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 피트, 그놈 참 잘생겼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냥 미남이다. 아마 어느 누구에게라도 마찬가지일 그에 대한 이 최초의 인상은 이토록 명징하게 그를 지배했고, 또 우리의 사고를 지배해 왔다. 영화 외적으로도 줄리엣 루이스, 기네스 팰트로, 제니퍼 애니스톤을 거쳐 안젤리나 졸리에 정착하기까지,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만인의 연인들과 파혼, 이혼, 결혼으로 숱한 염문을 뿌리며 ‘생긴 값’을 했으니 ‘섹시 가이’로 소비되고 ‘잘생긴 배우’로 재단당하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지만) 어느 순간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다가온다.
물론 그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그저 출중한 외모 때문에 연기력마저 저평가 당할 만큼 절대로 녹록한 배우가 아니다. 그 증거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각 영화마다 특별한 캐릭터를 창조했던 그의 반짝이는 필모그래피는 누가 뭐라 한들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명배우로서의 위상을 대변한다.
<델마와 루이스>(1991)에서 델마(지나 데이비스)를 유혹한 뒤 돈을 갖고 튀는 악당 역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브래드 피트. 그는 그 자신의 고유한 첫인상과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반영한 매혹적인 악동 제이드를 통해 델마의 일탈에 대한 양가적인 요소, 즉 모험과 위험에 대한 일차적 상징인 ‘나쁜 남자’의 아이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후 <흐르는 강물처럼>(1992), <가을의 전설>(1994) 등으로 자유로운 야성미를 뽐내는 로맨틱 섹시 가이의 이미지로 인기의 밑바탕을 다지는 동시에, <칼리포니아>(1993)에서는 무감각한 살인자를, <뱀파이어와의 인터뷰>(1994)에서는 고뇌에 찬 뱀파이어를, <스내치>(2000)에서는 가공할 방언을 구사하는 집시 청년을 구현하며 연기자로서의 외연을 부단히 확장했다. 또 이 시대 가장 스타일리시한 인간 심연 탐사자인 데이빗 핀처 감독과 <세븐>(1995), <파이트 클럽>(1999)을 작업하면서 최고의 스타이자 연기자로서 완벽히 자리를 굳힌다. 그리고 마침내 <12 몽키즈>(1995)의 정신 나간 ‘또라이’ 자연주의자로 골든글로브 수상을,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7)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괴팍하고 기괴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비범한 캐릭터’에 특화된 연기력을 확증받기에 이른다.

마치 ‘아름다운 남자’라는 세간의 편견에 대항하듯 부러 비호감도 불사하며 독특한 캐릭터를 앞세웠던 그의 욕심은 때때로 자신의 천부적인 아름다움을 활용하거나 포기하는 두 가지 대치된 모습만큼이나 자신의 껍질에 대한 다양한 해석 정도로 보였던 게 사실이다. 길들일 수 없는 특유의 남성미를 물씬 풍기거나, 아니면 보통 이하의 너절함과 극단적인 사악함에 매진함으로써 야누스적 풍모를 내세웠던 것. 그러나 데이빗 핀처와의 세 번째 작업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이하 <벤자민 버튼>)를 통해 피트는 그 자신의 장점이자 연기자로서의 무의식적 시작점이 될 수밖에 없었던 외모로부터 원천적으로 탈피하는 기묘한 출발선을 맞이한다.
노년과 유아기가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벤자민 버튼>은 주름과 노안, 관절염을 안고 태어난 ‘늙은 아기’가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진다는 역행의 성장 속에서 인생의 의미를 다룬다. 이러한 설정 덕분에 그는 폭삭 늙은 어린아이의 모습이 되어 입으로 총소리를 내뱉으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러니한 감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분장과 CG로 외모에서 풍기는 고유한 매력을 철저히 감추며 벤자민 버튼의 삶을 주조해 낸 영화의 놀라운 기술만큼이나 늙고 병든 천진난만한 어린이에서 피트 자신의 진짜 얼굴을 찾아가는 노회한 젊은이로 이르는 그의 연기 역시 아름답고 훌륭하다. 브래드 피트는 그렇게 누구와도 달랐지만 단 한 번의 몸부림이나 좌절도 보여 주지 않는 벤자민의 삶을 누구나의 일상과 인생으로 소급시킨다. 자신의 인생을 저주하기보다는 그대로 수용하는 이 낙관의 삶은 피트 개인의 진짜 나이에 이른 순간, 또 20대 청년에 이르는 순간에 다다라서도 그저 젊음이라는 우월한 지위의 상징적인 의미에만 집중하도록 이끌 뿐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나는 그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눈부시지만 이는 브래드 피트 고유의 매력이라기보다는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함으로써 누구보다 젊음에 목마른 벤자민이 최초로 젊음을 접하며 얻는 ‘환희’에 가깝다.
브래드 피트는 늙은 소년과 젊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벤자민 버튼의 한 세기를 연기하며 한 인간의 일대기를 연기하려는 배우의 오랜 욕망을 이룬 동시에 벤자민 버튼이 지닌 그 미묘한 시간의 틈새에 누구나의 인생에 스며 있는 보편적 깨달음을 빼곡히 채운다. <벤자민 버튼>으로 오는 2월 22일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피트는 만약 수상의 영예를 안지 못하더라도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의 모든 역량을 거꾸로 흐르는 벤자민의 인생에 한껏 녹여낸 것만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테니까,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한껏 표현한 사실만은 결코 부정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강상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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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읽었습니다. ㅋㅋㅋ 벤자민버튼 보는데 초반에 노인으로 나올때는 좀 지루해서 졸기도 했는데, 나중에 점점 젊어지면서 본모습이 나오니까 정신이 번쩍 들던데요. 너무나 잘생겨서 ^^ 그리고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는 장면에선 무슨 아이돌의 콘서트장처럼 여성 관객들이 와~~~~ 와~~ 막 이러더라구요 ㅎㅎ
2009/02/19 10:17정말 브래드피트를 따라갈 인물은 거의 없다 봅니다. ^^ 완벽하더구만요~ (몸매까지^^)
확실히 멋지긴 멋져여
2010/02/02 0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