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수) 방영한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 7회를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신윤복(문근영)이 그린 두 폭의 그림을 갖고 정조(배수빈)가 고위대관들을 꾸짖는 장면이다. 첫 번째 그림은 ‘주사거배’(酒肆擧盃)로 그림 속 관료들은 대낮부터 술을 먹고 있다. 정조는 백성의 고충에는 무심한 채 대낮부터 술판을 벌이는 이들의 표정을 주목했는데, 그들의 찡그린 표정에는 관료들에 대한 화공의 냉소가 들어있다고 해석했다.
두 번째 그림은 ‘무녀신무’(巫女神舞)로 일반 집에서 굿판을 벌이고 있다. 굿판에 참가한 이들은 제각기 자신의 소원을 빌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는 고위대관의 며느리가 아들을 낳기 위해 굿에 참가한 것으로 설정됐다. 정조는 이 그림을 보고, 법으로 금지한 굿을 고위대관의 집안사람이 어긴 것을 보고 크게 분노했다. 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 본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을 스스로 어긴 셈이기 때문이다.
‘주사거배’(酒肆擧盃)
드라마 안에서 볼 때 ‘주사거배’ ‘무녀신무’ 두 그림과 그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은 정조와 고위대관과의 권력다툼을 예고한다. 흥미로운 것은 두 사건이 최근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부와 공무원에 대한 은유적인 비판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최근 공무원 사회는 물론 국회, 전 사회를 뜨겁게 달군 쌀직불금 부정 수령 사건이다.
‘쌀소득보전 직접지불 사업’은 ‘농지를 실제 경작 또는 경영하는 농업인 등’을 대상으로 ‘목표가격을 설정하고, 목표가격과 당해연도 수확기 전국 평균쌀값과의 차액의 85%를 직접지불로 보전함으로써 안정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그런데 논 구경은 한 번도 안한 공무원들이 정부의 허술한 감시를 이용, 부당 이득을 취한 것이 이번 쌀직불금 부정 수령 사건의 요다. 이는 정부 혹은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스스로 깎는 행위로, ‘주사거배’의 관료들이 보인 추태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무녀신무’(巫女神舞)
이번 사건은 거대한 공무원 사회의 일부 사람들이 범한 근시안적인 실수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미치는 여파는 생각보다 크다. 국민들은 소위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 사회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이 있다. 안전한 직장이라는 부러움과 동시에 일 안하는 사람들이라는 따가운 눈총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공무원 사회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는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물론 억울한 공무원들도 있다. 지극히 청빈하여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이들 또한 싸잡아 욕을 먹으니 어찌 억울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국민들의 실망감 또한 쉽게 보상받을 수 없다.
얼마 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2의 금 모으기 운동’에 대한 언급을 했다. 그 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똥 싼 놈은 따로 있는데, 뒤처리는 국민들이 해라?’하는 식의 반응이었다. 정권 초기부터 ‘고소영, 강부자’ 내각 논란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누가 진심으로 금을 쏟아 내겠는가. 혹시 모르겠다. 누군가 먼저 강남의 아파트를 팔아 금으로 환산해서 먼저 기부한다면. 요즘 금값도 많이 올랐다던데.
말이 나온 김에 한 마디만 더 하겠다. 농촌총각의 고향은 경기도의 작은 시골마을이고, 현재 부모님이 그곳에서 농사를 짓고 계신다. 그런데 그곳에도 도시 사람들이 주인인 땅이 많다. 그들은 친절하게도 농민들에게 땅을 제공,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농민이 땅을 가질 수 없는 세상, 많은 농민들이 ‘신 소작농’으로 전락한 세상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안효원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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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코멘트네요
2008/10/23 16:49주사거배보고는 주성영의원님이 생각나더군요
또 홍수날때 골프치신분들
강부자 고소영내각은 지금 무녀데려다놓고 굿질할지도 모르죠
폰트 ㅈㅈ
2008/10/24 0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