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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패밀리가 떴다

FEATURE ON 2008/12/14 12:26 Posted by 파란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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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령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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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1997년 <원령공주>가 공개됐을 당시, 우리는 기쁘고도 슬펐다. 직접 자신의 노령을 들어 이 작품이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마지막 작품이라 천명했으니 전 세계 관객들은 그의 필생의 역작을 만나는 동시에 최후의 작품을 만나는 것이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감사하게도 그는 곧 변덕을 부렸고 더욱 감사하게도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오늘날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며 꾸준히 거장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원령공주> 이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리고 2008년 <벼랑 위의 포뇨>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작품 빠지지 않는 명작 애니메이션을 줄줄이 발표하며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애니메이션계의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선 현재, 그저 그의 변심에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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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4년만의 신작 <벼랑 위의 포뇨>

물론 전 세계인의 뇌리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지구를 제패한 미야자키 하야오 개인의 명성만 각인된 건 아니다. 그 자체로 ‘재패니메이션’의 대명사가 된 미야자키 하야오, 그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는 애니메이션의 명가라는 영예로운 칭호를 넘어서 하나의 브랜드인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를 자처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마녀배달부 키키> <붉은 돼지> <천공의 성 라퓨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 감독)와 다카하타 이사오(<반딧불의 묘> <추억은 방울방울> 등 감독)가 투톱을 이뤄 구축한 스튜디오 지브리는 2D 셀 애니메이션을 절대적인 기저로 삼아 친숙하기 그지없는 지브리 표 애니메이션의 빛나는 필모그래피를 증식시켰다. 이는 곧 CG기술을 통해 애니메이션 고유의 영지까지 침범한 오늘날 영화조차 범접할 수 없는 2D 애니메이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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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 요시후미 <귀를 기울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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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토모미 <바다가 들린다>

그러나 크고 작은 판타지와 정형화되지 않은 상상력으로 매 작품마다 애니메이션의 유일무이한 환상 세계를 뽐내는 지브리의 영역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차기 지브리를 책임질 인재로 점찍은 바 있던 콘도 요시후미 감독은 지브리 특유의 동글동글한 캐릭터를 온전히 현실세계 속에 구현한 <귀를 기울이면>을 통해 소년소녀의 성장과 사랑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소화해낸 바 있다. <귀를 기울이면>은 극중 인물들이 ‘Country Road’를 개사한 노래 ‘콘크리트 로드’를 부르는 장면으로 금세 대변될 만큼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역을 소녀 취향으로까지 확장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콘도 요시후미는 아쉽게도 지병으로 1998년 숨을 거두고, 그의 죽음은 결과적으로 <원령공주>를 끝으로 지브리를 떠났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컴백으로 이어지며 후진을 위해 길을 내려 했던 하야오와 지브리의 새로운 분수령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밖에도 TV애니메이션으로 선보였던 모치즈키 토모미 감독의 <바다가 들린다> 역시 지브리가 차세대 지브리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제작한 작품으로 지브리 특유의 감성을 학창시절의 아련한 추억의 이야기로 완성시킨 작품이며, 또 <귀를 기울이면>의 고양이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한 모리타 히로유키 감독의 <고양이의 보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한 <게드전기> 등을 선보인 지브리의 신진 감독들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단순히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시 이사오라는 거대한 버팀목으로 지탱되는 제작사가 아님을 방증한다. 그리고 보다 다양한 색깔의 스펙트럼을 상징하는 이들의 존재야말로 앞으로도 우리가 쭉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는 진짜 이유일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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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 <이웃집 토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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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 히로유키 <고양이의 보은>

12월 18일 개봉 예정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4년만의 신작 <벼랑 위의 포뇨>는 이런 지브리의 명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필견의 애니메이션임을 공고히 한다. 이미 지난 7월 19일 일본에서 개봉해 1,2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최대의 흥행작으로 우뚝 선 <벼랑 위의 포뇨>는 수채화 같은 그림으로 2D 애니메이션의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극대화해 평생을 자연과 대치한 인간의 문제를 다양한 시공간에 펼쳐놓았던 노회한 감독의 분명한 노선을 보다 따뜻하고 친근한 색으로 변주해낸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표방하며 하루아침에 데본기 고대 생물을 아스팔트 도로 위에 유영하게 내버려두는 태연한 상상력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건재함인 동시에 지브리 판타지의 힘을 상징한다.
 
케이블 채널 챔프 역시 한국관객들의 오랜 지브리 사랑을 마침내 안방에서 성사시키며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줄줄이 선보일 예정이다. 극장에서는 신작 <벼랑 위의 포뇨>가 한국 관객들의 지브리 사랑에 부응할 예정이라면 TV에서는 11월 29일 <이웃집 토토로>를 통해 케이블 채널을 두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12월 13일 <고양이의 보은> 방영으로 지브리의 너른 스펙트럼을 과시하게 된 것. <이웃집 토토로>는 지브리가 소개하는 모든 작품의 파란색 오프닝 화면에 배치될 만큼 지브리의 마스코트로까지 각인된 작품으로 11월 29일 방영분은 시청률 1.834%, 11월 30일 재방 시청률은 2.004%까지 치솟으며 지브리의 힘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챔프 채널은 내년 2009년까지 <벼랑 위의 포뇨>를 제외한 지브리 애니메이션 전편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지브리를 접하지 못했던 아이들, 혹은 다시 한 번 접하며 만끽하고 싶은 세대들까지 아우르며 애니메이션의 명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역사를 훑을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튜디오 지브리, 2008년에도 여전히 날씨 맑음. 강상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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