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의 저작권은 (주)iMBC에 있습니다. 원문을 보시려면 반드시 TVian.com 사이트를 이용해 주십시오. 원문보기 클릭
지금 해외 영화계에서 가장 빛나는 별을 하나 꼽자면 단연 케이트 윈슬렛이다. 올해 초 골든글로브에서 <레볼루셔너리 로드>(이하 <레볼루셔너리>)로 여우주연상을,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이하 <더 리더>)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아카데미에선 <더 리더>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챙긴 케이트 윈슬렛. 한꺼번에 두 편의 영화가 노미네이트된 것도 모자라 주조연상을 골고루 석권한 것이다. 그야말로 상복이 터졌다. <레볼루셔너리>와 <더 리더>로 윈슬렛이 가져간 상은 비단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뿐만이 아니다. 영국아카데미, 시카고비평가협회, 배우조합어워드 등 일일이 꼽기가 힘들 정도다. 게다가 <레볼루셔너리>와 <더 리더>는 작품성까지 인정받으며 걸작의 반열에 올랐다. 배우로 살면서 이만큼 벅찬 영광을 누리기란 쉽지 않다.
이어서 보기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손에 든 윈슬렛은 가족부터 동료까지 고마운 이들을 차례차례 언급하면서 피터 잭슨 감독에게까지 감사의 인사를 보냈다. 1975년 영국에서 태어나 텔레비전 드라마의 아역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윈슬렛은 1994년 피터 잭슨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로 영화 데뷔전을 치렀다. 그것은 꽤 독했다. 1950년대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실화를 옮긴 <천상의 피조물>에서 윈슬렛은 친구와 우정 이상의 감정을 나누게 되면서 망상에 사로잡혀 결국 엄마를 끔찍하게 살해하는 소녀 줄리엣이 되어 소름끼칠 정도의 열연을 펼쳤다. 붉은 입술과 탐스러운 금발을 지닌 열아홉 살의 배우는 순수와 광기를 넘나들며 단번에 무서운 신인으로 떠올랐다. 그뒤로 윈슬렛의 영화인생은 거침없이 펼쳐졌다. 이듬해부터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영화화한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5), 토마스 하디의 소설을 옮긴 <쥬드>(1996),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1996) 등 무게감 있는 대작들에 출연하며 영화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리고 1997년, <타이타닉>이라는 초호화 여객선이 윈슬렛을 태워 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흥행작을 논할 때 여전히 회자되는 불멸의 히트작 <타이타닉>으로 ‘영국 배우’ 케이트 윈슬렛은 일약 세계적인 배우로 떠오르기에 이른다. 당시 최고의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세기의 커플을 연기하며 윈슬렛은 덩달아 사랑스러운 여배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젊은 여배우가 그렇듯 케이트 윈슬렛도 파파라치를 몰고 다니는 셀러브리티이자 여성지가 주목하는 패셔니스타로 더욱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스타’이기보다는 ‘배우’이길 원했다. 비정상적으로 마른 몸매가 미덕처럼 되어버린 할리우드를 비웃으며 윈슬렛은 보란 듯이 풍만한 몸매를 드러내고 다녔으며, 다이어트보다 연기 내공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
나이보다 성숙해 보이는 외모의 윈슬렛은 시대극 위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시대극, 실화, 문학은 케이트 윈슬렛 출연작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데뷔작 <천상의 피조물>부터 <센스 앤 센서빌리티> <쥬드> <햄릿> <타이타닉> <퀼스>(2000), <아이리스>(2001), <네버랜드를 찾아서>(2004), 그리고 최근작 <레볼루셔너리>와 <더 리더>까지. 윈슬렛은 흘러간 시간 속에서 유명한 문학 작품의 캐릭터나 실존했던 인물이 되어 그 시대의 공기를 내뿜으며 스크린을 누볐다. 이렇게 ‘시대극, 실화, 문학 전문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윈슬렛에게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 선샤인>(2004)은 꽤 이색적인 전환점이 됐다. 그동안의 단아하고 고전적인 이미지를 단칼에 베어내듯 끔찍한 빨강, 파랑 머리로 파격 변신해 발칙하게 다가온 윈슬렛은 주인공 조엘(짐 캐리)의 머릿 속을 장악하듯 관객을 사로잡았다. 더 이상 답답한 코르셋과 치렁치렁한 드레스에 갇힌 배우만은 아니었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환상적인 현대극으로 이미지 변신을 했을지언정, 저변에 깔린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는 윈슬렛이 기존에 보여주었던 정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전까지 수많은 시대극에서 금지된 사랑, 비극적인 로맨스의 주인공이었던 윈슬렛은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로 또 한번 변신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재간둥이 잭 블랙과 호흡을 맞춘 <로맨틱 홀리데이>(2006)는 케이트 윈슬렛의 대표작으로 꼽기엔 모자란 소품에 불과하지만, 브리짓 존스류의 외로운 영국 노처녀 역할도 꽤 잘해낸다는 것만은 확실히 증명했다.
