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느닷없이’ <남자 이야기> 촬영현장 공개가 이뤄졌다. 이런 식의 프레스 이벤트는 보통 며칠의 여유를 두고 공지되기 마련인데, 이번 건 겨우 이틀 전이었다. 드문 경우다. 부랴부랴 취재신청을 하고 워커힐 호텔로 달려간 후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4화까지 방영됐음에도 한 자릿수에 머문 ‘처절한’ 시청률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현장공개라는 명목으로 기자들을 불렀지만 정작 보여준 현장공개는 단 몇 분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서 이번 행사의 목적은 더욱 분명해진다.
주연배우 박용하, 김강우, 박시연이 모두 출동한 현장엔 많은 취재진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극중 경아(박시연)가 다니는 ‘텐프로’ 클럽의 입구에서 신(박용하), 도우(김강우), 경아가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결정적인 장면이다. 좁은 현장에 꽉 들어찬 취재진은 두세 차례로 나뉘어 영상과 사진을 촬영했으며, 정작 취재기자들은 ‘그놈의’ 현장을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했다. 10분이나 됐을까. 급박하게 마무리된 현장 공개에 이어 배우들의 형식적인 포토타임이 바쁘게 치러졌다. 또 조연배우 이문식, 박기웅, 이필립, 한여운까지 등장해 ‘일단’ 되는대로 사진촬영을 마쳤다. 이번 촬영현장에 대해선 건질 만한 사진도, 영상도, 기사도 별로 없었다. 전문용어로 ‘낚인’ 거다.
이윽고 본래 목적이 시작됐다. 이날 참석한 모든 배우들과의 라운드 인터뷰.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참석한 기자들 중에 <남자 이야기>를 제대로 챙겨본 이가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4화까지 다양한 사건이 전개됐음에도 기자들의 질문은 대부분 제작발표회에서나 할 법한 원론적이고 광범위한 것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시청률이 저조한데…” 기자들이 진짜 궁금한 것은 굴욕의 시청률에 대한 배우들이 심정이었던 것이다. 이번 이벤트의 진짜 목적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다. <남자 이야기>의 낮은 시청률에 대한 억울함을 고하겠다는.
“아쉽죠. 4회 때는 두 자리로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안 돼서 충격이 컸어요.” 드라마의 실질적인 주인공 박용하가 느끼는 중압감은 생각보다 강한 듯했다. 그는 “스케줄을 따로 빼서라도 직접 나서서 홍보를 하고 싶을 지경”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김강우는 애써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작품성이 없다면 낮은 시청률에 더 기운이 빠졌을 텐데, <남자 이야기>는 그렇지 않거든요.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뒤로 갈수록 시청률이 올라갈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후반부에 여러 가지 무기가 있거든요.” 박용하는 “<오션스 일레븐> 같은 미국영화와 드라마에서나 볼 수는 재미가 앞으로 펼쳐질 것”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박용하와 김강우는 공히 <남자 이야기>의 낮은 시청률에 대한 원인을 “너무 무겁고 어려운 드라마로 생각해 접근을 안 하기 때문”이라 여기고 있다. 이건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이다. 지금 시청자가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 소재와 스토리를 떠나서, 사회를 바라보는 진중한 시선이나 폐부를 찌르는 문체, 숨소리 하나까지 잡아내는 집요한 심리묘사는 그저 머리 아픈 것으로만 받아들이게 된 것일까. “실제론 어렵지 않은데 어렵게들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배우들 스스로도 <남자 이야기>가 ‘각 잡고 시청해야 할 것만 같은 드라마’로 비치는 데에 동의하고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남자 이야기>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로 경쟁작 <내조의 여왕>의 강력함을 들 수 있다(사극이라는 독자적 카테고리에 놓인 데다 역시 낮은 시청률을 기록 중인 <자명고>는 제외하기로 하자). 