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메가박스 코엑스점 관람 요금 인상을 시작으로 시너스, 롯데시네마 등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의 요금 인상이 잇따랐다. 또 7월 3일 국내 최대 체인망을 갖고 있는 CGV가 요금 인상에 동참하며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극장들의 논리는 이렇다. 애초 국내 극장 요금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현저히 싼 편이었고, 그동안의 물가 상승조차 반영하지 않았으며, 극장 시설에 대한 투자로 말미암아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요금 인상’이 아닌 ‘정상화’라는 게 그 논리다.
극장들의 이런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 매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입장에서야 1천 원이 오른 게 유쾌할 리 없겠지만, 조금만 넓은 마음으로 보자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관객이 받아들이는 데서 끝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관객이 극장 요금 인상을 받아들인다고 했을 때 관객들의 볼 권리 또한 함께 높아졌는가에 대한 문제다.
한 번 생각해 보자. 멀티플렉스 체인 극장의 증가로 스크린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우리는 보고 싶은 영화를 맘껏 볼 수 있는가? 아니다. 6월 개봉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국내 전체 스크린 2,100여 개 스크린 중 1,214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일부 스크린은 교차상영으로 인해 상영회수는 많지 않았겠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차지한 스크린은 전체 스크린 중 절반이 넘는다.
대형 멀티플렉스 체인일수록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CGV의 경우 보유 스크린 중 70% 이상을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으로 도배하면서 그 위풍당당한 위용을 자랑했다.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작품이니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가운데 관객의 ‘다른 영화를 볼 권리’는 어디로 간 걸까.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그동안 수없이 이뤄졌다. 하지만 극장과 필름을 쥐고 있는 배급사의 입김으로 논란은 언제나 쉽게 가라앉았다. 이제는 관객들이 직접 논란을 도마 위로 올려야할 때다.
영화 상영 전 광고도 따져봐야 한다. 극장을 갔을 때 광고 때문에 영화가 10분 이상 늦게 시작한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을 거다. 뭐, 그동안은 극장이 어렵다니까 넓은 마음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예고도 없이 극장 요금을 인상한 상황에서 아량을 베풀고 싶지 않다. 1천 원을 더 내고 광고를 보고 싶지는 않다는 거다. 관객의 소중한 시간도 보상받아야 하지 않을까. 물론 세상일을 단순히 ‘Give and Take’로 환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는 극장 생각대로 극장 문화가 왜곡되는 걸 조용히 지켜보고 싶지는 않다.
이 중요한 시기에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 사퇴
지금까지 관객의 입장에서 극장 요금 인상에 대해 생각해봤다. 하지만 극장 요금 인상은 단순히 극장과 관객 양자 사이의 문제만은 아니다. 극장 요금 인상은 극장 수입을 배분하는 투자사, 제작사, 배급사의 문제기도 하다. 만약 극장 요금 인상으로 인해 전체 관객이 줄어 수입이 줄어든다면 투자, 제작, 배급사는 어디에서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 더욱이 외국영화(대부분 미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한국영화계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한국영화계 단체들은 극장을 상대로 부율(수익 배분 비율) 조정을 꾸준히 요구했다. 하지만 극장들은 논의를 뒷전으로 미뤘다. 더욱이 스크린 독과점 심화로 미국 블록버스터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상영 기회조차 없는 중소 규모의 영화들의 피해는 더욱 커졌다.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영화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우루과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아빠의 화장실>은 국내에서 달랑 1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나 다양성이 존중되는 극장문화가 발전할 수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지금 상황은 미래 한국영화 문화를 위해 수많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부율 문제는 물론 중소 규모 영화의 상영 기회 확보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그런데 이 중요한 시기에 한국 영화정책을 담당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위원장의 자리가 비어있다. 강한섭 영진위 위원장이 제출한 사표가 7월 2일 수리되면서 강 위원장이 자리를 뜬 것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얼마 전 발표된 공공기관 평가에서 영진위가 최하위를 기록했고, 강 위원장이 책임을 지기 위해 사퇴를 했다’고 밝혔다. 취임 1년 만에 사퇴다.
