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김씨표류기> - 럭키 서울

REVIEW ON 2009/05/15 14:13 Posted by '미래


자살하려고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밤섬에 갇혀버린 남자 김씨(정재영)와 방구석에서 그를 지켜보는 여자 김씨(정려원)의 교감을 그린 <김씨표류기>. 구조조정으로 백수가 되고 대출 빚에 허덕이다 한강에 몸을 던진 남자와 몇 년 째 집안에 틀어박혀 인터넷만 하는 은둔형외톨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는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에 빠진 이 시대 도시인의 우울한 초상을 내세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이해준 감독은 ‘도심 속 무인도’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복잡한 일상 속에 섬처럼 떠다니는 현대인에 대한 우화를 만들어냈다. 구조조정, 빚, 자살, 은둔형외톨이 등 절망적인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판타지와 유머로 귀엽게 풀어낸 영화는 시종 유쾌하다(제발 ‘어떻게 들키지 않고 밤섬에서 혼자 살 수 있냐’는 둥의 논리적 허점에 대한 비난은 들이대지 말자. 이 영화 판타지다).


무인도에 불시착해 본의 아니게 생의 의지를 불태우는 자살미수자의 역설적 유머, 채집과 수렵으로 배를 채우며 밤섬에 흘러든 온갖 생활쓰레기로 자신만의 낙원을 만드는 남자를 통해 어드벤처 장르적 쾌감까지 아기자기하게 선사하는 영화에서 넌지시 발현되는 코믹함과 함께 인간의 원초적 욕구와 희노애락을 창의적으로 표현해 낸 정재영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강 건너 아파트에 사는 여자 김씨의 히키코모리 일상 또한 흥미로운 신세계로 묘사됐다. 세상과 단절된 비운의 외톨이를 낭만적으로 그려낸 것이 다소 거부감을 일으킬 여지가 있지만, 혼자만의 세상에서 나름의 질서와 쾌락을 추구하는 모습이 호기심 어린 동정심을 유발한다. <천하장사 마돈나>가 보여준 비극적 소수자에 대한 온기 어린 시선이 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연도 없이 두 김씨의 뚜렷한 캐릭터만으로 진행되는 <김씨표류기>는 한편으로 대한민국 서울에 대한 애정 어린 보고서이기도 하다. 영화의 시발점이 된 밤섬이라는 공간과 더불어 박민규의 기묘한 소설이 떠오르는 한강의 오리배, 복잡한 도시를 일순 정지시키는 민방위 훈련, 어디든지 신속 배달되는 자장면,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는 초고속 인터넷 등 한국이 지닌 기이한 표식들을 섬세하게 이용해 밀도 있는 관찰기를 완성해냈다. 이러한 ‘디테일’을 발견했을 때 <김씨표류기>의 재미는 두 배가 된다.

<김씨표류기>는 새로운 영화다. 다시 말하자면, 그다지 대중적이지 않은 코드의 상업영화라는 얘기다. 로맨스따윈 없으며 오직 두 개의 공간, 그곳에 머문 두 인물의 독백과 행동으로만 전개되는 영화는 보는 이에 따라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영화의 상당수를 채우고 있는 남자 김씨의 ‘무인도 라이프’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 있을 듯하다. <김씨표류기>가 박스오피스의 강에서 표류할 것인지, 흥행이란 섬에 안착할 것인지는 이 새로움을 관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 정미래 기자(FILMON)

연관 기사
자명고에는 있지만 영애씨에겐 없는 것 - 제작발표회를 통해 본 드라마 현실
동성애, 그 일상으로의 초대
<신기전> - 애국심보다 그들의 이야기가 더 재밌다

<강철중> 식 흥행 패러다임엔 미래가 없다
영화주간지 씹어먹기 ④ - 6월 첫째주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film-on.kr/trackback/444 관련글 쓰기

  1. ‘김씨 표류기’,우리 삶이 바로 표류 그 자체 아닙니까?

    Tracked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삭제

    이 영화 기억하시는 분 있으십니까? 바로 2006년에 나온 <천하장사 마돈나>입니다. 이 작품은 당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따뜻한 인간적 감정이 잘 묻어나 있는 소박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한번 보고나면 쉽게 잊어버릴 수 없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영화가 관객들에

    2009/05/15 15:46
  2. [영화] 김씨표류기 (2009, 이해준)_정재영, 똥을 희망으로 바꾼 사나이

    Tracked from Shinsee's Salon  삭제

    김씨표류기 - 이해준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의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죽는 것도 쉽지 않자 일단 섬에서 살아보기로 한다. 모래사장에 쓴 HELP가 HELLO로 바뀌고 무인도 야생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느낄 무렵. 익명의 쪽지가 담긴 와인병을 발견하고 그의 삶은 알 수 없는 희망으로 설레기 시작한다. 자신의 좁고 어두운 방이 온 지구이자 세상인 여자. 홈피 관리, 하루 만보 달리기… 그녀만의 생활리듬도 있다. 유일한 취미인 달사진 찍기에 열중하..

    2009/05/15 16:18
  3. 김씨 표류기는 슬픈영화다.

    Tracked from pa.ra.ma  삭제

    최근에 개봉한 영화, 김씨 표류기! 간만에 극장 나들이를 했다. 무슨 영화를 볼까?하다가 요즘 유명한 영화 '김씨 표류기'를 봤다. 그리고 사람들의 평가도 보았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하고, 희망이 있는 영화라는 것이 김씨 표류기의 주된 평가였다. 하지만 난 왠지 이 영화를 보면서 너무도 슬펐다. 그리고 그 슬픔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짙어졌다. '김씨 표류기'는 슬픈 영화다. 적어도 내게는 '슬픈 영화'다. 그럼 이제 김씨 표류기의 리뷰를 시작해..

