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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 봤어도 잊히지 않는 배우가 있다. <환상의 커플>에서 머리에 꽃 꽂은 ‘강자’였고, 얼마 전까지 <내조의 여왕>의 선무당 ‘지화자’였으며, 현재 <시티홀>의 9급 공무원 ‘정부미’인 정수영이 그렇다. 연극 무대에서 다진 기본기를 바탕으로 웬만하지 않은 캐릭터를 자기 자신인 양 소화하며 드라마 속 명품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녀를 일요일 아침 <시티홀> 촬영장에서 만났다. 20대의 생기발랄함과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집중력을 동시에 간직한 그녀는 연기밖에 모르는 천생 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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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작 <내조의 여왕>이 종영됐다. 기분이 어떤가? 나 혼자 그림에 화룡점정을 찍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촬영했는데, 마음이 허했다. 언니들이라도 곁에 계셨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쫑파티 할 때까지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혼자 있으니까 서운함과 섭섭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환상의 커플> 때부터 정수영이란 배우의 저력을 알아본 이들도 있지만, 특히 <내조의 여왕>이 대박이 나면서 팬이 훨씬 많이 생겼을 것 같다. 높아진 인기를 실감하나? 나는 정말로 학교, 일, 집 세 개밖에 모른다. 그래서 인기가 피부로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다. 가끔 인터넷으로 기사 검색해보면 어떤 분이 나 따라서 지화자가 갖고 다니는 인형을 만들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나의 캐리커처를 그려준 팬도 있는 걸 보면 너무 신기해서 내가 요즘 이슈가 되고 있다는 걸 느끼곤 한다.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직접 글도 썼던데. 내가 원래 디시를 좋아한다.(웃음) <환상의 커플> 때부터 자주 들어가고 있다. <김치 치즈 스마일>을 보고 팬이 돼서 디시 갤러리를 통해 이벤트도 열어주고 내 공연도 보러 왔던 한 친구가 우리 학교 연출과 후배로 들어오기도 했다.
<환상의 커플>이 TV 데뷔작이다. 계속 뮤지컬만 하다가 드라마를 시작했을 때 어땠나? 난 원래 영화를 하고 싶었고, 드라마 욕심은 없었다. 솔직히 내가 예쁘게 생긴 편은 아니지 않나. 드라마는 정말 예쁘게 생긴 언니들만 하는 걸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제의가 들어와서 다른 장르는 어떤지 한번 해보자는 마음에 아르바이트 하는 심정으로 오디션을 봤다. 설마 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다행히 김상호 감독님께서 선택해 주셔서 엉겁결에 드라마 데뷔를 하게 된 거다.
성악가를 꿈꾸던 학생이었는데 호기심에 연극영화과에 원서를 넣고 합격했다. 왜 연기를 하기로 마음먹었나? 처음엔 그냥 막연하게 연극영화과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연기를 너무 하고 싶어서 지원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난 ‘늦바람이 더 무서운’ 케이스였다. 연기를 하다 보니 점점 더 독하게 달려들게 됐다. 아무래도 연기를 일찍 시작한 게 아니라서 늦바람이 단단히 든 것 같다.
1982년생임에도 1971년생인 김남주, 1975년생인 김선아와 동갑내기 친구를 연기했다. 배역 역시 노처녀나 아줌마다. 분명 동안은 아니고 연기자란 무릇 천의 얼굴을 지녀야 하지만, 실제 자신보다 나이가 너무 많은 역할을 하게 돼서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진 않았나? 요즘 그런 질문 굉장히 많이 받는데,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그런 것 때문에 억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배우라면 주어진 배역에 충실해야 되는 거니까. 그리고 또 내 방에도 거울이 있고.(웃음) 내가 연륜 있는 얼굴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그런 면에 있어서 속상하거나 고민해본 적이 결코 없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맡아보고 싶은 생각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해야겠지. 배역에 욕심을 내는 건 바보 같은 짓인 거 같다. 내가 그 배역을 맡았을 때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에 욕심을 내야 한다. 그게 현명한 것 같다.
