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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그 미 투 헬>

<드래그 미 투 헬>은 깔끔하고 산뜻한 호러영화다. 여러 이유 중에서 주연 알리슨 로먼의 역할이 컸다. 시골 출신의 뚱녀였던 과거를 극복하고 대도시 금융계에서 성공하고 싶은 크리스틴은 결단력이 부족하고 남에게 쓴 소리도 잘 못하는 소심한 여자다. 가운데로 약간 몰린 커다란 눈과 왜소한 체격의 이 동안(童顔) 여자는 남들, 특히 직장의 남자들로 하여금 무시를 유발한다. 남자친구도 그녀를 애기 다루듯 한다. 그런 그녀가 팀장 자리를 놓고 승진에 대한 야욕에 사로잡힌다. 불안하고 연약한 크리스틴은 불쌍한 노파의 무리한 대출 연장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무시한 악마의 저주에 걸린다.

대출 연장 한 번 안 해줬다고 저주를 받다니, 이거 너무한 거 아닌가 싶다. 그런데 영화는 크리스틴의 억울함을 위로하며 벌벌 떨기보다는 그 상황을 즐기게 만든다. 그것은 <드래그 미 투 헬>이 금발 미녀가 비명을 지르며 악마에게 당하는 것으로 공포를 선사하는 전형성에서 약간 빗겨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굴러 들어온 능구렁이 같은 동료는 승진에 걸림돌을 자처하고, 잘난 애인의 엄마는 촌뜨기라 깔보며 연애에 태클을 건다. 크리스틴의 억눌린 분노는 악마의 저주를 계기로 폭발한다. 사근사근하고 만만해보였던 그녀가 신경질을 내고 욕을 해대기에 이른다. 통쾌하게.

크리스틴은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겪지만 그럴수록 더 강해진다. 영화는 그녀를 저주에 걸려 몸부림치는 가여운 존재로만 비추는 게 아니라 저주를 풀려고 맞서는 용기를 심어준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절대 여전사가 아니다. 두려움과 광기의 양면을 지닌 인간이다. 여기서 알리슨 로먼은 저주에 걸려 서서히 변해가는 크리스틴을 신명나게 연기한다. 죽은 노파의 무덤을 파헤쳐 시체의 입 속에 단추(라고 믿고 있는 것)를 쑤셔 넣고는 미친 듯이 웃을 때의 그 분열적인 표정은 소름끼치는 쾌감을 선사한다.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불안한 눈동자와 여리고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색다른 강단을 지닌 여자. 극도의 재미를 선사하는 상쾌한 호러영화로서 박수 받고 있는 <드래그 미 투 헬>을 통해 알리슨 로먼은 비로소 자신의 존재를 한국 관객에게 완벽히 각인시킨 듯 보인다.


<매치스틱 맨>

<플리카>


TV 아역으로 시작해 25년 째 배우로 활동 중인 알리슨 로먼이 국내에 알려진 건 <매치스틱 맨>(2003)부터일 것이다. 로먼은 이 영화에서 20대 중반의 나이에 무려 14살짜리 소녀를 연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작은 키와 볼륨 없는 몸매, 무엇보다 놀라울 정도의 ‘초동안’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로먼이 실제 나이보다 10살 이상이나 어린 소녀로 분해 관객을 깜빡 속일 수 있었던 건 단지 동안을 넘어 10대의 순수함과 해맑음을 표현해내지 못하고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알리슨 로먼은 그로부터 3년이 더 흐른 뒤에도 <플리카>(2006)를 통해 야생마 플리카와 우정을 쌓아가는 16세 시골 소녀로 다시 한 번 초동안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로먼은 여자라면 누구나 부러워 할 어려 보이는 외모를 지녔지만 솔직히 배우치고는 예쁘다고 할 수 없는 얼굴이다. 그러나 꿈꾸는 듯한 깊은 눈매와 사연이 담긴 듯한 미소는 분명 흔하지 않은 매력을 뽐낸다. 그리고 그것은 판타지에서 빛난다. <빅 피쉬>(2003)에서 알리슨 로먼은 주인공 에드워드의 운명적 연인 산드라로 출연해 주위의 모든 것을 일순 정지시켜버릴 정도로 동화적인 아름다움을 발휘했다. 평범한 외모는 캐릭터에 완전히 흡수되어 천의 얼굴을 지닌 배우로서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매치스틱 맨>과 <빅 피쉬>는 비슷한 시기에 발표됐지만, 그녀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을 알아챈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로먼은 ‘천의 얼굴’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빅 피쉬>

<스위트 룸>


그녀의 변신은 <스위트 룸>(2005)에서 제대로 조명을 받았다. 여기서 알리슨 로먼은 유명한 스타의 스위트룸에서 살해된 여자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위험한 취재를 감행하는 기자 카렌 오코너를 연기한다.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스타의 진실을 알고 싶은 카렌의 무모한 용기를 통해 알리슨 로먼은 외유내강의 카리스마를 드러낸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추악함을 파헤친 에로틱하고 퇴폐적인 스릴러 영화는 점차 몽환적으로 변해간다. 카렌은 진실에 다가갈수록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충돌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고, 여기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로먼은 영화에 판타스틱한 기운을 불어 넣는다.

