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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달린다>는 촌스러운 영화다. 근면 성실한 거북이가 약아빠진 토끼와 달리기 시합을 해 이긴다는 이솝우화에서 제목을 딴 것부터가 그렇다. ‘느림의 상징’ 충청도의 중년 형사를 거북이로, (표준어를 쓰는) 젊고 날쌘 탈주범을 토끼로 놓고 ‘토끼와 거북이’처럼 예측 가능한 대결과 교훈적인 해피엔딩을 보여주는 것 하며, 소싸움 대회가 가장 큰 사건일 정도로 별 볼일 없는 시골 마을이 배경이라는 것도. 스토리와 메시지, 비주얼까지 일관되게 촌스럽다. 게다가 어벙한 캐릭터들의 얼뜨기 개그가 부각됐다.

‘<추격자> 김윤석’이란 타이틀 외에는 달리 내세울 강점이 없어 보이던 <거북이 달린다>는 이러한 촌스러움과 멍청함으로 정면 승부한 영화다. 그동안 우린 지극히 촌스러움에도 세련된 척하거나 멍청한 걸 오로지 멍청하게만 풀어낸 딱한 영화들을 심심찮게 목격했다. <거북이 달린다>도 방심했다간 그런 영화 꼴 면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 시골의 전형적인 티켓 다방과 무료한 경찰서 풍경, 돈 없다고 바가지 긁는 아내와 무심한 남편을 훑는 초반까지만 해도 좀 위험하다 싶었다. 그러나 이내 촌스러움을 표방하면서도 세련된 방식으로 세공하고, 멍청한 유머를 똑똑하게 살려내 절묘하게 배치함으로써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하는 코믹극의 면모를 갖춰가기 시작한다.


적당히 타락하고 상당히 무기력한 시골 형사 조필성(김윤석)과 경찰을 가지고 놀며 천재적 도주 행각을 벌이는 탈주범 송기태(정경호)의 추격전인 <거북이 달린다>가 무게를 둔 것은 순박하고 우매한 시골 사람들의 인간미와 따뜻한 유머이다. 현상수배 전단지는 그저 형식적으로 붙여 놓았을 뿐인 충청남도 예산군에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희대의 범죄자 송기태가 숨어든다. ‘느림의 미학’을 언어와 행동, 때론 머리로 실천하고 있던 사람들이 신출귀몰 영악한 탈주범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웃지 못 할 상황. 영화는 그 소동의 한 가운데로 관객을 이끈다.

책상머리에서 하품만 해대다가 뒷돈 받고 불법 안마 시술소 포주나 잡아들이던 한심한 시골 형사에게 송기태는 불가항력의 존재다. “나 형사여!”란 선전포고가 부끄러울 정도로 첫 만남부터 송기태에게 보기 좋게 까인 조필성은 고매한 형사의 자존심을 걸고 발버둥치지만 부딪힐 때마다 점점 더 굴욕적으로 당하기만 한다. 이때부터 적당히 살던 인간 조필성의 심호흡과 도움닫기가 시작된다. 불가능에 도전할 용기를 내기에 이른다. 이로써 영화는 연상의 아내에게 구박받고 어린 딸내미로부터 걱정 받던 위기의 중년에 대한 연민과 응원으로, 토끼를 이긴 거북이의 피땀 어린 근성을 표출하는 것으로 이야기에 박차를 가한다.


조필성이 자신의 돈을 훔쳐 달아난 송기태를 봤다고 말했을 때 동료 형사들은 전혀 믿지 않는다. “송기태가 이 촌구석에 대체 왜 오냐”며. 할 수 없이 조필성은 친구의 도움을 받아 송기태를 잡으려 한다. 그런데 그 친구가 하필 동네 양아치다. 소싸움 판돈 거두는 일이나 하던 이들이 무능력한 형사를 도와 영민한 탈옥수를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야밤에 송기태의 은신처를 덮치러 갈 때 새하얀 옷을 입고 오는 센스, 매우 티 나게 잠복하는 능력, “현상금을 5대 5로 나누자”고 말했을 때 “근데 누가 5여?”라고 묻는 참으로 아둔한 머리. 조필성과 친구들의 ‘덤 앤 더머’적 활극은 <거북이 달린다>의 정서를 대변한다.

그 촌스러움과 어벙함이 세련되게 구축된 캐릭터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영특한 코미디로 다가올 때의 쾌감은 쉽게 만날 수 없던 종류의 것이다. 신창원을 모티브로 한 송기태의 비현실적으로 뛰어난 싸움 실력과 평면적 캐릭터는 조필성 무리의 현실적이고 자연스러운 멍청함과 대비를 이뤄 웃음의 강도를 높여준다. 가장 커다란 공은 배우들에게 있다. <거북이 달린다>에 대한 기대치를 온전히 감당한 김윤석의 능수능란하고 아낌없는 활약은 예상을 뛰어 넘으며 커다란 몫을 해낸다. 최근 브라운관에서도 종횡무진하고 있는 신정근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이들을 비롯해 개성 강한 조연들의 탄탄한 뒷받침이 잘 짜인 상황극이자 출중한 캐릭터 코미디 한 편을 탄생시켰다. 정미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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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을 것 같은데...
    몸이 불편해서...아...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자주 놀러 올께요 가끔 제블로그에도 와주세요 ^^

    2009/06/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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