<환상의 커플>의 강자, <내조의 여왕>의 화자는 배우로서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캐릭터인 것 같다. 그렇게 생각 안 해봤다. 강자나 화자나 부미나 힘든 건 다 똑같다. 집중력을 가지고 캐릭터를 만들어서 시청자에게 다다가는 과정은 모두 같다. 어떤 캐릭터가 더 힘들고 덜 힘들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드라마를 이끌어가기보다는 가끔씩 등장해 재미와 활력을 집어넣는 역할임에도 연기에 쏟아 붓는 굉장한 에너지와 집중력이 브라운관을 뚫고 나올 것만 같다. 특히 화자의 그 눈동자와 목소리는 웬만한 에너지가 아니고선 불가능할 것 같은데. 배우들은 연기할 때 본인만의 방법이 있는데, 난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 자신도 스스로와 많이 싸운다. 나도 안 될 때가 있고 힘들 때가 있기 때문에 매일, 매시간, 매순간 나 자신과 싸우면서 연기한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다 그럴 것이다.
또한 캐릭터에 대해 철저히 준비한 티가 역력하다.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고집스러운 배우라는 게 느껴진다. 완벽함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스스로 완벽주의자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고, 그냥 내가 전형적인 A형인 것 같기는 하다.(웃음)
배우로서의 자의식이 강해 보인다. 아무래도 내가 열아홉 살 때부터 무대 생활을 했기 때문에 선배님들께 무대는 신성한 곳이고 연기를 얼마나 절실히 해야 되는지 그런 개념들을 잘 배워서 그런 것 같다. 근데 그건 내가 스스로 추구하는 것이라기보다 교육을 통해서 선배님들께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이다.
실제 정수영은 어떤 사람인가? 연기할 때 빼고는 엄청 애기 같다. 스탭들이나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땐 마냥 애기다. 이 얼굴에 애기 같다니까 웃기긴 하지만.(웃음) 장난 엄청 좋아하고 활동적이다. 까불이, 톰보이다.
새로운 ‘엄친딸’로 부상했는데. 그거 기사를 너무 잘 써주셔서. 내가 엄친딸이라고는 생각도 안 해봤는데 기사가 그렇게 나와서 깜짝 놀랐다. 친구들에게 ‘니가 무슨 엄친딸이냐’며 문자메시지 엄청 왔다.
집안 배경이 좋아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 그건 인정한다. 난 진짜 부모님을 잘 만났다.(웃음)
외국어도 능통하다던데. 진짜 오해다. 이 자리를 빌려 오해를 풀고 싶다. 난 전혀 외국어에 능통하지 않다. 잘하는 수준도 아니고.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영어 한 게 전부다. 그런데 내가 심하게 밝고 명랑한 성격이라 어렸을 때 AFKN 틀어 놓고 영어를 신나게 따라 했다. 그래서 그런지 발음만 좋다. 발음이 좋아서 영어를 잘한다고 오해를 받는데 문법은 잘 모른다.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웃음)
<시티홀>에선 김선아, 차승원의 능청스런 코믹 연기에 대비될 만큼 정색하고 정극 연기를 보여준다. 아무래도 그 전엔 캐릭터를 창출하는 연기를 했다면, <시티홀>은 워낙 다른 분들의 캐릭터가 강렬하다 보니까 나는 오히려 이정도 국장과 함께 잔잔하게 가는 걸 택했다. 지화자와 정부미가 같은 사람인 줄 몰랐다는 얘기 들으면 배우로서 정말 기분 좋다.
정부미는 어떤 인물인가? 일찍 결혼해서 애 셋 낳고 똑 소리 나게 악착같이 사는 9급 공무원. 땍땍거리고 버럭 하며 겉으로는 세 보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여자다.
과장된 코믹 연기와 사실적인 정극 연기. 둘 중 어떤 게 더 어려운가? 연기는 뭐든지 다 어렵다. 쉬운 게 없다. 방식의 차이일 뿐이지.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
‘명품 조연’이란 타이틀이 붙었는데 마음에 드나? 너무 감사하다. 나에겐 과분한 칭찬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계속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명품 주연’도 해보고 싶지 않나? 배우로서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일단은 너무 앞서가지 않고 나한테 주어진 기회를 충실히 해내는 게 목표다.
영향 받은 배우가 있다면? 무대부터 시작해 방송까지 지금껏 같이 했던 모든 선후배들에게 영향을 받았다. 선배님들이 분명히 나보다 나은 점이 있기 때문에 유심히 지켜보며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알 파치노나 제레미 아이언스 같이 연기자로서도 존경하고 팬으로서 좋아하는 배우들이 있는데, 너무 많아서 어느 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못 고르겠다.
