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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땅 그리고 비 THE SKY, THE EARTH AND THE RAIN

2008 | 감독, 각본 호세 루이스 토레스 레이바 | 촬영 인티 브리오네스 | 음향 어네스토 트루질로 | 미술 베로니카 아스투딜로 | 출연 줄리에타 피궤로아, 파블로 크뢰그 | 110분 | 2008 JIFF 국제경쟁 부문

병든 어머니를 둔 아나는 힘겨운 생활 속에서도 항상 고물차를 끌고 다니는 친구 베로니카와 대화를 나누고, 장애를 가진 마을 소녀 마르타를 돌보기도 한다. 일하던 상점을 그만두게 된 아나는 베로니카의 소개로 혼자 사는 사냥꾼 토로의 집에서 가정부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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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틱한 사건으로 관객을 유혹하는 보통의 영화서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묵묵히 인물을 향한 관조의 시선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하늘, 땅 그리고 비>는 고독으로 점철된 등장인물 네 명의 반복적인 일상을 담는 데 모든 것을 할애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역시 영화 밖에서 이들의 삶을 응시하는 카메라다. 카메라의 차분하고도 진지한 시선은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붙박고 있었다는 듯 인물이나 사건보다 우위에 자리 잡고 가장 고독한 감정을 발산하는 주역이 되고 있다. 자연 풍광을 고스란히 담는 카메라의 정지된 시선은 일상의 조각을 그대로 건져 올리려는 듯한 극도의 서정성과 극단의 정적을 제공하기에 이르며, 침묵으로 일관하며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 등장인물들이 어느 순간 서로 교감하고 갈등하는 순간마저도 인물들이 이미 자리를 뜬 그 빈자리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에 의해 만들어진다.

비가 오는 풍경,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고 차를 타고 이동하는 각 캐릭터들의 침묵의 순간들마저 자연의 영속성에 이어붙이는 카메라의 수평적 움직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의 거리를 두고 자리 잡고 있다. 지루하지만 마치 그 지루한 일상의 시간을 건져 올리려는 듯 보이는 이 프레임 외부의 꾸밈없는 시선이야말로 영화의 실질적인 주역. 칠레 출신의 호세 루이스 토레스 레이바 감독은 다큐멘터리보다도 더 다큐멘터리적인 시선으로 인간과 시간, 그리고 자연을 한데 뭉뚱그리며 고독의 순간을 뚝심 있게 쓸어안는다. 강상준 기자(www.film-o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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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다이스 2008/05/0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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