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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돌고 돌아 연예인에 안착한 히어로? 2008년 3월 29일, 토크쇼가 아닌 ‘태클쇼’임을 천명하며 안락한 토요일 오후 5시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자태로 등장했던 <명랑히어로>는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에도 끊임없이 변신을 감행하며 색다른 방법론 구상을 멈추지 않았다. 그동안 시간대 변경은 물론 프로그램 고유의 장점까지 포기하는 파격 개편까지 서슴없이 선보이던 <명랑히어로>는 마침내 36회(2008년 12월 20일 방영분)를 기점으로 1년간의 변신을 마무리 지은 듯 보인다.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로 시작해 ‘두 번 살다’를 거쳐 ‘명랑한 회고전’에 이르기까지, 똑같은 7명의 MC를 재료로 각기 다른 요리를 만들어 낸 <명랑히어로>의 변신에는 오늘날 예능 프로그램 격전의 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숙고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것이 일보 전진이든, 일보 후퇴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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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의 자택에서 처음 문을 연 <명랑히어로>는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라는 메인 코너를 통해 ‘라디오 스타’의 네 MC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신정환에 박미선, 이하늘, 김성주를 버무리며 MC들의 두서없는 토크를 프로그램 전면에 내세웠다. 출연자들이 선정한 주제들은 예능 프로그램으로서는 다소 생소하다 싶은 정치, 교육, 사회, 문화를 아우르는 시사 문제였지만, 이는 오히려 비전문가들이 펼치는 이야기에 색다른 생동감을 부여하는 주된 요소로 작용한다. 어느새 별다를 것 없는 ‘생활인’이 된 MC들이 두서없는 의견을 내세우며 수다에 집중하는 사이 한 주간 한반도를 어지럽힌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곱씹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난상토론의 성취는 괄목할 만하다. 우선 고작 재치 있는 입담에 기반을 두고 있었던 연예인 7명은 회를 거듭할수록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가 제기하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맞닥뜨리며 자신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최근의 방송 트렌드 그 이상으로 나아간다. 욕설은 잠시 접어 두고 독설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구라는 단순히 남을 괴롭히는 악동 역할에 그치지 않고 솔직함을 전면에 내세우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에 진심으로 짜증을 부리고 자신이 ‘마초’임을 순순히 인정하면서 자칫 위선과 겉핥기에 그칠 수도 있을 토크‘쇼’에 진짜배기 리얼리티를 심는다. 윤종신 역시 트레이드마크인 ‘깐족 캐릭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아이를 염두에 둔 소수자 배려 문제 등에 자신의 윤리관이나 직업관을 직접 가미하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태클’의 주재료로 삼는다. 또한 ‘형’ ‘누나’ 등의 호칭이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그 어느 토크쇼보다 거하게 차려진 다과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이들 개개인의 사적 관계나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 역시 이들 토론의 중요한 코드를 이룬다. 그렇게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는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 이상의 친밀함과 익숙함을 무기로 한반도를 두고 펼치는 토론을 안방 가까이에 끌어다 놓는다.
한국사회 일상에 놓인 갖가지 문제들에 대해 논평의 주체를 자처했던 이들이 한 주간 한반도를 명랑하게 했던 사람들에게 상을 수여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명랑히어로 어워즈’ 코너를 통해 화목한 부부, 자애로운 부모님에게 상을 수여하고, 또 베이징올림픽 기간에는 선수들의 식단을 책임진 태릉선수촌 영양사를 찾는 등 사회라는 거대한 테두리 안에 존재하는 ‘평범함’에 커다란 가치를 부여한다. 일상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질 것 없는 수다를 떨다 ‘찾아가는 배달형 시상식’에 이르러 생활인 스스로를 치하하기까지 <명랑히어로>는 줄곧 산업사회와 경쟁사회에 밀려 잊혀진 ‘명랑사회’를 향한 명백한 의지를 지키며 색다른 노선을 유지하려 했다.
스스로 뒤집어엎은 평범의 가치텅 빈 객석을 배경 삼아 마치 객석이 주체가 되길 원하는 듯한 모습의 스튜디오에 입성한 후부터는 <명랑히어로>에도 자그마한 변화들이 나타난다. 8회(2008년 5월 17일)부터는 가수 김장훈을 시작으로 매회 게스트가 토론에 참가해 외적으로는 홍보효과를, 내적으로는 색다른 변화를 기대케 했다. 또 10회(2008년 5월 31일)부터는 토요일 낮 시간대를 벗어나 같은 요일 밤 10시 35분으로 옮겨 프로그램 컨셉에 걸맞은, 그래서 진행자들로 하여금 자체검열 수위를 상향 조정할 수 있는 시간대를 확보한다. 그리고 급기야 23회(2008년 9월 13일)부터는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라는 메인 코너를 버리고 ‘두 번 살다’라는 코너를 기획하며 프로그램을 완전히 새로 구축한다.
