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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박물관보다도 다이내믹한 ‘박물관’이 돌아왔다. 밤마다 죽어있는 모든 것들이 살아나 난장을 벌이는 <박물관이 살아있다 2>가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2006년 12월 개봉 전국 46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를 했던 전편의 기세를 몰아,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마더>를 제치고 지난 주말 국내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숀 레비 감독, 톱스타라고 불리긴 2% 부족한 벤 스틸러가 주연한 이 작품이 어떤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을까. 지난 주말 극장을 찾았을 때, 그 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어린이의 힘’이다. 일요일 오후 상영관은 발 디딜 틈 없었는데 그 중 2/3 이상이 어린이 관객이었다. 부모님과 손을 잡고 오든 친구들끼리 오든, 상영관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성공한 공구회사 CEO로 변신한 래리 댈리(벤 스틸러)는 자신이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던 ‘자연사 박물관’을 찾는다. 그런데 자신과 뛰어놀던 친구들은 나무 상자에 포장된 채 운송을 기다리고 있다. 박물관이 리노베이션 되면서 이들을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저장고로 보낸다는 것. 밤이 되자 친구들은 깨어나 ‘우리가 이렇게 되는 동안 넌 어디서 뭐했냐’며 래리에게 한 마디씩 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선 래리. 하지만 바쁜 일상이 다시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날 밤 직원들과 야간회의를 준비하던 래리는 전화기 너머 지디디아(오웬 윌슨)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는다.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향하는 래리.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지배하려는 이집트 파라오 카문라(행크 아자리아)와 한 판 승부를 벌인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2>는 전편에 비해 훨씬 빨라진 전개와 다양한 캐릭터의 추가가 눈에 띈다. 먼저 내용 전개를 보면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한 달음에 나아간다. 1편에서 이미 주요 캐릭터들에 대한 소개를 마쳤기 때문에 2편에서 굳이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새 캐릭터들이 등장,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든다. 사악한 지배자 카문라, 미국의 존경받는 대통령 링컨, 랩 하는 큐피트, 늘 생각만 하는 ‘생각하는 사람’까지 책 혹은 박물관 속 인물들이 모두 전투에 동원된다. 또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과 스미소니언 박물관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래리와 여성최초로 대서양을 횡단했던 여류 비행사 아멜리아 이어하트(에이미 아담스)와의 로맨스도 만날 수 있다. 

여기서 작품의 배경이 되는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다시 한 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박물관은 수천, 수만 년 이상의 시간을 담고 있는 곳이다. 시간, 시대별 기준에 따라 정돈되어 있지만, 그 경계가 사라지는 마법에 걸린다면 이들이 유리벽 뒤에서 곱게 전시돼 있을 리 만무하다. 여기서 ‘이들이 함께 일을 벌인다면?’이란 상상이 가시화된다. 난폭한 파라오와 ‘폭군 이반’이 한 패가 되고, 전쟁의 귀재 나폴레옹과 전설의 갱 알 카포네가 말장난을 친다. 또 래리는 시간의 강을 건너 아멜리아와 사랑에 빠진다. 사고의 경계, 상상의 한계가 무너지는 곳이 바로 <박물관이 살아있다 2>이다. 소설, 자기계발서보다 위인전과 역사책을 많이 읽는 어린이들이 이 작품에 흥미를 갖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물론 원숭이와 꼬리 흔드는 공룡, 거대 낙지 등의 재롱도 어린이들의 환호에 한 몫 한다.)

단순한 갈등 구조, 권선징악의 스토리 등 어린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이 시대 어른들이 생각해 볼 메시지를 담고 있다. 힌트는 바로 래리다. 래리는 더 이상 어수룩하지 않다. 그는 성공한 CEO로 전설적인 권투 영웅 조지 포먼도 만난다. 하지만 돈 많고, 성공한 그에게 친구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없다. 자연사 박물관에서의 마지막 밤, 래리가 박물관을 찾았을 때 중요한 순간마다 래리의 휴대폰이 울려 대화는 중단된다. 친구들은 이런 래리를 어떻게 봤을까. 카문라와 전투를 한창 벌일 무렵 지디디아는 래리에게 말한다. ‘내가 네게 전화한 건 우리를 구해달라고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친구들의 눈에 보기에 정장을 쫙 빼입고, 스케줄에 쫓기며 사는, 아니 살아지는 래리야 말로 ‘화석’에 불과할 뿐이다.

이미 죽었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박물관이 살아있다 2>에서 살아난 이들은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당신이 좋아하는 곳인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그런 곳에 있는지를. 안효원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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