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3월 25일, 동대문구 홍릉길에 위치한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강한섭, 이하 영진위)를 찾았다. 강한섭 위원장과 김병재 사무국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영진위 노조의 한인철 지부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영진위 노조는 5월 재계약 대상인 계약직 5명을 일괄 해고하려는 사측의 방침에 반발해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꽃샘추위 때문일까. 취재차 수도 없이 다녀본 영진위 건물이었지만 이렇게 추운 적은 없었다. 영진위 입구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고, 천막을 날려버릴 듯한 센 바람은 이번 영진위의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그들은 왜 천막을 쳤으며,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 것일까. 안효원 기자(FILMON)

영진위 노조의 한인철 지부장.


열리지도 않은 인사위원회, 계약직 5명 해고 방침

춘분도 지나고 봄기운이 느껴져야 하는데, 영진위는 전혀 봄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월요일(23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19일 재계약과 관련한 인사위원회가 열렸다. 일반적으로 직원 평가 점수가 높으면 재계약을 하는 것이 관례다. 그래야 계약직으로 들어오는 직원들도 기대치가 생기지 않겠는가. 그런데 인사위원장인 김병재 사무국장은 개회를 시작하자마자 바로 대상자 5명의 해고를 제안, 건의했다. 평가 점수를 갖고 논의하기는커녕 기본 신상명세조차 확인하지 않고 해고를 전제로 회의를 시작했다.

인사위원회가 파행으로 열렸다는 말인가.
이게 처음이 아니다. 작년 11월 인사위원회 때도 대상자가 8명이었는데, 시작하자마자 4명은 재계약하고, 4명은 내보내자고 했다. 당시에도 실랑이가 있었는데, 사무국장이 ‘내가 잘 몰라서 그랬다’며 두루뭉수리 끝을 냈다. 이번 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들이 있던 팀은 성과평가에서 2007년에 2등, 2008년에 1등을 했던 팀이다. 모두 근무 성적이 A 이상으로 좋고, 그 중 한 명은 우수 직원으로 표창을 받았다. 이런 직원들을 해고한 사례가 없었는데 논의도 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해고를 하려고 한다. 노조가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영진위는 이미 해고 결정을 내리고 인사위원회를 연 건가.
먼저 사측 임원들을 중심으로 대책회의가 열렸고, 해고 입장을 정리하고 들어왔다. 이건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내용이다. 이게 논란이 되고, 영진위 노조가 보도 자료를 뿌리고 여러 관계자들에게 호소하니까 사측에서 기자간담회를 열더라. 어제(24일) 11시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집회를 했는데, 12시쯤 종각역 근처에서 사측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어제 간담회에서 노조가 폭력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무슨 근거로 노조가 폭력적이라는 주장을 한 건가.
인사위원회가 열리던 날 너무 화나서 마이크로 바닥에 던지고, 책상을 몇 번 쳤다. 그쪽에 먼지 하나 묻은 사람 없다. 그게 폭력이라면 정당한 이유 없이 5명의 생존권을 끊는 건 아무 문제 안 되는 건가. 그거에 분노해서 항의하는 사람에게 살의를 느꼈다고 사무국장이 떠들고 다니는데, 누가 살의를 느껴야 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평가 기준을 통해 재평가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새로운 기준을 언급하려면 해고 통보 이전에 해야 했다. 그런데 4월 23일 계약 만료인 3명의 직원에게 이미 해고 예지 통보를 했다. 뭐 좋은 취지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든다면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그 기준에 맞춰 추후 계약하는 직원들부터 시작하는 게 옳은 거 아닌가. 기존의 평가 기준이 있고, 그 기준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직원을 재평가하겠다는 건 설득력 있는 논리가 아니다. 또 지금 사측은 해고를 한 게 아니라 채용 과정에서 재채용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채용 공고를 보고 온 사람들은 들러리가 되란 말이냐. 사측의 이번 결정은 자기 인맥을 채용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영화 정책을 만드는데 왜 편 가르기가 필요한가

