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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에 대항하는 신세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차고 넘친다. 고대 그리스 때도 ‘요즘 젊은 것들은’이라는 말이 만연했다는 것만 봐도 전통이라는 굳건한 가치에 반발하는 젊은이의 존재란 곧 인류의 역사이자 숙명과도 같아 보인다. 때문에 변화를 갈구하는 젊은 세대와 전통을 앞세워 이들의 욕망을 억누르는 기성세대간의 마찰 역시 필연적일 수밖에. 어른들은 설득이나 타협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힘과 권력으로 굴종을 강요하기 일쑤였고, 이에 맞서는 청년들은 이 불가해한 강요에 반발하며 자신들의 욕망을 더욱 단단히 합리화하곤 했다. 그리고 이 신구세대(혹은 보수와 진보)간 갈등은 한 가정에서부터 국가 단위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었지만 그 모습만큼은 대체로 불유쾌한 불화로 굳어졌던 게 사실이다. 이 갈등에는 당연하다는 듯 희생이 뒤따라야 했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끝도 없이 계속되는 반목의 순간들은 때때로 양측 모두의 파국을 의미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바가지 머리에 반발하는 시골 아이들의 반항기 <요시노 이발관> 역시 이 뿌리 깊은 갈등의 맥락을 고스란히 계승하는 영화다. 다만 여기에는 단 한 줌의 희생도 파국도 담겨있지 않을 뿐. 오기가미 나오코 세계에서 이뤄지는 갈등이란 기어코 이런 모습이라는 듯 바가지 머리를 해야 한다는 근원을 알 수 없는 마을 전통에 반기를 드는 소년들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상쾌하다. 순박한 시골 아이들이 도시에서 온 금발의 전학생에게 느낀 동경이 이 거스를 수 없는 권위에 반항케 하는 결정적 촉매제가 되는 것만 해도 그렇다. 촌스러운 바가지 머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남자 아이들에게 멋들어진 염색 머리로 여자애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 그 녀석의 존재는 실로 ‘혁명’의 계기가 되기 부족함이 없다.

요시노 이발관에서 찍어내듯 바가지 머리를 유지해야 했던 아이들은 비로소 저항한다. 그러나 이 저항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전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아이들의 아이들다운 치기와 사랑스러운 성장통의 산물일 따름이다. 바가지 머리의 신봉자이자 영화 속 아이들의 거대한 대항마인 요시노 이발관의 이발사 요시노(모타이 마사코) 역시 사악한 절대악이 아닌 것 또한 너무나 당연하다. 자애롭고 따뜻한 그의 이발소는 악의 근원지라기보다는 아이들의 놀이터일 뿐이며 요시노는 언제까지고 이런 아이들에게 과자 봉지를 던져주는 친절한 아줌마일 뿐이다.


모타이 마사코

<요시노 이발관>은 <카모메 식당>(2006)과 <안경>(2007)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다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04년작이다. 현대인이나 도시인의 생활방식과는 저 멀리 떨어진 곳에 둥지를 틀고 이렇다 할 갈등도 없이 그저 느긋하고 평안한 삶을 전달하는 그의 영화는 언제나 맵지도 짜지도 달지도 쓰지도 않다. 물론 기름기까지 쏙 뺀 다음 그저 담백한 맛으로 승부하려는 특유의 요리법은 <요시노 이발관>에도 오롯이 담겨 있다. 비록 <카모메 식당>과 <안경>에 비한다면 서사나 위트 면에 상당한 조미를 가해 대중영화의 냄새를 물씬 풍기고 있지만 이 역시 오기가미표 천연조미료에 가깝다. 어느새 오기가미 나오코 영화의 주축이자 상징을 담당하게 된 모타이 마사코가 이발사 요시노로 출연해 아이들과 대치하는 전통의 대리자로 분한 것 역시 마찬가지다. <카모메 식당>과 <안경>을 거치며 오기가미 영화의 풍경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자리한 모타이 마사코의 잔잔하고 위트 넘치는 기운은 이 시골 이발관으로부터 유유히 흘러나왔던 것이다.


바가지 머리를 한 소년들이 들판에 서서 ‘할렐루야’를 부르며 토지신을 다스리는 이 뜻 모를 ‘다국적 전통’, 그리고 이에 대항하는 아이들의 기분 좋은 반항기가 담고 있는 함의는 실로 거대하다. 하지만 권력과 권위에 대항하면서도 생채기 하나 없는 담백한 성장기를 구축하는 <요시노 이발관>은 이제껏 오기가미 나오코가 선사했던 특별한 색채를 그대로 유지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웃음으로 일궈내는 아이들의 유쾌한 반란은 그의 남다른 기반을 더욱 굳게 다진다. 강상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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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시노 이발관’, 바가지 머리의 반란!

    Tracked from 영화리뷰전문 무비조이  삭제

    <카모메 식당>(2006년)은 일본영화지만 특별한 작품이었다. 만약 누군가 “나”에게 일본 영화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나오는 영화중에 한편이 <카모메 식당>이다. 이 작품이 “나”에게 남긴 기억이 그만큼 특별하다. 만약 이 작품을 보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남은 관객들이라면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이름은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2009/06/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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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소개 프로에서 보니..
    학창시절 가위 들고 쫓아다니던 학생부 선생님들이 생각나는건...저 뿐일까요? ^^:;

    2009/06/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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