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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해야 할 대상은 비단 형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독립하여 억압되어 있던 감각을 일깨워야 하는데, 도덕과 관습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한 에로티시즘 역시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서울독립영화제 2008에서는 영화제 기간 동안 <해외초청 기획전 : “감각의 독립, ‘Sex' - 표현의 자유를 누려라”>을 마련하여 8편의 해외초청작과 2편의 국내기획프로그램 작품을 상영한다.


해외기획전 : "감각의 독립,'Sex'-표현의 자유를 누려라"

★  해외초청작

<새로운 삶> 필립 그랑드리외|France|2002|Fiction|Color|35mm|102min
추천 및 해설 : 김성욱 (서울독립영화제2008 해외 프로그래머,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추천의 변 :흔들리는 카메라, 흐릿한 화면, 정상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난 구도, 영화 전체를 요동치게 하는 대담한 앰비언트 테크노 음악이 너무 강렬해 ‘지진’의 영화라 부르고 싶을 정도다. 영화는 또한 관객을 탐험과 여행으로 안내한다. 풍경을 따라가지만 지리적인 여정이라기보다는 감각의 미로를 떠돌게 한다. 그랑드리외는 실험을 하는 이가 아니라 탐사, 혹은 진단을 하는 작가다. 지난 세기의 전쟁과 폭력, 공포를 거친 이후에 과연 우리들에게 새로운 삶은 가능한 것인가? 이 영화는 21세기적 인간이 영혼을 탐사하는 영화다.

<나인 송즈> 마이클 윈터버텀|UK|2004|Fiction|Color|35mm|71min
추천 및 해설 : 이유림 (영화감독(<새끼 여우>))
추천의 변 : 37년의 일본작가 <설국>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와 2005년도의 영국감독이 시공간을 넘어 일치하는 사랑의 어떤 본질적인 형태. 흥미로운 이 영국감독이 말하길, “섹스를 실제로 하지 않은 영화의 섹스씬은 속임수이다”. 아집과도 같은 이 감독의 말은 영화 내적으로 포장되지 않은 현실적인 섹스에 대한 묘사로 이어진다. 9번의 공연이 나오며, 그 공연은 섹스만큼 실제상황이고, Elbow와 Michael Nyman같은 완전소중한 공연도 포함되어 있으며, 짧고 간결하고 뜨겁고 차가운 감정이 묘하게 공존하는 문제적 감독의 영화이다. 

<숏버스> 존 카메론 미첼|USA|2006|Fiction|Color|35mm|102min 
추천 및 해설 : 이경미 (영화감독(<잘 돼가? 무엇이든> <미쓰 홍당무>))
추천의 변 : 사람은 결국 변하지 않는다. 그저 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뿐이다. 중요한 점은 우리는 변하고자 애쓰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영화 <숏버스>에는 애쓰는 사람들이 잔뜩 나온다. 각자 이래저래 사연이 많은데 알고 보면 문제는 하나다. 통하고 싶은 거다. 영화 속에서 애쓰는 그들을 보며 우리는 위로 받기도 하고 그들을 통해 받은 충격이 나의 시선과 세계관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한 창작물이 쉽게 변하기 어려운 우리 인간을 조금이라도 변하게, 아니면 잠시라도 흔들리게 해주는 그런 기적을 이루어 낸다면 그 작품은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내게는 <숏버스>가 그런 작품이었다. 부디 모든 고정관념으로부터 스스로를 무장해제하시고 모든 감각을 열어둔 채 파도 타듯 영화를 타고 즐기시길.

<서비스> 브리얀테 멘도사|France, Philippines|2008|Fiction|Color|35mm|94min
추천 및 해설 :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프로듀서)
추천의 변 : 영화는 극장에서 거주하며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피네다 가족을 대담하게 바라보고 있다. 평범한 소시민들인 한 가족과 섹스 상대를 찾아 극장에 들어와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대놓고 성욕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통해 인물들의 욕망에 대한 도덕과 윤리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 또한 독특하다. 인물을 따라 쉼 없이 움직이는 카메라를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장면들과 맞닥뜨리게 되고 그 충격은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에 힘입어 최근에 활기를 보이고 있는 필리핀 독립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이며 필리핀의 하위문화를 살짝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내 어머니> 크리스토프 오노레|France|2003|Fiction|Color|35mm|110min
추천 및 해설 : 원승환 (독립영화배급지원센터 소장)
추천의 변 : <내 어머니>는 <파리에서>로 한국에 소개된 크리스토프 오노레 감독의 작품으로 ‘에로티즘’ 이론으로 알려진 프랑스 작가 조르쥬 바타이유의 소설 <내 어머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신학을 전공한 바타이유를 떠올리게 하는 신에 대한 믿음이 충실한 피에르가 어머니의 방탕한 비밀을 알게 된 후, 금기를 가뿐히 뛰어넘는 어머니에 대한 애욕이라는 위반의 쾌락과 도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죽고 싶지 않다’고 외치는 피에르의 모습은 도덕으로 회귀하는 결말이라기보다 혼돈을 통해 ‘비의미’로 다가가는 바타이유의 전략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론서로 읽기엔 난해한 바타이유의 이론을 잠깐이나마 일별할 수 있는 기회다. 영화로 각색된 <내 어머니>를 통해, 일체의 상식과 이론을 전복한 바타이유의 사유를 만나볼 것을 제안한다.

