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의 저작권은 (주)iMBC에 있습니다. 원문을 보시려면 반드시 TVian.com 사이트를 이용해 주십시오. 원문보기 클릭
지난 2월 25일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5의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으레 있어야 할 분주함 대신 외려 약간의 초조함이 감돌았다. 왕십리 CGV에서 오후 2시 시작 예정이었던 행사는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몇 차례 유예되기 시작했다. 물론 예정 시각을 넘겨 행사를 시작하는 것이 어느새 관행이 되어버린 최근의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부러 지연시킨 것은 아니다. 주최 측은 원래 광화문 한 레스토랑에서 조촐히 진행할 예정이었던 애초 계획을 급히 변경한 탓에, 혹은 너무 외진 곳에 자리 잡은 행사장 위치 때문에 취재진이 늦는 것 같다며 먼저 온 참가자들의 양해를 구하며 동시에 스스로를 위무했다. 하지만 그래도 바로 전날 같은 장소 같은 시각에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영화 <왓치맨>의 언론시사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갑자기 뒤바꿀 순 없었다. 결국 <막돼먹은 영애씨>의 제작발표회는 빈자리가 더 많은 가운데 막을 올렸다.
이어서 보기
한국 드라마 사상 시즌5라는 나름의 위업을 이루며 다시금 새 시즌을 진행 중인 <막돼먹은 영애씨>는 우선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개하고 출연진 11명의 인사와 함께 공동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11명의 출연진을 상대로 언론은 침묵으로 일관했고 가까스로 터져 나온 질문 또한 공허하기 그지없었다. 자리를 옮겨 주연 이영애 역의 김현숙과 연출을 맡은 박준화, 최규식 PD와 임수미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만이 HD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등장할 <막돼먹은 영애씨>의 윤곽을 다잡고 의의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3월 2일에는 또 하나의 드라마가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그러나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SBS 대하사극 <자명고>의 제작발표회는 장소나 취재진의 규모 면에서 <막돼먹은 영애씨>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장사진을 이룬 각 언론사의 취재기자들은 행사 시작 훨씬 전부터 도착해 촬영하기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펼쳤다. 또 정신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부응하고자 출연진들은 <자명고>의 출연의상을 입고 차례로 등장해 패션쇼를 벌였다. 이내 이곳 현장 사진은 거의 실시간이나 다름없는 속도로 송고되기 시작했고 각 포털사이트는 <자명고>의 주연 정려원과 박민영의 한복 입은 자태를 또 다시 경쟁하듯 노출했다.
최근 드라마들이 방영 전 제작발표회를 정해진 수순처럼 밟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영화가 ‘제작하기로 했음’을 발표하는 것이 아닌 ‘제작되었음’을 발표하는 제작발표회를 가진 후 곧바로 완성된 작품을 세간에 공개하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주목받으려 하는 것과 거의 매한가지다. 그러나 일주일 사이 연이어 공개된 두 드라마의 제작발표회 현장은 이렇듯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을 경험하는 양 굉장히 다른 모습이었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조촐한(?) 제작발표회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자명고> 제작발표회가 알찼다는 건 더더욱 아니다. <자명고>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언론과 시청자들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에는 분명 성공했다. 하지만 행사 내내 ‘새로운 사극’ ‘전혀 다른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며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한 데에 비해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그다지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밋밋했고 그저 최근 사극들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에 불과해 보였다. 최초 방영분을 보지 않은 상태로 하는 섣부른 짐작일지 모르겠지만, KBS <바람의 나라>가 종영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금 고구려를 다루고 또 대무신왕 무휼을 다루며 인기의 연장선에 쉽게 안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그래도 <자명고>는 승자국인 고구려가 아닌 낙랑국의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적국이 침략해 오면 스스로 북을 울렸다는 자명고를 신물이 아닌 사람으로 해석해 그 취지를 트로이전쟁에 등장하는 예언자 카산드라에 대입시켜도 그 진부함은 쉽게 상쇄되기 힘들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예견된 비극을 토대 삼아 호쾌한 무술, 화려한 의상, 그리고 팩션 드라마를 펼쳐놓은 이 낯익은 품새만으로는 좀처럼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독특한 구석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달라야만 한다. 완전히 새로운 판 위에 새로이 쌓아올린 무언가이길 간절히 설파하는 것이 이 자리의 목적이니까 말이다. 경기 침체가 곧 제작비 절감으로 이어져 제작 현장에도 무시무시한 긴축이 이어져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어마어마한 제작발표회는 필요불가결하다. 이보다 더 대단한 홍보효과를 누릴 순 없으니. <막돼먹은 영애씨>의 출연진들이 제작발표회를 통해 각자 대단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드라마의 업적을 치하하고 그 의의와 독특한 위치를 인정받는 가운데에도 여전히 “케이블 드라마계의 <전원일기>를 꿈꾼다”는 이들의 발언은 우스개로 묻혀야 하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어느 드라마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시청률을 가리켜 “목동이나 강남 사는 아줌마들 대상으로 조사한 의미 없는 자료”라고 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발언은 외주제작사와 방송가에서 자조적으로 통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천편일률적으로 제작되는 한국 드라마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은 다른 듯 같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 드라마 제작의 현실이다.
