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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도 '대기업 프렌들리?'

ESSAY ON 2009/06/21 17:55 Posted by 농촌총각

19일 오전 영진위에서 뉴스레터 하나가 날아왔다. 제목은 ‘영진위 CGV-롯데-메가박스와 업무제휴협약체결’. 와우! 한국영화계의 거물들과 업무제휴협약체결을 했다니 ‘스크린 독과점 해소나 공정거래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클릭과 동시에 실망감 밀려왔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강한섭, 이하 영진위)는 17일 홍릉 영진위 본사에서 "다양성영화 상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제휴" 내용으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와 업무제휴협약을 체결했다.”

예술영화전용관이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 '예술영화전용관(아트플러스 시네마네트워크) 협력극장'을 지정하고, 다양성영화 배급 및 상영 활성화를 위한 각종 협력사업을 함께 추진할 예정이라는 게 그 내용이다. 여기에 “전국 2개 극장으로 시작하여 올해 27개 극장(29개 스크린)으로 확대된 예술영화전용관 운영 지원사업은 이번 업무협약체결을 통해 다양성 영화가 보다 안정적으로 개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며, 관객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는 훈훈한 마무리 멘트로 대미를 장식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새롭지도 훈훈하지도 않다. 아트플러스 사업을 시작한 건 2개 상영관으로 문을 연 2002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0개 상영관을 구축한 2003년, 그리고 대기업 멀티플렉스 극장이 협력극장으로 들어온 것은 2006년이다. 그리고 3기 위원회(위원장 안정숙) 마지막 해인 2008년, 상영관은 30개로 확대됐다. 그런데 갑자기 같은 내용을 ‘다양성영화 상영 활성화를 위한 업무제휴’라며 발표한 이유를 모르겠다. 더욱이 “전국 2개 극장으로 시작하여 올해 27개 극장(29개 스크린)으로 확대된”이란 시기를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표현에서 ‘뽐내기’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 

내용만 보자면 분명 좋은 사업이다. 다양한 영화의 상영 공간을 늘린다는데 나쁠 게 뭐 있겠나.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요즘 한국영화계가 CGV,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우리 동네 바보 형도 안다. 그런 대기업들과 맺은 협약이라는 게, 한국영화의 위기설이 만연한 지금, ‘고작(?) 이것’인 건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제작-투자 등 영화인들은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고,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논란이 관객들 사이에서도 질리도록 나왔는데 거기에 대한 얘기는 없다.

강한섭 위원장이 수장으로 취임할 때 크게 기대한 바가 있다(물론 우려도 있었다). 그는 ‘<괴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있을 무렵 MBC <100분 토론>에 나와 핏대를 세우며 스크린 독과점을 문제 삼았다. 그런데 취임 1년이 지나도 거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그렇다고 스크린 독과점이 없어졌느냐.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CJ엔터테인먼트 배급)이 개봉하는 25일, 그리고 다음 주인 7월 2일 개봉 영화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상기해보자. 영화판에서 잔뼈가 굵은 셈 밝은 영화업자들이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을 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스크린 독과점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이벤트’는 그다지 훈훈하지 않다. 안효원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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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zinsayascope.com BlogIcon 진사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과점 문제는 참...... 여러 모로 씁쓸함을 자아내는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2009/06/2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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