그럼 현재 가장 가까이에 있는 김선아에겐 어떤 점을 배우고 싶나? 일단 인간성. 선아 언니는 천사다. 나중에 선아 언니 정도의 위치에 서더라도 저렇게 겸손하고 존경할 만한 인격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배우로서는, 언니가 굉장히 감각적이다. 같이 연기를 하면 우는 장면이 아님에도 눈물이 날 정도다. 감정이 너무 충만해서 상대 배우에게도 감정을 막 퍼주는 배우다. 너무 많은 것을 나에게 주니까 연기하기가 너무 편하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보고 화자의 캐릭터를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팀 버튼 영화를 좋아하나? 굉장히 좋아한다. 팀 버튼 영화뿐만 아니라 영화는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 애니메이션을 심하게 편애한다.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엄청 좋아해서 <공각기동대> <카우보이 비밥> 같은 TV 시리즈도 다 봤다. <월레스와 그로밋>도 너무 재미있게 본 작품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더빙하면 딱 맞겠다. 너무 하고 싶다. <뮬란> <인어공주>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면 대사 연기와 노래를 각각 다른 성우가 녹음하지 않나. 그게 너무 안타까웠다. 나를 갖다 쓰면 대사와 노래 다 잘할 수 있을 텐데.(웃음)
뮤지컬도 계속 하는 건가? TV 활동하면서도 1년에 한 편씩은 쉬지 않고 해왔다. 올해도 해가 가기 전에 한 편 하는 게 목표다. 작년까지는 해왔는데 이번 해에도 가능할지는 조금 걱정이 되긴 한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이 있다면? 봉준호, 박찬욱 감독님 작품에도 참여해 보고 싶고, 일단은 이창동 감독님. 우리 학교에 강의를 나오신 적이 있는데 너무 인기 과목이라 경쟁이 치열해 결국 못 들었다. 이창동 감독님과 꼭 작업해 보고 싶다. 영화는 기회가 된다면 정말 왕성히 하고 싶다.
현재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는다면? 일하는 것. 연기가 천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타성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연기만 열심히 하고 싶다. 며칠 전에 김명민 선배님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나도 저 선배님처럼 더 독하게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어떻게 하면 연기를 더 치열하게 할까가 지금 내 최대의 관심사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일단 지금은 ‘사람 냄새 나는 배우’라는 말이 제일 듣고 싶다. 시청자분들이나 관객분들이 그렇게 느껴 주셨으면 좋겠다. 슬픔이든 행복이든 미움이든 즐거움이든, 보는 이들이 나로 인해 감정의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건 정말 기적적인 일인 것 같다. 정미래 기자(FILMON) 연관 기사 올곧은 멍청함을 허하라 - SBS <시티홀>(~6회) 강마에와 나상실의 정치학
정수영님의 스칼렛카우 사랑 사이트에서 확인하기 => www.scarletcow.co.kr MBC 새 수목 미니 시리즈 '히어로'에서 화류계 출신의 기자 역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배우 정수영의 범상치(?) 않은 3단 변신의 모습이 공개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출연 작품마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정수영은 '히어로'에서 한때 화류계에 진출했던 화려한 이력을 가진 기자 '나가연'으로 이준기와 함께 삼류 신문사 안에서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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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이나 시티홀 참 잘 보고있습니다. 좋은 작품으로 꾸준히 봤음 좋겠어요^^
2009/05/27 12:03완소단역..배우..진짜 연기력 압권입니다 ..캐릭터를 살리는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정말 몇안되는 젊은배우 같아요...연기도 안되면서 인물, 학벌만 가지고 cf스타가된 젊은배우들과는 정말 틀리네요
2009/05/27 13:56^^ 아...이 분 완전 기억한답니다.
2009/05/27 17:39연기하신 모든 역이 특이하셨구...역을 너무 잘 소화하셔서...ㅎㅎ
내조의 여왕에서 정말...^^ 너무 잘하시더라구요.
시티홀에서도 눈여겨 보고 있답니다.
연기잘하는 배우..^^
정수영씨 항상 지켜보고 응원합니다. 화이팅!!!
2009/05/28 0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