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건강한 요가학원이 아니다. 시멘트 바닥이 음산하게 드러난 공간에 절박한 얼굴들이 떠다니는 공포의 요가학원이다. “목 뒤로 젖히시고요, 무릎을 바닥에 대세요.” 세트장 한쪽에 자리 잡은 (진짜) 요가선생의 주문에 따라 요가매트 위의 배우들이 일제히 몸을 비튼다.
6월 2일 오전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요가학원> 촬영현장이 공개됐다. 혹독한 심화 수련이 시작된 지 셋째 날. 요가 마스터 나니(차수연)의 지도 아래 수련생 효정(유진), 연주(박한별), 인순(조은지), 유경(김혜나), 보라(황승언)가 엄숙하게 요가 동작을 취하는 장면이다. <요가학원>은 외모에 콤플렉스를 지닌 여성들이 완벽한 아름다움을 갖게 해준다는 비밀의 요가학원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공포영화로 <여고괴담 3: 여우계단>(2003) 윤재연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이곳은 일주일간 심화 수련을 거치면 누구나 부러워할 외모를 갖게 된다는 특별한 요가학원이다. 그러나 수련을 받으려면 외부와 접촉을 끊어야 하며, 허락 없이는 음식을 못 먹고 절대 거울을 봐선 안 된다. 일단 수련을 시작했으면 끝마칠 때까지 포기할 수 없으며, 이곳에서의 일은 영원히 비밀로 해야 한다. 자, 외모지상주의와 세속적 욕망에 사로잡힌 여자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육체적 고통에 신음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요가학원을 차린 전직 여배우 간미희와 신비스런 요가 마스터 나니의 숨겨진 진실, 외모로 판단되는 사회의 희생양이 된 여성들의 자괴감과 광기가 어우러져 핏빛 비극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외모지상주의의 폐해를 겨냥한 호러물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기존 영화들이 주로 얼굴 성형이나 무리한 다이어트 등을 소재로 한데 비해 <요가학원>은 요가라는 긍정적인 운동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일단 신선하다. 건강함을 내세운 요가와 죽음의 공포가 어떻게 어우러질 지 궁금해진다. 게다가 박한별, 차수연, 이영진 등 늘씬한 미녀 배우들이 스포티하면서도 섹시한 운동복을 입고 기괴한 요가 동작을 선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눈길을 끌기 충분해 보인다.
현장 공개가 끝난 뒤 윤재연 감독과 배우 7명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윤재연 감독은 “예쁜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상품화된 외모를 소비하는 현대사회의 강박이 공포로 다가왔다”면서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고 <요가학원>의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임팩트 있는 요가 장면 기대해 주세요.” 주인공 ‘효진’ 역의 유진. 잘 나가는 홈쇼핑 쇼호스트였으나 젊고 예쁜 후배에게 밀려나면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 효진은 완벽한 외모로 거듭난 동창생 선화를 만나 비밀의 요가학원에 발을 들인다.
박한별은 외모를 더욱 아름답게 가꿔 예전의 인기를 되찾고 싶어 하는 아이돌 스타 ‘연주’를 연기한다.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야만 직성이 풀리는 ‘거울중독증’ 환자 연주가 절대 거울을 봐선 안 되는 요가학원에서 어떻게 버틸지가 관전 포인트. 이날 배를 시원하게 드러낸 복장으로 플래시 세례를 받은 박한별. “복근 운동 열심히 했고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 복근도 훌륭해요.” 이날 예상을 빗나가지 않고 가수 세븐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고, 박한별은 노코멘트로 받았다.
‘나니’라는 독특한 이름의 요가 강사는 차수연이 맡았다. 엄격한 규율 하에 혹독한 훈련을 지휘하는 나니는 신비스럽고 음울한 분위기를 풍기며 요가학원의 비밀을 감추고 있는 인물. “아무래도 강사 역할이다 보니 부담이 되더라고요.” 차수연은 전문가의 포스를 담아내기 위해 다른 배우들보다 한 달 먼저 연습을 시작했다.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임정은의 친구로 출연해 주목받은 황승언은 착하고 친절하지만 미모에 대한 욕망만큼은 양보하지 않는 ‘보라’ 역을 맡았다. <요가학원>을 통해 연기도, 요가도 처음 하게 된 황승언. “처음엔 요가가 저한테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잘 되더라고요. 요가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운동이에요. 영화가 끝나도 열심히 배워볼 생각입니다.”
<요가학원>의 모티브가 되는 인물 ‘선화’ 역의 이영진. 가난하고 못생겨서 학창시절 놀림감이었다가 성형 흔적 없이 눈부신 미녀로 변신한 선화는 자신을 멸시했던 동창생 효진 앞에 나타나 신비의 요가학원으로 안내한다. “요가 동작의 난이도가 이렇게 높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제가 별로 유연하지 못해서 처음엔 좀 고생을 했지만 최선을 다해 연습한 결과 후회 없는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김혜나는 성형 실패와 이혼으로 상처를 받고 세상에 대한 증오를 가득 품은 여자 ‘유경’이 됐다. “촬영 전 살을 꼭 빼야 되냐고 물어봤더니 감독님께서 저절로 빠지게 될 테니 일부러 다이어트 할 필요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두 달 동안 하루 3시간 넘게 요가를 했더니 진짜로 5kg이나 빠졌어요. 요가는 몸매도 예뻐지고 자신감도 생기더라고요.” 덕분에 김혜나는 요가 신봉자가 됐다고.
영화 속에선 비록 인물들이 요가를 시작한 동기가 썩 바람직하지 않고 결과 역시 참담할 게 뻔하지만, <요가학원>을 통해 요가에 입문하거나 요가 삼매경에 빠진 배우들은 지금 더 없이 열성적인 요가 전도사가 된 듯하다. 4월 12일 크랭크인 한 <요가학원>은 남양주종합촬영소에 마련된 수련원 세트에서 한창 촬영 중이며, 올 여름 공포영화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정미래 기자(FILMON) | 사진제공 언니네홍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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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김혜나씨 글에서 과연 그 요가가 진짜 요가일까요? 요가신봉자가 되셨다니 재밌네요.
2009/06/12 11:48우리나라에 퍼진 요가들은 전부 하타요가에서 일부만을 떼낸것이라고 들었는데요. 실제요가수행
에는 그것만 있는게 아니라고 들었는데요. 재밌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