잠시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자면, 강한섭 위원장은 그동안 영화계와 관계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먼저 강 위원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기 위원회에 ‘마이너스 점수’를 주면서 날을 세웠다. 또 각종 공식 자리에서 ‘잃어버린 10년’ 등의 발언으로 그동안의 영진위의 활동의 의미를 부정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정책과 비전은 있었는가. 그 또한 쉽게 긍정할 수 없다. 지난 5월 ‘영화진흥정책 발표 및 영화산업 상생협약 선언’을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또 영화진흥정책의 경우 3기 영진위가 구상한 것과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영진위 내부에서도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까.
극장문화에 대한 모든 이의 관심이 필요하다
여기서 강 위원장의 공과를 평가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이 중요한 시기에 영진위 위원장의 자리가 공석이라는 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심상민 현 부위원장이 위원장 대행을 한다고는 하지만, 2개월 내에 새로운 위원장이 취임할 것을 예상해보면 심상민 위원장 대행의 역할은 현상 유지이지, 적극적인 정책 개발은 아니다. 그렇게 시간은 지나고, 극장 문화에 대해 논의할 시간도 ‘그냥’ 지나갈 수밖에 없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극장의 가격 인상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극장요금 인하보다도 극장 문화 개선 논의가 더욱 중요한 일 아닐까.
말이 나온 김에 새 영진위 위원장에 대해 한 마디만 더 하자. 강한섭 위원장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은 전 위원회의 활동을 모두 부정했다는 것이다. 물론 잘못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것은 안고 가는 것이 더욱 성숙한 지도자의 모습이다. 독립영화 정책을 일부 폐지해 서울독립영화제 기간 ‘당신이 독립영화 발전의 암초’라는 말을 듣고, 영화인들의 노력으로 지금껏 성장해온 시네마테크를 갑작스럽게 공모제로 바꿔 시네마테크의 존립을 뒤흔든 것은 그리 바람직한 판단은 아니었다. 누가 새 영진위 위원장 자리에 앉을지 모른다. 부디 이전 영진위의 선택과 노력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길 바란다. 안효원 기자(FILMON)
메가박스에 이어 CGV도 요금 인상을 공지했다. 바로 7월 3일부터니, 내일부터인 것이다. 이러한 요금 인상은 평일에 7000원 하던 요금이 8000원이 되고, 금~일 및 공휴일에 내던 8000원의 요금은 9000원으로 오르게 되었다. 심지어 4000원 하던 조조할인조차 5000원의 요금을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솔직히 요금을 올린다고 말하는 그들의 이유를 전혀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공공요금이나 물가들이 다 오르는 판국에 그들이라고 안 오를..
님의 말이 모두 맞습니다. 영화 안보기 운동을 하고 싶을정도로
님의 글에 모두 공감합니다. 무료주차시간은 3시간으로 정해 놓고
영화시간에 광고시간까지 하면 3시간이 넘을때가 종종있는데 그때마다
열통터져요~요금인상할거면 광고는 사라져야 한다고 저도 한표를 드리고 갑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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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말이 모두 맞습니다. 영화 안보기 운동을 하고 싶을정도로
2009/07/06 10:44님의 글에 모두 공감합니다. 무료주차시간은 3시간으로 정해 놓고
영화시간에 광고시간까지 하면 3시간이 넘을때가 종종있는데 그때마다
열통터져요~요금인상할거면 광고는 사라져야 한다고 저도 한표를 드리고 갑니다.~^^
힘내세요~^^
계속 이 문제에 대해 주의해오고 있는데 같은 의견 가지신 분이 글을 올려주셔서 기쁩니다. 트랙백 걸고 가요~
2009/07/06 10:57블록버스터 뜰 때마다 한 영화로 온 상영관을 도배하는 행태를 볼 때마다 이게 무슨 '멀티플렉스'인가 싶어요. 관객의 선택권도 보장되고 독립영화들의 상영권도 제도적으로 보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9/07/06 11:37저도 동감입니다. 자주 영화관을 찾는 이들은(그중에 제가 포함) 많은 손해를 보죠..ㅠ.ㅠ 정말 이런것이 오히려 더 불법다운로드를 증가시키는것 같습니다.
2009/07/06 18:54정말 광고 때문에 영화가 늦게 시작하는 건 봐 주기 힘들더군요 -_ㅠ);
2009/07/06 21:39고지를 했으면 제 시각에 틀어야지 왠 광고에 몇 분을 소비하는지...
정말 대형배급사들의 독과점 문제점이 큽니다!!!!
2009/07/07 14:54동시간대에 볼수있는 영화를 선택할수가 없어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