<산딸기 제국> 브루스 라부르스|독일, 캐나다|2004|Fiction|Color|DV|90min
추천 및 해설 : 이송희일 (영화감독 (<후회하지 않아>))
추천의 변 : "내 남자 친구는 혁명이다!" 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되는 <산딸기 제국>은 이후에도 주옥같은 슬로건들을 쏟아낸다. "혁명을 위해 나를 범하라!", "너는 니 여자 친구를 포기할 만큼 충분히 혁명적인가?", “자위와 마돈나는 반혁명이다!”, “동성애 인디파타와 연대하라!”, "성 혁명 없이 혁명은 없다. 동성애 혁명 없이 성 혁명은 없다” 등등 동성애 천국 비동성애 지옥을 시끌벅적하게 외치는 이 영화는, 장담컨대 20년 동안 지구촌에서 만들어진 영화중에서 가장 불쾌하고 음험하며 위험한 영화일 것이다. 브루스 라부르스 감독은 포르노와 영화의 경계를 허물어 버리고,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키치'적 취향, 혹은 멀미가 날 정도로 요란한 '패션 좌파'로 무장한 채 새로운 퀴어 영화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성 혁명을 선언한 영화 중 가장 노골적일 이 영화를 놓친다면 그저 당신의 비위를 탓할 것.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2> 장 끌로드 브리소|France|2006|Fiction|Color|35mm(DV)|103min
추천 및 해설 : 김소혜 (서울독립영화제2008 해외프로그래머, 인디스페이스 프로그래머)
추천의 변 :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 2>는 감독의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은밀한 욕망과 금기의 파괴에 대한 영화이자, 욕망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영화이다. 1편의 속편이라기보다는 2편을 내놓기까지의 시간동안 그가 겪었던 자전적 경험에 바탕을 두었다. 자신의 욕망을 무기로 남자들을 정복하여 신분상승을 이루려 하지만 실패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작처럼,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2>에서도 여자의 욕망은 모든 것을 파멸시킬 정도로 강력한 동인으로 등장한다. 그 속에서 영화는 ‘성적 욕망’이라는 구체적인 질문을 넘어 “과연 우리가 타인의 진실을 알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도약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육체의 욕망과 시선의 욕망을 지배하는 권력관계 속에서 수시로 바뀌는 참과 거짓의 유약한 고리를 주목하게 한다.

<노예> 사토 오사무|Japan|2007|Fiction|Color|DV|64min 핑크영화제 추천작
추천 및 해설 :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추천의 변 : 2007 핑크대상 베스트 9위를 한 작품이며, 주인공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적 취향을 떳떳이 밝히지 못하고, 비밀스럽게 살아간다. 하지만 본능은 억지로 감춰지지 않고 결국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특정한 성적 행위가 비난받아서는 안 되며, 그 이유로 억압받아서는 안 된다. 영화의 주인공이며 일본 핑크영화계의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히라사와 리나코의 자전적인 삶을 영화화했다는 이 작품의 원제는 <노예 - 누가 뭐래도 좋은 나의 이야기>이다. SM 플레이의 규칙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 리나의 모습은 당당하고 아름답다. 주인의 명령에 따라 후지산을 배경으로 벌거벗은 채 나무에 매달려 있는 마지막 장면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노예>는 핑크영화로는 하드코어에 가까운 성적 묘사를 보여주는데, 중요한 장면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다. 이것은 가짜를 실제처럼 보이게 하려는 일본 핑크영화의 관습이다.

★ 국내기획프로그램

<얼굴없는 것들>김경묵 |Korea|2005|Fiction,Documentary|DV|Color|Color|64min30sec
추천 및 해설 : 이유림 (영화감독(<새끼 여우>))
추천의 변 : 최근 독립영화 중에서 가장 강렬한 충격을 던져준 이 작품에 마음을 숨기기가 어려울 것이다. 영화를 영화로 이해해야 된다고 중얼거릴 수 있겠지만 2부는 분명 감독의 자전적 다큐멘터리라는 것을 놓치면 안 된다. 감독이 그 스스로의 체험을 이 영화 안에 삽입했을 때, 마치 몇 개의 피를 섞은 듯한 감정이 들며, 그것은 다시 말해 이 영화 안에서 어떤 분노감과 절박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감독이 이 작품을 창작해야만 했던 어떤  시급함들을. 이 젊은 감독에게 애틋한 마음을 숨기기가 어렵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존의 많은 영화들을 무화시킬 수 있는 어떤 절박함을 지닌 이 영화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숨기기가 어렵다.

<역진화론 – 갈아 만든 에덴> 김정구 |Korea|2004|Fiction|DV|Color|95min
추천 및 해설 :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추천의 변 : <엄마의 사랑은 끝이 없어라>(1997)와 <샴, 하드로맨스>(2001) 등 파격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단편들을 통해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김정구 감독의 2004년 작 <역진화론>은 극한적인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을 음울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하지만 그 사랑은 처절하며 사회의 모든 관념과 가치를 허물어뜨린다. 밀폐된 지하공간은 이들에겐 또 다른 에덴이고 그곳에 갇혀 사랑을 했다는 원죄로 인해 결코 헤어 나올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처럼 <역진화론>은 기이한 상상력으로 성경의 인류탄생 설화와 한민족의 탄생신화인 단군신화를 비틀고 있다. 모든 탄생설화를 뒤집고 있는 이 작품은 구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없이 절망적인 세상에 대한 가혹한 한탄에 가깝다. 성적 수위가 그렇게 직접적이진 않지만,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성적 변이 과정 그리고 둘 사이의 사랑과 질투를 넘어 SM을 넘나드는 표현은 상상의 극한을 보여준다.
권혜린(서독제 데일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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