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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도 어느덧 방년 16세, 호그와트 마법학교 6학년이 됐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6편,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이하 <혼혈 왕자>)는 시리즈의 전통을 따라 열여섯 살이 된 해리가 새 학년을 맞아 호그와트 마법 학교로 돌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뒤를 이어 익숙한 장면이 차례로 등장한다. 흥분이 감도는 입학식, 신기한 마법 수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퀴디치 경기……. 그러나 <혼혈 왕자>의 주안점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익숙한 재미를 되풀이하는 데 있지 않다.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이하 <죽음의 성물>)을 남겨둔 상황에서—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는 원작 소설의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을 총 2부로 나누어 제작하고 있다. 1편은 2010년에, 2편은 2011년에 개봉한다—<혼혈 왕자>는 해리와 볼드모트(랄프 파인즈)의 대결이 드디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잔뜩 어깨를 움츠린다. 

그에 따라 긴장은 배가 되고 웃음은 반이 됐다. 지금까지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입학식과 마법 수업, 퀴디치 경기는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었다. 그 같은 장면을 통해 ‘마법 세계’, 그중에서도 ‘마법 학교’를 그리는 판타지영화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과 진기한 볼거리를 마음껏 뽐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혼혈 왕자>는 입학식과 마법 수업, 퀴디치 경기의 흥분과 재미를 전면에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에 영화는 이팔청춘들 사이에 오가는 사랑의 감정과 운명의 대결을 앞둔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데 온 힘을 기울인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해리와 덤블도어(마이클 갬본)에게 닥치는 위기와 두 사람의 활약을 그리는 사이사이 해리와 지니(보니 라이트),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의 로맨스를 통해 세세하고 아기자기한 사건과 정서를 더하고 있다. 볼드모트가 나타났다는 소식에 흉흉한 마법 세계. 마법 세계를 가득 메운 불안과 위기감을 묘사하기 위해 영화는 그 어느 때보다 스크린을 어둡고 음울하게 물들인다. 볼드모트가 말포이(톰 펠튼)를 시켜 덤블도어를 죽이려 하는 가운데 해리와 덤블도어는 슬러그혼(짐 브로드벤트)이 숨기고 있는, 볼드모트와 관련된 중요한 기억을 캐내기 위해 애쓴다.

한편 <혼혈 왕자>에 이르러 해리와 지니, 론과 헤르미온느의 사랑은 본격적으로 무르익기 시작한다. 론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끼는 헤르미온느. 해리와 지니까지 헤르미온느의 마음을 눈치 채지만 정작 론 자신은 헤르미온느의 감정을 읽지 못한다. 첫사랑 초 챙(케이티 렁)과 헤어진 해리와 예전부터 해리를 좋아했던 지니는 마침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간다.


사랑에 눈뜨는 동시에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해리. <혼혈 왕자>는 그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작품이다. 해리가 귀여운 꼬마 마법사의 얼굴을 뒤로 하고 볼드모트를 물리칠 자로 ‘선택된’ 자신의 운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해리의 변화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판타지에서 성장 드라마로, 이야기의 발단에서 절정으로 옮겨가는 중에 빚어지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겉으로 볼 때 그러한 변화는 시리즈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 놀라운 볼거리, 해맑은 동심을 어두운 화면, 복잡한 심리적 갈등, 진지한 고민으로 바꾸어 놓았다. 영화는 처음부터 그 점을 확실히 한다. 현실 세계 역시 동화적으로 묘사하던 전편들과 달리 <혼혈 왕자>는 현실 세계, 즉 영국의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은색의 고층 건물, 세련된 차림을 한 직장인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 등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현대의 장면’을 만나는 기분이 색다르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느냐, 마음에 들지 않느냐는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 특유의 경쾌한 분위기와 볼거리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변화에 초점을 맞춘 이번 영화에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혼혈 왕자>는 <죽음의 성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데 충실한 영화다. 일주일만 기다리면 다음에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는 미니시리즈 TV 드라마가 아닌 이상 해리의 ‘다음’을 보기 위해서는 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 <혼혈 왕자>의 결말에서 해리와 그 일행은 전편과 달리 어떠한 성취감도 맛보지 못한 채 더 큰 위기를 맞이한다. 그 속에는 앞으로 더 큰 위기가 닥치리라는 불안과 슬픔의 감정만 있을 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은 없다. 짜릿한 승리감과 긴장의 빈자리를 해리와 지니의 심심한 입맞춤이 주는 여운으로 대신한 채 1년을 버티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 같다. 장성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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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리포터와 혼혈왕자-시동만 걸다가 끝났다.

    Tracked from pa.ra.ma  삭제

    영화와 관련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출처는 알라딘 영화입니다. 본 이미지와 관련한 권리는 '워너브러더스 픽쳐스'에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팬들을 확보해놓은 해리포터 시리즈. 그리고 마지막 대 단원을 준비하는 듯한 해리포터 혼혈왕자 편을 보고왔다. 사실 소설은 읽은 적이 없는 필자로서 영화 자체만으로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물론 영화와 소설을 같이 본 이들의 평가는 어떠했는지 보면서 영화 리뷰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되..

    2009/07/18 14:15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log.daum.net/moneyball BlogIcon 배리본즈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학이 되고 하니...해리포터가 나오네요....트랜스포머 보고나니 이번엔 해리포터를 봐야하는군요...^^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2009/07/18 15:24
  2. 지나가다  수정/삭제  댓글쓰기

    배우들이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버린 현 시점에서 이번 작품이 나머지를 묶은 마지막이 되기를 기대했는데.... 아쉽습니다. 거기에다 앞으로 2년이나 더 남았다니. ㅡㅡ;;;

    2009/07/18 17:57
  3. nana  수정/삭제  댓글쓰기

    솔직히 저도 이 영화 봤지만, 생각보다 너무 재미없게 봤습니다..
    뭐랄까;; 질질 끄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던것 같네요 ㅠ.ㅠ

    2009/07/19 06:01
  4. 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 해리포터를 보고 왔는데 저도 질질끄는 느낌은 많이 받았습니다만 저에겐 항상 그랬듯이 해리포터는 재미있더군요. 간간히 웃긴장면도 많고 긴장감을 주는 장면도 나와서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2009/07/19 12:57
  5. ㅇ..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되게 잘쓰신다 ㅎㅎ

    2009/07/19 13:57
    • Favicon of http://whispersweetnothings.tistory.com BlogIcon 이실직고  수정/삭제

      많은 분들이 기사 내용에 공감해주셔서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기사로 보답해 드려야 할 텐데!^-^

      2009/07/19 16:17
  6. 지구는별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하는 말이네요. 주위 사람들이 이번 편이 되게 재미없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나름대로 괜찮았거든요. 저도 <혼혈왕자>가 <죽음의 성물>로 가는 준비과정?
    그 토대를 미리 닦아 놓았다고 생각했어요. 해리포터가 단지 스펙타클한 볼거리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본작품도 잘 재현해내고 보다 작품성있게 가는 것 같아 좋고 기대됩니다.

    2009/11/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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