳하트>는 ‘노력하는 노인들’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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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앳하트>는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은 정말 유쾌하다는 것이다.


평균 연령 82세를 자랑하는 이 밴드를 이끄는 호랑이 단장은 말 그대로 냉정하다. 그는 노래를 못하는 노인들에게 냉소적인 말을 날리고, 심지어 숱한 노력을 하더라도 그들을 공연에서 제외시킨다고 협박한다. ‘인지상정’이란 틀에서 볼 때 그의 행동은 이해되지 않는다. 한 번 눈감아줄 수 있는데 왜 그는 그렇게 냉정하게 노인들을 대하는 것일까. 놀라운 것은 모든 단원들이 그 스타일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미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삶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만큼의 내공을 쌓은 이들이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 이들이 연습하는 모습과 노인들의 사생활이 정면으로 부각된다. 하지만 중반이 지나고 나서는 죽음을 목도한 이들의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영화의 배경이 그들의 연습장이 아닌 병원인 경우가 더 많을 정도다. 이들은 동료의 죽음에 대해 태연한 모습을 보인다. 죽은 동료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더 잘하는 방법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인생의 가장 큰 고비라고 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해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영앳하트>의 핵심은 여기 있다. 죽음을 목도한 상황에서도 그들이 선택하는 것은 삶에 대한 긍정이다. 그들은 노래하며, 친구들과 관계를 맺으며 삶에 대한 적극적인 의미부여를 한다. 죽음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는 이들이 죽음을 곱게 받아들이고, 오늘을 사는 가장 긍정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은 더없이 아름다우며, 보는 이로 하여금 오늘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결국 <영앳하트>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가능케 하며, 동시에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민을 던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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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호반무대에서 치러진 개막식. 바람 소리와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가 무대를 가득 채웠다.


삶과 죽음에 대한 고민. 자칫 힘들고 어려운 고민일 수 있다. 하지만 <영앳하트>의 진짜 매력은 그러한 고민을 하면서도 결코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작품의 시작은 유쾌하다. 정말 에너지 넘치는 노인들의 삶을 보여주면서 극을 유쾌하게 전개하고, 그 이후 노인의 죽음과 그를 극복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승전결의 완벽한 스토리 라인을 구축한다. 오랜 기간 연습을 마치고 공연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인간의 희로애락 중 ‘희(喜)’의 정점을 보여준다.

혹시 한 뮤지션의 절정의 연주를 보고, 혹은 듣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는가. 그의 연주가 아름다운 것은 귀에 들리는 아름다운 선율 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가 견뎠을 힘든 시간과 그가 흘렸을 땀방울이 음악과 더불어 더욱 진한 감동을 만들 것이다. <영앳하트>는 딱 그런 영화다. 노인들이 만든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는 아름다운 음악과 만나 그 감흥, 감동을 배가시킨다.

노인들이 버릇처럼 하는 ‘내가 죽더라도 공연은 계속돼야 한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들은 그만큼 자신들의 삶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며, 동시에 자신들이 노래할 수 있는 공간을 사랑한다. 시종일관 “I’m still alive”를 외치는 이들의 모습 속에서 삶과 죽음을 동시에 긍정하는 현자들의 풍모를 느끼게 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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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청풍호반은 영화 감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지난 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개막작 <원스>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장담컨대 <영앳하트>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작 불패신화’를 이어가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이들이 ‘I feel good’을 부를 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춤추지 않을 수 없고, ‘forever young’을 부를 때 가슴 깊숙한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은 젊은가. 이 작품을 보고 한 줄기 눈물을 흘린다면, 아직 그대의 심장은 젊다. 안효원 기자(FILMON)

덧붙이는 말. <영앳하트>는 하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이 작품을 상영하는 극장주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맘껏 박수를 쳐도 좋습니다”라는 노트를 남겼으면 좋겠다. 어르신들의 공연이 끝나는 매순간 박수를 참기는 힘들다. 또 이 영화를 보면서 전후좌우 관객들이 심하게 어깨를 들썩이거나 박수를 치더라도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이 작품은 당신의 몸과 마음을 움직일 작품이기 확실하기 때문이다. 단, 앞좌석을 발로 차진 말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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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큰롤 인생 - 이 사랑스러운 조부모들에 대하여

    Tracked from 진사야의 난장누리집  삭제

    ★★★★★2008-11-18 / 브로드웨이 시네마 / 19:00TEXT_ 진사야2007년 9월에 개봉한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원스>를 기억하시나요?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몰고 다닌 이후 우리나라에도 상륙한 이 영화는 수많은 마니아층을 끌어 모으며 인디영화라는 한계점 속에서 꿋꿋히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CG를 위시한 각종 특수효과들이 판을 치고 보다 화려하게!를 구호로 달고 다니는 현대 영화판에서 이런 작품이 성공을 거둔 데는 이유가...

    2008/11/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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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올리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개막작이었던 <원스>를 마지막으로 아슬아슬 하게 예매해서 봤던 기억이 나요ㅎ
    내일 제천에서 볼 첫 영화가 <영앳하트-로큰롤 인생>인데, 이번 개막작 역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네요.
    그리고 아마도 청풍호반무대가 영화에 더 큰 힘을 불어넣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2008/08/15 22:51
  2.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로큰롤 인생 이번에 개봉한다고 해서 글 검색해 보다가
    우연히 들르게 되었습니다~
    감사히 잘 보고 가요!

    2008/11/17 16:24
  3. Favicon of http://www.zinsayascope.com BlogIcon 진사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시사회로 만나러 갑니다.
    'YOUNG@HEART' 라는 영문 제목이 어울리는 작품인 듯 하여 기대가 됩니다.
    예습 차원의 글이 되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

    2008/11/1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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