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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 소재가 다가 아니다

REVIEW ON 2008/09/26 11:09 Posted by 이실직고

 
‘스릴러의 불모지’로 평가되던 한국영화계는 2007년과 2008년 뜻 깊은 결실을 거뒀다. <세븐 데이즈>(2007)와 <추격자>(2008)가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흥행에 성공한 것. 이는 한국영화의 불황을 생각할 때 더욱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추격자>의 뒤를 이어 개봉하는 2008년 한국 스릴러 <트럭>은 과연 <세븐 데이즈>와 <추격자>의 영광을 이을 수 있을 것인가.


딸아이의 수술비를 위해 노름판에 끼었다가 조직폭력배의 시체 처리 일을 맡게 된 트럭 운전사 철민(유해진). 울며 겨자 먹기로 트럭에 시체를 싣고 달리는 그에게 부상당한 경찰이 동행을 청한다. 어딘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예사 경찰 같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 가지 않아 그의 정체가 드러난다. 그는 바로 도주 중인 연쇄살인범 영호(진구)다.

       

트럭에 시체를 싣고 달리는 운전사와 연쇄 살인범의 뜻하지 않은 동행. 둘은 모두 경찰을 피해 달리지만 그 이유는 서로 다르다. 철민은 딸아이의 수술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체를 처리하게 됐을 뿐, 본디 열심히 일해 먹고 사는 착한 소시민이다. 트럭에 시체를 싣고 달린다는 것도 끔찍한데 연쇄살인범과 같은 차를 타고 있으니 오금이 저린다. 한시라도 빨리 영호에게서 도망치고 싶지만 시체 때문에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는 노릇. 거기다 영호가 짐칸의 시체에 대해 눈치 채는 게 아닐까 좌불안석이다. 영호는 경찰 따위 무섭지 않다. 지금도 경찰차를 전복시켜 탈출해 나오는 길이다.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엄마를 보기 위해 고향집에 가는 거라고 하지만 믿을 수 없다. 영호는 도무지 속을 종잡을 수 없는 연쇄살인범 아닌가.


스릴러란 말 그대로 관객들을 긴장시키는 장르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팽팽한 분위기를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이끌어 가는가 하는 점이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트럭>의 소재는 훌륭하다. 일단 같은 차를 타고 있지만 서로 다른 꿍꿍이를 가진 두 사람. 그 미묘한 관계 자체가 긴장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영화는 ‘철민과 영호가 얼마큼 같고 다른 인물인가’에 관해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철민이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챈 영호가 철민을 위협한다. 이에 맞서기 위해 짐칸의 시체를 미끼로 자신도 살인범이라고 둘러대는 철민. 그러나 철민이 쫓아온 경찰에게 총을 쏘지 못하자 영호는 철민이 살인범이 아니라고 확신하며 비웃는다. 이것으로 철민은 곤경에 빠지지만 그가 ‘영호와 다른’ 선한 인물이라는 점은 오히려 강조된다. 이에 직접 경찰을 죽이는 영호. 그 현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목격하고 철민과 영호는 이들을 쫓아간다. 여기서 철민은 상대의 공격을 막다 사람을 죽인다. 이후 영호는 “아저씨 참 무서운 사람이데.” “(사람을 죽인 기억에서) 절대 못 벗어나. 잊어버려도 네 손이 기억할 테니까.” 같은 말로 철민이 ‘자신과 같은’ 살인범이라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결과적으로 <트럭>은 스릴러로서 매력적인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그에 걸맞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다. 우선 철민과 영호의 본격적인 갈등 관계가 그려지기 전까지 철민 부녀(父女)의 애틋한 사연이 너무 길게 그려진다. 물론 철민이 딸아이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트럭에 시체를 실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병으로 아내를 잃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딸아이 다영(이준하)을 혼자 키우는 철민의 현실, 심장병을 앓고 있지만 씩씩하고 밝은 다영, 어렵게 심장 이식 수술 기회를 잡지만 가난한 사정에 턱 없이 비싼 수술비, 수술비 마련을 위해 노름판에 뛰어들었다 보기 좋게 전문 도박꾼의 술수에 당하는 사연까지 어디서 많은 본 듯한 장면들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익숙한 드라마가 너무 길게 펼쳐지는 나머지 스릴러로의 전환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문제다.

거기다 착실한 철민이 너무 쉽게 노름판의 유혹에 빠져드는 점이나 철민이 영호에게 갑자기 자신도 살인범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점, 경찰관 살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이 겁먹기보다 공격적으로 나오는 점, 시체 중 하나가 뒤늦게 살아나는 점 등등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많다.


주연을 맡은 유해진과 진구의 연기도 아쉽다. 철민과 영호의 관계가 영화의 중심인 만큼 두 배우의 연기 대결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 두 배우의 연기 모두 나쁘지 않지만 스릴러에 꼭 들어맞는다고 보기 어렵다. 유해진의 연기는 영화 첫머리를 차지한 드라마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느낌이고 진구의 연기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이상심리의 살인마를 연기하기에 카리스마가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영화 후반에 영호가 가원(지수원)을 찾아가 벌이는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트럭>의 실패를 두고 <세븐 데이즈>와 <추격자>가 맺은 열매를 단숨에 평가절하 할 순 없다. 그보다 <트럭>은 가능성을 인정받은 한국 스릴러의 발전에 값진 거름이 돼야 할 것이다. 스릴러는 이야기의 논리는 물론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시종일관 그럴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야 하는 장르다. 분위기라는 것이 원래 웬만한 눈치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고수의 전유물이 아니던가. 아무리 좋은 재료를 가져도 장인에 버금가는 재주로 세공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절대 그럴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 그것이 한국 스릴러가 <트럭>으로부터 챙겨야 할 교훈이다.  장성란 기자 (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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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때문에 끝까지 본다 - 트럭 (2008)

    Tracked from 영화보다... 잠들다...  삭제

    두 주연배우가 나름 많이 홍보했죠. 특히나 라디오에 출연하기까지 했고요. (그 이후 서태지가 라디오에 나오기까지 했으니... 뭐 대단한 건 아닌 듯합니다.) 진구는 데뷔작인 <올인>을 군제대후 24살에 찍었는데, 이병헌 아역이라서 엔딩 크리닛 올라갈때 아역에 이름이 올라갔었다는 사실... 하나...는 기억에 남네요. 유해진은 이적의 텐텐클럽에 나와서, 다른 프로그램은 자주 듣는다고 말했죠. 그나마 다른 프로그램이 같은 채널이기에 망정입니다.. 라디오..

    2008/10/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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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kugotit.tistory.com BlogIcon 젤가디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해진씨 제가 좋아하는 배우인데 아쉽게 되었네요. 아마도 제작진에서 신파를 좀 넣지 않으면 흥행이 어려울 것이다 라고 생각했을 거 같네요.

    2008/09/2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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