    2009/05/16 10:05
  4. 김씨표류기와 괴짜가족

    Tracked from 개갈안나는 블로그  삭제

    김씨표류기가 개봉을 했습니다. 개봉전부터 왠지 영화와 어울리는 정재영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죠. 스토리도 특이하구요. 자살하려고 한강에 뛰어들었는데 서강대교 밑의 밤섬으로 표류하게 되어 생활하게 되는 코믹물입니다. 정재영의 인터뷰대로 박쥐의 송강호가 배역을 맡았어도 참 어울리는 작품이었을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자살과 섬이라는 곳의 표류. 그리고 은둔형 외톨이의 여자. 극단적이긴 하지만 2009년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됩..

    2009/05/16 11:42
  5. '김씨 표류기' 밤섬 탈출법

    Tracked from FunFun LeoPie  삭제

    어젯밤에는 친구와 정재영, 정려원 주연의 김씨 표류기를 보았습니다. 영화에서 김씨는(1박2일에 나오는 김씨 아님) 무지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한강에서 자살하려는 김씨는 한강 다리에서 자유낙하및 셀프수중투하라는 고전적인 자살방법을 통해 목숨을 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자살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김씨는 거사에 실패하고 결국 밤섬에 표류하게 됩니다. 서울의 문명이 코앞에 보이지만 수영을 못하는 김씨는 까마득한 바다 한가운데의 무인도와 별반 다를..

    2009/05/16 23:55
  6. 김씨표류기에 김씨는 없어도 중국집 진짜루는 있다.

    Tracked from FunFun LeoPie  삭제

    [김씨표류기 진짜루] 혹은 [중국집 진짜루]로 검색해서 이 블로그에 오셨다면 진짜 진짜루라는 중국집이 실제로 있는지 궁금해서 들어오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와서 검색해보는 글이라고 생각하고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시켜 글을 쓰고자 하니 영화를 못 보신데다가 스포일러를 싫어하신다면 이쯤에서 돌아나가시길 권합니다. 나중에 스포일러닷~ 뭐 이런 리플을 달면 욕할거에요!!! 벌헉!! 영화에서 짜파게티, 그리고 짜장면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2009/05/16 23:55
  7. 위대한 짜파게티의 힘 - 김씨표류기(VS. 캐스트 어웨이)

    Tracked from 먹는 언니의 foodplay  삭제

    영화 <김씨표류기>로 인해 짭짤한 이익을 본 회사는 농심이 대박일 것 같다. 영화 전반에 걸쳐 짜파게티의 영향력이 퍼져있으며 심지어 두 김씨의 인생을 연결하고 새롭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영화 내내 짜파게티 혹은 짜장면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판국에 영화보고 나서 어찌 짜파게티를 먹지 않을 수 있으랴! 반면에 <김씨표류기>를 보면서 내내 떠올랐던 영화 <캐스트 어웨이>는 페덱스 익스프레스가 전반적으로 흐르고 있으니. 어찌 그걸 잊을 수 있으리...

    2009/05/18 12:19
  8. 김씨 표류기 _ 그들은 과연 괜찮아졌을까?

    Tracked from the Real Folk Blues  삭제

    김씨 표류기 그들은 과연 괜찮아졌을까? 사실 장진+정재영 조합에 어느 정도 지쳐있기도 했고, 완전 코미디인 것만 같은 홍보방향에 안봐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크게 계획에 없던 영화였는데, 시사회를 통해 들려오는 지인들의 소문은(이 '지인'가운데는 저만 일방적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_-;;) '괜찮은' 영화다가 지배적이어서 내심 속으로, 역시 <천하장사 마돈나>를 이해영 감독과 함께 쓰고 연출했던 이해준 감독이 재능이 어디가진 않았나보다..

    2009/05/19 00:49
  9. 버려진 자의 깨달음... 김씨표류기 (스포일러 있음)

    Tracked from What's going on?  삭제

    | 버려지다.. 혹은 버리다.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도입부가 떠오른다. "삶은 곧 선택이다. 학교를 선택하고, 직장을 선택하고, TV/냉장고를 선택하고..." 선택에는 돈이 필요하다. 돈 없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돈이 많을수록 선택의 폭은 넓어진다. 반면 돈이 적을수록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좁다. 냉정한 사회는 선택의 폭이 좁은 '돈 없는 자들'을 냉대한다. 돈 없는 자들은 쉽게 버려진다. 남자 김씨는 버림받았다. 돈이..

    2009/08/09 02:11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최주영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씨표류기> 시나리오가 그렇게 좋다고 소문을 들었는데
    주인공을 정재영씨가 한다기에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영화^^
    기대만큼이나 좋은 영화더군요.
    많이 웃었지만 또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영화였어요^^
    한번 더 볼까 생각중~~

    2009/05/18 14:54
    • Favicon of http://film-on.kr BlogIcon 정미래  수정/삭제

      네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죠. 저도 나중에 또 한 번 보고 싶네요. ㅎ

      2009/05/19 15:29
  2. 선옥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은 영화예요. 가슴 따뜻해지면서도 짠한.. 두 분 연기를 너무 잘 하시네요.

    2009/10/22 20:28

◀ Prev 1  ... 437 438 439 440 441 442 443 444 445  ... 740  Next ▶

카테고리

FILMON (740)
REVIEW ON (343)
FEATURE ON (121)
PEOPLE ON (86)
CULTURE ON (68)
ESSAY ON (59)
TALK ON (15)
FOCUS ON (39)
NOTICE ON (8)
CONTACT US (1)

영화웹진 FILMON

'미래'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미래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Copyrightⓒ FILM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