케이블TV 드라마는 여전히 1~2%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언론의 무관심과 이어지는 자본의 외면 하에 출발점부터 뒷전에 둬야 한다. 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지상파 드라마는 비슷한 듯 같은 굴레 속에서 다름과 새로움을 주창하며 ‘대박’을 꿈꾼다. 누구나 아는 진실이지만 방송은, 그리고 드라마는 철저히 자본에 예속되어 있다. 시작점이 다르고 또 그래서 결승점이 다른 것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그야말로 황금만능시대다. 이런 말조차 진부하고 부질없을 만큼 말이다. 강상준 기자(FILMON)
3월 2일에는 또 하나의 드라마가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그러나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SBS 대하사극 <자명고>의 제작발표회는 장소나 취재진의 규모 면에서 <막돼먹은 영애씨>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장사진을 이룬 각 언론사의 취재기자들은 행사 시작 훨씬 전부터 도착해 촬영하기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펼쳤다. 또 정신없이 터지는 플래시 세례에 부응하고자 출연진들은 <자명고>의 출연의상을 입고 차례로 등장해 패션쇼를 벌였다. 이내 이곳 현장 사진은 거의 실시간이나 다름없는 속도로 송고되기 시작했고 각 포털사이트는 <자명고>의 주연 정려원과 박민영의 한복 입은 자태를 또 다시 경쟁하듯 노출했다.
최근 드라마들이 방영 전 제작발표회를 정해진 수순처럼 밟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영화가 ‘제작하기로 했음’을 발표하는 것이 아닌 ‘제작되었음’을 발표하는 제작발표회를 가진 후 곧바로 완성된 작품을 세간에 공개하는 언론시사회를 통해 주목받으려 하는 것과 거의 매한가지다. 그러나 일주일 사이 연이어 공개된 두 드라마의 제작발표회 현장은 이렇듯 마치 ‘비교체험 극과 극’을 경험하는 양 굉장히 다른 모습이었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조촐한(?) 제작발표회를 탓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자명고> 제작발표회가 알찼다는 건 더더욱 아니다. <자명고>는 제작발표회를 통해 언론과 시청자들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에는 분명 성공했다. 하지만 행사 내내 ‘새로운 사극’ ‘전혀 다른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며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된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한 데에 비해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그다지 특별한 점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밋밋했고 그저 최근 사극들과 그 궤를 같이 하는 것에 불과해 보였다. 최초 방영분을 보지 않은 상태로 하는 섣부른 짐작일지 모르겠지만, KBS <바람의 나라>가 종영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금 고구려를 다루고 또 대무신왕 무휼을 다루며 인기의 연장선에 쉽게 안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그래도 <자명고>는 승자국인 고구려가 아닌 낙랑국의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적국이 침략해 오면 스스로 북을 울렸다는 자명고를 신물이 아닌 사람으로 해석해 그 취지를 트로이전쟁에 등장하는 예언자 카산드라에 대입시켜도 그 진부함은 쉽게 상쇄되기 힘들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예견된 비극을 토대 삼아 호쾌한 무술, 화려한 의상, 그리고 팩션 드라마를 펼쳐놓은 이 낯익은 품새만으로는 좀처럼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길 만한 독특한 구석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도 어쨌든 달라야만 한다. 