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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오브 라이즈> - 테러의 화신들

REVIEW ON 2008/10/24 16:46 Posted by '미래


<바디 오브 라이즈>는 9.11 이후 할리우드 대테러 첩보물의 최전선을 보여준다. 무자비한 폭탄테러로 미국과 유럽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테러리스트 집단의 리더 알 살림을 잡기 위해 파견된 미국 첩보원의 활약을 그린 영화는 이라크 내부로 깊숙이 들어가 테러와 첩보전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몇 년 째 이라크에 잠입해 살며 목숨 걸고 작전을 수행하는 CIA 요원 로저 페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미국 사무실에 앉아 전화와 인터넷으로 페리스에게 지시를 내리는 전략가 에드 호프만(러셀 크로우). 목적은 같지만 수단은 상반되는 두 캐릭터를 통해 영화는 첩보전의 스릴과 인물간의 갈등을 긴장감 있게 전달한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불사하는 냉혹한 전략가 호프만은 현지 정보원들의 목숨을 파리 보듯 하며 독단적으로 상황을 몰고 가 페리스와 마찰을 일으킨다. 여기에 요르단 첩보국 수장 하니 살람(마크 스트롱)이 알 살림 체포 작전에 합류하면서 상황은 더욱 아슬아슬해진다. 정보 공개를 꺼려하는 호프만과 신뢰를 요구하는 하니 살람 사이에 낀 페리스가 둘 중 누굴 더 믿어야 할지 난처한 입장에 처하면서 알 살림을 체포하려는 한 가지 목표 아래 모인 여러 인물의 심리전이 팽팽하게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테러가 낳은 이슬람권의 표정을 다양하게 조명한다. 미국과 유럽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알 살림 일당, 알 살림을 잡기 위해 미국과 손잡은 요르단, CIA의 정보원이 되길 자처하며 무참히 죽어간 이라크 청년들, 이슬람 사람이라면 싸잡아 테러범 취급하는 CIA. 이 속에서 페리스는 자신을 돕다가 숨진 이라크 친구들의 죽음에 슬퍼하고 호프만에게 진저리를 치며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인간적인 하니 살람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휴대폰과 인터넷을 쓰지 않고 모든 정보를 인편으로만 전달함으로써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CIA의 정보망을 유유히 피해가는 알 살림과 노련한 솜씨로 첩자를 심어 알 살림을 체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하니 살람을 통해 영화는 대테러전에 있어서 기술보다는 인간이, 그리고 인간에 대한 신뢰가 우선임을 강조한다.

‘테러범은 테러범으로 잡는다’는 식의 작전 또한 흥미롭다. 제목인 ‘바디 오브 라이즈’(Body of lies)는 대테러 요원들이 적에게 사용하는 교란 작전을 의미한다. 좀처럼 꼬리가 밟히지 않는 알 살림을 잡기 위해 페리스는 알 살림보다 더 위협적인 신진 테러리스트 집단을 허위로 만들어내 알 사림의 접근을 유도하자는 아이디어를 낸다. 가짜 폭탄테러를 일으키고 가짜 명단을 만들어내 코란연구회를 테러 집단으로 위장시키고, 순진한 건축가를 하루아침에 무자비한 테러범 리더로 둔갑시켜버리면서 알 살림이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도록 하는 교란 작전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첩보전의 쾌감을 선사한다.


목숨 내 놓고 작전을 수행하는 와중에 페리스가 아름다운 요르단 간호사에게 작업을 걸고 (역시나!) 그녀로 인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는 뻔한 설정이 만들어내는 민망한 감성은 아쉽지만, 폭탄테러의 강렬한 스케일과 스타일리시하고 속도감 넘치는 영상미, 사실적인 액션 신 등 ‘리들리 스콧’이라는 이름이 만들어낸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영화다. 정미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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