아무리 섹시하고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알리슨 로먼에게선 ‘소녀다움’이 묻어난다. <내가 찍은 그녀는 최고의 슈퍼스타>(2006)에서도 그 소녀다움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로먼이 연기한 카르마는 최고의 팝 스타다. 카르마는 섹시 팝 스타로서 커다란 인기를 얻고 있지만 파파라치에게 시달리며 괴로워하고, 가족과 연을 끊은 채 호텔을 전전하며 매니저를 가족 삼아 외롭게 살아간다. 그러다가 홈리스 출신의 파파라치와 사랑에 빠진다. 카르마는 일반적으로 화려한 스타로서의 도도함과 팜프파탈로 묘사되기 쉽지만, 알리슨 로먼 덕분에 귀엽고 정감 가는 인물이 됐다. ‘섹시 팝 스타’로서 노출 많은 의상을 입고 등장하지만 별로 섹시해 보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내가 찍은 그녀는 최고의 슈퍼스타>

알리슨 로먼은 뛰어나게 예쁘지도, 그렇다고 섹시하지도, 무지 강렬한 외모를 지니지도 않았다. 이럴 경우 스위트한 외모를 살려 기획성 강한 로맨틱 코미디의 소모적인 주인공이 되기 싶다. 하지만 그녀는 판타지와 미스터리, 블랙 코미디, 호러라는 대중이 환영하는 영화에서 약간 빗겨난 상업영화 위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할리우드 여배우라면 으레 찍히는 파파라치 사진도 거의 없고, 타블로이드의 주목에서도 멀리 떨어져 있는 알리슨 로먼은 스타이기보다 배우다. 활동 기간에 비해 출연작도 많지 않을뿐더러 그조차 한국에선 대부분 흥행과 무관한 영화였고, 그 중에서 <플리카> <우리가 불 속에서 잃어버린 것들>은 DVD로만 출시됐다. 알리슨 로먼의 조심스런 신작은 9월 개봉될 <게이머>다. 여기서 그녀는 SF 장르로 또 다시 변신을 해 보인다. 정미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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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월풍도원(月風道院) - Delight on the Simple Life.  삭제

    이미지출처 : akdong2k.tistory.com 할리베리와 베네치오 델 토로 주연의 잔잔한 드라마이다. 이 영화에 임팩트는 없다. 한 가정의 가장의 죽음으로 일어나는 상황들에 대해서 잘 묘사해주고 있다. 별 특별한 소재나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보는 내내 몰입해서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등장인물들은 어떠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심리를 잘 투영해서 보여주었다. 특히 베네치오 델토로(이 영화에서 처음 봤는데, 정말 매력적이라..

    2010/07/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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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ungryan.tistory.com BlogIcon 구름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배우 79년 생이죠? <매치스틱 맨> 보고나서 예쁘진 않지만 묘한 매력에
    프로필을 찾아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

    2009/06/30 19:51
    • Favicon of http://film-on.kr BlogIcon 정미래  수정/삭제

      네, IMDb(www.imdb.com)에 1979년 9월 18일생이라고 써있네요.ㅎ <매치스틱 맨> 보고 저도 깜놀했습니다

      2009/06/30 21:13
  2. 모자  수정/삭제  댓글쓰기

    빅피쉬에서 아담한 색시가 가장 안전빵. 스위트룸에서 복수와 노출의 스릴러 여주인공이 최악. 드래그 미 투 헬은 워낙 샘 레이미의 연출력이 빛을 발한 영화라 이 동안 아가씨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이보다도 크리스틴에서 부르마로 추락한 에미 로섬이 안습;

    2009/07/01 09:37
  3. bestdrea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나랑 동갑이네...

    그건그렇고, 저도 '드래그 미 투 헬' 광고만 보고 '이 할머니 이거 미친거 아이가, 집이 은행에 넘어갈 정도면 그 동안 자기 괴롭힌 사람이 한둘이 아닐텐데 엄한 은행원가꼬 지랄이고 지랄이' 이랬는데 포인트는 그게 아니었군요. 급 영화 보고싶단 생각이 드네요...

    2009/07/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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