강렬한 데뷔 이후 수많은 작품을 거치며 연기파 배우로 성장한 케이트 윈슬렛에게 2009년은 절대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것이다. 드라마가 강조된 영화들에서 몸 사리지 않는 연기로 복잡미묘한 여성의 심리를 탁월하게 표현해 온 윈슬렛은 <레볼루셔너리>와 <더 리더>를 통해 한층 성숙한 여인의 향기로 배우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둘 다 문학이 원작인 시대극이며, 비극적인 로맨스를 다뤘다는 점에서 마치 케이트 윈슬렛을 위한 영화처럼 여겨지는데, 이에 윈슬렛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명연으로 답했다.
<타이타닉>의 연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재회하고 남편 샘 멘데스 감독과 함께한 <레볼루셔너리>에서 윈슬렛은 원치 않은 삶을 견디다 못해 파멸하는 주부 에이프릴이 되어 잔인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뉴욕 교외의 그림 같은 집에 사는 선남선녀 부부’라는 외부인의 시선이 목을 조이고, 결혼과 육아로 배우의 꿈을 저버려야 했던 에이프릴은 반복되는 일상을 탈출하려는 계획이 무산되자 치명적인 일을 저지르게 된다. <레볼루셔너리>가 담아낸 1950년대의 시대상과 결혼에 대한 신랄한 자화상은 <아메리칸 뷰티>(1999)로 아름다운 겉모습 이면에 도사린 미국 중산층의 허상을 예리하게 포착해 찬사를 받은 샘 멘데스의 놀라운 연출과 케이트 윈슬렛의 압도적인 연기로 완성됐다.
<레볼루셔너리>와 동시에 선보인 <더 리더>로 케이트 윈슬렛은 골든글로브에선 조연상을, 아카데미에선 주연상을 탔을 뿐만 아니라 각종 영화제에서 주연상과 조연상을 골고루 나눠 가졌다. 주연상이 아니라면 조연상이라도 선사해야 했을 정도로 <더 리더>에서 윈슬렛의 연기는 찬란했다. 그녀는 눈꺼풀의 떨림, 입술의 움직임, 숨소리, 손동작과 걸음걸이, 심지어 뒷모습까지 온몸 구석구석을 사용하고 신경세포 하나까지 동원해 수만 가지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낼 줄 아는 배우다.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독일인 한나로 분한 윈슬렛은 십대 소년을 사로잡은 섹시함에서부터 늙은 죄수의 모습까지 전라의 노출과 추레한 주름 분장에 아낌없이 몸을 맡기며 40여 년 세월 동안 펼쳐진 한 여성의 비밀스러운 일생에 놀라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샴푸통 트로피’를 들고 수상소감을 연습했던 소녀는 이렇게 30여 년간 차곡차곡 영화배우의 길을 밟아왔다. 그리고 그 길은 앞으로 30년 넘게 더 이어질 것이다. ‘천생 배우’ 케이트 윈슬렛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것은 그래서 참 보람 있는 일이다. 정미래 기자(FILMON)
소셜웹 반응글
'PEOPLE 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필름 온 클린트 이스트우드 (3) | 2009/03/22 |
|---|---|
| 그 남자 훈훈하다, 제프리 딘 모건 (1) | 2009/03/12 |
| 불멸의 배우로 가는 길, 케이트 윈슬렛 (9) | 2009/03/05 |
| 이웃집 로맨티스트, 제니퍼 애니스톤 (2) | 2009/02/18 |
| 진정한 아름다움을 이루다, 브래드 피트 (2) | 2009/02/16 |
| [보너스 인터뷰]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 - “고맙습니다. 참말로 고맙습니다.” (0) | 2009/02/10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 자신이 여자라 그런지 특이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실상 특정 여배우들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그 중에 역시 케이트 윈슬렛이 당연히 들어갑니다.