완전히 새로운 판 위에 새로이 쌓아올린 무언가이길 간절히 설파하는 것이 이 자리의 목적이니까 말이다. 경기 침체가 곧 제작비 절감으로 이어져 제작 현장에도 무시무시한 긴축이 이어져야 할 것 같지만, 그래도 이런 어마어마한 제작발표회는 필요불가결하다. 이보다 더 대단한 홍보효과를 누릴 순 없으니. <막돼먹은 영애씨>의 출연진들이 제작발표회를 통해 각자 대단한 자부심을 드러내고 드라마의 업적을 치하하고 그 의의와 독특한 위치를 인정받는 가운데에도 여전히 “케이블 드라마계의 <전원일기>를 꿈꾼다”는 이들의 발언은 우스개로 묻혀야 하는 게 오늘날의 현실이다. 어느 드라마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시청률을 가리켜 “목동이나 강남 사는 아줌마들 대상으로 조사한 의미 없는 자료”라고 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발언은 외주제작사와 방송가에서 자조적으로 통용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천편일률적으로 제작되는 한국 드라마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은 다른 듯 같은 드라마를 제작할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 드라마 제작의 현실이다.
케이블TV 드라마는 여전히 1~2%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언론의 무관심과 이어지는 자본의 외면 하에 출발점부터 뒷전에 둬야 한다. 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지상파 드라마는 비슷한 듯 같은 굴레 속에서 다름과 새로움을 주창하며 ‘대박’을 꿈꾼다. 누구나 아는 진실이지만 방송은, 그리고 드라마는 철저히 자본에 예속되어 있다. 시작점이 다르고 또 그래서 결승점이 다른 것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그야말로 황금만능시대다. 이런 말조차 진부하고 부질없을 만큼 말이다. 강상준 기자(FILMON)
연관기사
드라마 제작발표회, 무엇을 알리고 싶은 겁니까?
소셜웹 반응글
접기▲
소셜웹 더보기▼
'FOCUS 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그림자살인> 언론시사회 - 속편을 준비 중입니다? (1) | 2009/03/24 |
|---|---|
| <실종> 언론시사회 - 사실주의라는 함정 (0) | 2009/03/14 |
| 자명고에는 있지만 영애씨에겐 없는 것 - 제작발표회를 통해 본 드라마 현실 (5) | 2009/03/04 |
| <스타 트렉: 더 비기닝> 내한 로드쇼 (0) | 2009/02/25 |
| <드래곤볼 에볼루션> 한국 오다 (2) | 2009/02/20 |
| <오이시맨> 언론시사 - 이케와키 치즈루, 이민기, 정유미 (0) | 2009/02/12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영애씨 시즌5 : 기다렸던만큼 즐겨볼것 같네요
2009/03/04 16:01자명고는 글쎄.......
영애씨 5기 드디어 하네요.
2009/03/04 16:34제 생각에도 자명고는 1~2회를 사람들이 대부분 안볼 가능성이 높아서
특별한게 없다면 찾아서 볼 정도는 아닌거 같습니다.
영애씨 좋아합니다!^^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2009/03/04 16:40시청률로만 방송매체의 인기도를 측정하는 법 말고, 뭔가 공정한 방송매체의 인기도를 알아볼수 있는 그런 방법 없을까요? 그런 방법이 있어야 현재 한국의 꼬여버린 제작환경이 좀더 합리적으로 바뀔수 있을텐데... 그런방법좀 알아봐야 하는게 한국 방송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것이 아닐까 싶은데요... 쩝.
2009/03/04 17:01우리 언니는 영애씨 시즌5 3월 6일 첫방한다는 얘기 듣고 삶의 활력소가 생겼다는 소리까지 했는데...ㅋ 어쨌든 엄청 기대합니다!! 영애씨 화이팅!!!!
2009/03/05 0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