현실을 현실적으로 반영하면서도 ‘재미있는 드라마’라는 본분을 완벽히 해내고 있는 <내조의 여왕>은 허접하지 않으면서 쉽고 맛깔스럽게 풀어낸 드라마를 원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을 시청률로 증명했다. 아무리 <꽃보다 남자>와 <아내의 유혹>이 높은 시청률을 낳았음에도 작품성에 대해서만큼은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내조의 여왕>의 상승세와 <남자 이야기>의 저조한 성적은 드라마의 질적인 수준을 뛰어 넘어 얼마만큼 쉽고 재미있게 다가오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모래시계> 송지나’라는 묵직한 아이콘과 박용하, 김강우라는 믿음직한 배우의 포진, 웬만해선 볼 수 없던 캐릭터와 폭발할 듯한 연기를 통해 명품 드라마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남자 이야기>는 4화가 되도록 시청자를 움직이지 못했다. 시청률이 드라마의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지만, 평균보다 못한 숫자는 아무리 흥행성보다 작품성으로 승부하는 드라마일지라도 받아들이기 힘든 난관이다. 특히나 소수점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디어가 판을 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배우는 시대의 거울이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배우가 즐거움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드라마가 맡고 있는 포지션은 분명합니다. 쉽게 접근만 한다면 금방 빠져들 수 있을 거예요.” 김강우의 바람처럼 ‘명품이라 억울한 드라마’ <남자 이야기>가 앞으로 더 많은 시청자와 좀 더 편하게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건 지금까지 <남자 이야기>를 모두 본방 사수한 몇 안 되는 시청자로서의 바람이기도 하다. 정미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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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1 20:24그게 아니라 박용하 이미지가 안좋아서 그렇죠..
2009/04/22 01:01멋진 남자들이 떼거지로 나오는데 왜? 안보지?? 글구 하나도 무겁지 않은데...
2009/04/22 01:11난 보고 싶었고 그래서 봤다 근데 연기 너.무. 못해서 몰입이 안됐을 뿐이다 김강우는 괜찮았다 그런데 박용하는 전혀 폭발적이지 않았다 화, 울분을 토해내야 하는 장면인데 너무 맥없이 연기하더라 박시연도 그렇고...명품이고 뭐고 따지기 전에 기본적으로 연기가 어설프면 몰입하기 힘든거다
2009/04/22 02:18솔직히 우리나라 배우 중에 남자역을 할 배우는 최민수 최재성 말고는 어느 누구를 들먹이기가 힘들지 송지나가 왜 되도 않은 박씨를 들이 미는지 모르겠지만 참으로 안될 일을 억지로 만드는 거 같아 안타까울뿐이고 모래시계의 전설에 먹칠하는 짓일 뿐일 것 같수다.
2009/04/22 02:52하시라도 좋은 인재를 찾아 보시길 최민수 어찌되었던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캐릭터고 아깝다는 생각... 근데 요즘 배우넘들은 한결같이 꽃미남이 어쩌고 저쩌고 해서 참... 최민수 최재성의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보기는 힘들니 아타까울뿐이요...
캐스팅이 에러라는걸 관계자들이 더 잘알지 않을까?
2009/04/22 08:17각막 용하를 선두로 일본에 팔아 어떻게 돈좀 벌어보겠다는 계산에 박용하를 주인공으로 내세운것 같은데.
에러인듯한 느낌.
박용하는 허울좋은 한류스타일뿐...연기나 그런건 솔직히 기대이하..
일본에서야 어떻게 시기 잘잡아 떴다하지만 본질적으로 까놓고 배우 자체로 국내에서 활동한걸 분석해보면 스타급도 아니고 힛트작도 별로 없고...그렇다고 연기내공이 탁월한것도 아니고..
아마 끝까지 이렇게 가다 망할듯.
나도 닥본사 하고 있지만 도저히 명품이라는 생각이 안들던데.....?
2009/04/22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