강한섭 위원장과 김병재 사무국장의 사퇴 요구는 기존에 김혜준 사무국장 사퇴 요구와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날이 무척이나 예리하다.
사무국장은 법으로 보호되는 자리이다. 책임 있는 발언과 조직원에 대한 보호, 기관에 대한 전체적인 입장이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영진위 지방 이전과 관련해 김혜준 사무국장에 기술부는 내려갈 필요가 없다며, 존립 자체를 부정했다. 그건 영진위의 공식 입장도 아니고, 안정숙 위원장도 몰랐다. 그래서 사무국장의 자질에 대한 원칙적인 문제를 제기했던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어떻게.
강한섭 위원장은 지금 노조가 ‘김혜준파’의 사주를 받고 있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 김혜준파란 말에 동의 할 수 없지만, 새로 들어 와 당신이 일하고 싶은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하는 건 인정할 수 있다. 그래서 노조원들의 반발이 많았음에도 불과하고 팀장 교체를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원들한테까지도 ‘같이 못하겠다’ 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 자기 사람 심으려고 계속 핑계거리를 찾고 있는 거다. 이는 단순히 매년 반복되는 재계약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제기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사태가 꽤나 심각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떤 일이 계속적으로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작년 5월 27일 강한섭 위원장 오면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매일 문제제기는 하는데 내놓는 대안은 없다.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부각시키고자 3기 위원회를 비난하는 아주 졸렬한 방법을 쓰고 있다. 10년 동안 준비해서 왔다고 하는데 그 내용도 없다.

얼마 전에 발표된 ‘2009년 영화진흥사업’ 봐도 기존의 정책과 별 차이를 못 느꼈다. 
차이가 없다. 본인이 기존의 사업에 동의를 못할 수 있다. 3기 방식이나 사업 방법에는 동의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대안을 가지고 ‘나는 이렇게 하겠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 아무것도 없다. 계속 사람 편 가르기만 하고. 그런 졸렬한 방법 쓰지 말고 당신의 정책 내용을 직원들에게 동의시키고 안고 갈 생각을 해라고 요구를 꾸준히 해왔다. 하지만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것처럼 전에 하던 것과 다른 얘기 하고, 상황만 피하고자 한다. 3차 성명서 내고 4차 결의문 발표하면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거다. ‘지켜보겠다’, ‘경고한다’, ‘좌시하지 않겠다’란 말은 수도 없이 썼다. 이제 뭐 더 쓸 말이 없다.

성명서에도 ‘강한섭 이너서클’이란 말이 나오는데, 그게 지난 1년 동안 실체적으로 보인 건가.
이른바 ‘강한섭 이너서클’이란 표현은 원래 있는 말이기도 하지만, ‘영진위 내 이너서클’은 강한섭 위원장이 했던 말이다. ‘3기의 이너서클이 아직도 내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하면서. 취임 이후 자문회의나 FT팀 회의, 대책회의가 있었다. 그 때 왔던 분들이 개별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있지 않나. 예산, 편집 등. 그런데 회의의 내용과 성격과는 상관없이 거의 같은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온다.

그런 사람들은 한국영화계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이나 공정한 절차를 통해 들어왔나.
아니다. 절차가 있다면 문제될 게 뭐가 있는가. 강한섭 위원장이 ‘누가 뭐해라’ 하면 그대로 대책회의하고, TF팀을 꾸린다. 개인은 훌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객관적 기준이나 절차 없이 위원장의 친소관계에 따라 이뤄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진위 노조는 그동안 문제제기를 안한 건가.
노조에서 문제제기를 계속 했다. ‘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잡지 창간하려고 했던 걸 예로 들어보자. 영진위에서 잡지 창간을 두고 20여 차례 회의를 했다. 그런데 예산이 확보가 안 돼 제동이 걸려서 내년에 하겠다고 한다. 애초 예산도 없었는데 즉흥적으로 시작된 거다. 결국 아무런 결과가 없는 거 아닌가.

바람이 세게 불어, 인터뷰를 중단하고 천막을 더욱 튼튼하게 세웠다.