2009/03/05 13:03케이트 윈슬렛의 대표작이라 일컬어도 과언이 아닌 타이타닉을 보고 주인공 여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지지 않았다면 그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은 것이겠죠. 다른 많은 영화들에서 그녀의 변신과 그녀의 연기력에 다시한번 감탄을 금하지 못하면서도 저는 흥행은 비록 다른 영화들에 비해 부진했으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의 the holiday라는 영화에서 그녀의 사랑스러움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흥행을 하지 못했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아직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는 팬 중에 한명입니다. 블랙과 함께 사랑스럽고 코믹스러운 연기를 펼친 그녀를 보고 아직도 머릿속에 다른 무엇보다 여운이 길게 남네요. 아직 보지 않으신 분들이 있다면 따뜻하게 영화 한 편 보실 수 있는 기회다 생각하시고 그녀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정말 권합니다.
지나가다 제가 좋아하는 사랑하는 그녀 케이트 윈슬렛의 얘기가 있길래 들려보았고, 짧게나마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예쁘게 잘 써주신 점 감사드립니다^^항상 행복하세요.
나이 어릴 때는, 타이타닉에 나온 케이트윈슬렛의 모습이 다소 덩치있고,
2009/03/05 14:21예쁘지 않다 생각해서 그냥 색안경끼고 좋아하질 않았어요~
그런데 나이들면서 이터널 선샤인, 로맨스&시거렛,데이비드게일,로맨틱 홀리데이
결정적으로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까지, 제가 좋아한 영화엔 다 나왔고
또 보니 열정적인 모습과 우아한 자태가 정말 멋진 배우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케이트 윈슬렛을 향한 무한애정중이랍니다.
잘은 모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이 큰 것 같아서 멋지답니다, 잘 보고 갑니다^^
<헤븐리 크리처스> 때부터 너무나 좋아한 배우. 잘 읽고 갑니다.
2009/03/05 14:45데이비드 게일 언급이 없네. 그 영화로 그녀를 다시 봤다.
2009/03/05 16:53케이트 윈슬렛이 출연한 영화는 꼭 관심 가게 만드는, 그래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있는 배우죠^^
2009/03/05 18:01수상 소감도 참 열정적으로 말하는, 그녀의 다음 작품을 저도 기다려요ㅎㅎ
글 잘 봤어요~~~
마치 외모까지 갖춘 메릴 스트립을 보는듯~~
2009/03/05 23:35어떤역을 하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센스빌리티 할때부터 팬이였는데... 드류 베리모어 와 함께 좋아하는 헐리웃 여배우중 한명. 축하해요~
2009/03/05 23:46멋진글. 정말 더 리더에서의 연기는 가히 환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완벽함이었죠.
2009/03/06 08:01그전엔 별로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었지만, 진짜 레볼루셔너리 로드, 더 리더 보고 팬이 되고야 말았음
이터널 선샤인에서도 참 독특한 헤어스타일이 눈에 띄었었죠
'로맨틱 홀리데이'에서 잭 블랙과의 연기 참 좋았는데 이 영화 좋았음
2009/03/06 08:10'데이비드 게일'에선 정말 억척스러울 정도로 자기주장이 강한 기자였고.. 상당히 임팩트가 강했던 영화
'이터널 선샤인' 짐 케리와의 애정연기 멋진 겨울배경이 참 볼만했죠 신비스러운 영화
'타이타닉'은 말할 것도 없는 최고였고....
'레볼루셔너리 로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부부연기 극중 윈슬렛의 선택이 충격이었던.. 두 배우의 연기가 빛나던 영화
'더 리더' 에선 정말 보면서 왜 내 가슴이 쿵쾅뛰던지..정말 섬세하고 멋진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