‘두 번 살다’는 연예인들의 ‘생전(生前) 장례식’이라는 조금은 극단적인 상황 설정으로 우선 눈길을 끌었다. 일상의 진짜 장례식에서 펼쳐질 법한 이야기를 기대케 한 ‘두 번 살다’는 메인 MC로 슬며시 끼어든 이경규를 생전 장례식의 주인공으로 세운 것을 필두로 <명랑히어로> 기존 진행자를 포함한 여러 연예인들의 생전 장례식을 계속 기획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돌이켜 본다는 기획 취지와는 달리 프로그램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치닫는다. 처음부터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와는 전혀 다른 방향을 택한 ‘두 번 살다’는 애초에 구상했던 실제 장례식 분위기에 안착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시행착오마저 겪어야 했다. 일례로 장례식이라는 상황이 가상임을 알지만 이에 응하는 게스트들의 태도에는 꽤나 큰 격차가 있었던 것. 장례식에 참가한 그들은 죽음을 실제인 양 받아들여 ‘연기’하고 애달파하는가 하면 또 ‘천상의 방’이라 명명된 곳에 당사자가 격리되어 있다는 사실 때문에 폭로와 뒷담화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물론 이런 다양한 문상객들 때문에 한 사람의 죽음을 가정함으로써 건져 낼 수 있는 다채로운 시각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TV출연이 뜸했던 사람들을 스튜디오로 초빙하면서 마치 그동안 자주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재회하는 장례식 특유의 장면을 연출할 수도 있었다. 또 게스트가 녹화 내내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케줄에 따라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터놓은 결과 장례식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실제화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두 번 살다’는 평범의 가치를 새삼 뒤돌아보며 스스로도 생활인을 자처했던 처음의 특별한 포지션에서 벗어나 오히려 연예인들의 ‘특별한’ 삶에만 집중할 뿐이다. 물론 그들의 특별한 삶 속에 감춰진 평범함을 찾아내는 것도 또 다른 의미와 재미를 아우를 수 있겠지만, 이 방법으로는 여의치 않았다. 따라서 ‘두 번 살다’는 난장과 수다 속에서 새로운 재미를 솎아 내던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와는 달리 그저 난장의 재미에만 줄곧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인생 중간평가’라는 거창한 명분과는 달리, 또 <명랑히어로>라는 제목과도 전혀 무관하게 ‘두 번 살다’는 그저 그 모든 걸 감내하고 천상의 방에 입장한 게스트들의 가상한 용기를 값싸게 소진하며 그들을 유희의 대상으로 삼을 뿐이다. 각기 다른 위치에서 각자 다른 의미와 재미를 발산하던 MC들 역시 여느 예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재치와 기지, 여기에 더해 폭로에 열을 올리는 평범한 단계에 머문 것, 그리고 프로그램 제목과 같은 ‘명랑히어로’의 자취 역시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게 된 것은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연예인에 안착한 히어로?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해 오던 <명랑히어로>는 32회부터 ‘명랑독서토론회’를 서브 코너로 배치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장례식과 죽음이 연상시키는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또 한 차례 대대적인 코너 변신을 감행한다. ‘두 번 살다’의 장례식장 세트를 벗어나 ‘격리’라는 설정을 차치시킨 새 코너 ‘명랑한 회고전’은 연예인의 삶을 평가한다는 같은 방식을 뼈대 삼고 있지만 피드백이 존재하지 않던 애초의 형식에서 벗어남으로써 자연히 폭로의 수위도 낮아지고 좀 더 긍정적인 분위기로 선회한다.
진행자인 김국진을 대상으로 처음 문을 연 ‘명랑한 회고전’은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처럼 우선 표면적으로는 그들의 기구한 삶의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러나 당사자에게 변명과 토로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살다’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최측근들이 그를 평가하고 진단하고 대변하고 변명하는 형식을 가미함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추출해 낸다. 실제로 ‘한반도 지금 행복한가?’에서 보여 줬던 것처럼 경어가 아닌 실제 호칭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자연스러운 분위기는 오직 폭로에 이목을 집중시키며 역효과를 자초했던 것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히 ‘인생 중간평가’라는 명목에 다가설 수 있게 이끈다.
책과 영화를 다루다 점점 다양한 자유 주제로 확장하며 토론을 벌이는 ‘명랑 토론회’는 매회 게스트를 초빙하는 방식으로 원점 회귀를 노리는 중이다. 비록 한반도에서 시작해 지금은 연예인에 의존한 보통의 예능 프로그램에 그치고 말았지만 회귀와 변화를 모색하며 새로운 변신을 꿈꾸는 <명랑히어로>의 가능성만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어느 순간 원점 회귀 본능과 또 다른 아이디어가 맞물려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할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트렌드를 읽고 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던 <명랑히어로>의 변신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 히어로의 변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강상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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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포맷이 변하게 된 이유는 현정부의 압력이라는 말도 있었죠.
2009/02/27 23:42사실여부는 알수가 없습니다만. 늘 생각하는거지만 한회한회 포맷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죠. 보통 초기에 변화를 좀 주지만 명랑히어로는 아예 확 갈아엎은것도
두번이나 되죠. 전주와 이번주 그 다음주 포맷이 조금씩 달라지는 느낌을 주는것은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명랑히어로만의 강한 장점입니다. 늘 새롭고 신선하다. 라는
느낌이잖아요. 벌써 36회인겁니까. 늘상 아슬아슬한 것도 매주 달라지는 포맷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초반에 변화를 주는게 다른 프로에서는 완전히 정착할때까지 보기 망설여
지는 이유 중에 하나인데. 말이죠.
용두사미
2009/02/28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