영진위, 영화계 소통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는 비단 영진위 내부 문제만은 아니다. 영진위의 문제는 한국영화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한섭 위원장과 독대를 하면서 많은 영화 단체와 만날 것을 요구한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등 영화 단체에서 의견이 나와 논의한 후에 안의 수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좋은 의견이면 듣고 아니면 왜 아닌지 얘기하는 게 예의이고, 그래야 소통이 되는 거다. 책상 앞에 앉아서 누구의 의견이 옳다 그르다 하는 건 아무 의미 없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관의 위상이 떨어진다고 누누이 얘기했다. 본인도 그렇다고 하면서도 달라지는 게 없다. 호소문이나 보도 자료에도 썼지만 위원들도 답답해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위원회 소식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니까.

보도자료를 보면 시네마테크 지원의 공모제 변경, 예술영화 마케팅 지원 취소 등도 강한섭 위원장의 ‘독단’으로 진행된 걸로 나온다.
위원들도 모르고 진행이 된 거다. 일방적으로 지시를 해서.

이번 해고 대상인 계약직 직원들 5명은 정책개발팀과 조사연구팀 연구원들이다. 정책 연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계약직 5명 전원은 영화진흥위원회 산하 영상산업정책연구소의 연구원들로 영화정책 개발과 연구조사, 제도 개선 등의 과제를 맡고 있는 인력들이다. 작년까지 팀장 2명을 제외하고 7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정규직이 들어가서 그나마 5대 5가 됐다. 그런데 5명을 다 치면 연구 연속성이고 뭐고 그동안 조사했던 건 다 중단된다.

새 인력을 구성해서 새 정책 방향을 수립하겠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다른 얘기지만 만약 훌륭한 사람 있어서 더 좋은 정책 생산된다면 그 사람들에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계약직 직원들을 근거 없이 내칠 수는 없다. 정책 방향은 기관장이나 연구소장이 하는 거지 그 방향을 직원들이 정하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일을 하는데 노하우를 갖고 있고, 좋은 평가를 받았던 직원이라는 거다.

그럼 그걸 3기 영진위나 직원들에 대한 불만으로 볼 수 있겠다.
강한섭 위원장은 자꾸 영진위 내 이너서클을 말한다.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그런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게 있다면 내가 직원들을 설득시키겠다. 또 당신은 위원장으로 한 기관의 리더다. 한국 영화산업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포용하고 다독이면 거기에 승복 안할 사람이 어디 있나. 영진위는 정당이 아니다. 정치하는 데가 아니라 일을 하는 곳이다. 동의를 구하고, 설득하면서 가는 거다. 일하는 사람들이 누구 말은 듣고, 누구 말은 안 듣는다는 게 웃기지 않나.

농성 시작 이후로 강한섭 위원장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나.
없다. 우리는 산별노조라 본부노조에서 내일 면담을 들어올 예정이다. 대화의 요구를 피하지 않을 거다. 하지만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건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예를 들어 4명을 채용하고, 1명은 정리하자는 등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습니다. 그 책임은 제가 다 지고 갈 겁니다."

요즘 한국영화계가 힘들다고 하는데, 참 답답한 일이다.
우리도 답답하다. 경제도 어렵고 영화계는 더욱 힘들다. 현장에 계시는 스탭들에게 영진위가 희망의 근거가 돼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자꾸 구설수에 오르기만 하니 많은 영화인들에게 송구스럽다. 이 문제가 정리가 돼서 영화인들이 원하는 영진위가 돼서 그들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간절한 소망이다.

이번 사건으로 4기 영진위의 방향이 크게 바뀔 거 같다.
노조가 근거 없이 막무가내로 우기는 게 아니다. 자기 멋대로 주변 사람들을 심어 자기 입지를 굳히려는 거에 동의할 수 없는 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전까지 한 치의 양보도 할 수 없다. 그 책임은 내가 다 지고 갈 거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film-on.kr/trackback/370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 Prev 1  ... 488 489 490 491 492 493 494 495 496  ... 740  Next ▶

카테고리

FILMON (740)
REVIEW ON (343)
FEATURE ON (121)
PEOPLE ON (86)
CULTURE ON (68)
ESSAY ON (59)
TALK ON (15)
FOCUS ON (39)
NOTICE ON (8)
CONTACT US (1)

영화웹진 FILMON

'미래'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미래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Copyrightⓒ FILM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