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를 들춰 맨 영화의 어깨는 가볍다. 디지털영화는 넉넉지 않은 호주머니도 개의치 않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디지털만큼이나 젊은 영화제 ‘시네마디지털서울 2009’(이하 CinDi 2009)는 이러한 디지털영화의 성장과 가능성, 그 만개한 흐름 위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여름축제를 준비 중이다.
7월 21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진행된 CinDi 2009 상영작 발표 공식 기자회견은 오로지 영화제 프로그램 라인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세운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CinDi 2009 소개를 맡은 정성일, 박기용 공동집행위원장과 김준양, 신은실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는 오는 8월 19일부터 25일까지 총 7일간 CGV압구정에서 상영될 17개국 92편의 영화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아울러 영화제 특징을 전달하며 이 젊은 영화제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다.
물론 CinDi 2009는 영화광이나 영화학도만을 위한 영화제가 아니다. 정성일 공동집행위원장은 CinDi 2009가 “생각하는 영화제, 대화하는 영화제, 질문하는 영화제”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관객과 함께하는 “경쾌한 영화제”의 색깔을 분명히 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CinDi 2009, 압구정만의 축제가 아닌 디지털영화의 향연이자 구름판이 되어 진정으로 만개하길 바란다. 강상준 기자(FILMON)
CinDi 2009 키워드 6
키워드 하나. 경쟁작 전편 D-Cinema 상영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개막작 <스프링 피버>를 포함해 CinDi 2009 장편경쟁 부문에 출품한 15개 상영작 전편은 필름이나 테이프가 아닌 파일 전송을 이용한 ‘D-Cinema 방식’으로 상영된다. 이는 상영 횟수에 따른 물리적 마모와는 무관할 D-Cinema만의 실질적 장점에 더해 디지털영화만의 특성을 십분 부각시키려는 CinDi 2009만의 외형적 특성이기도 하다.
키워드 둘. DIY!, ‘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의 트레일러
록밴드 언니네 이발관의 보컬 이석원이 연출한 1분짜리 트레일러는 스크린에 영사되는 영화 속 배우와 이를 지켜보는 관객이 서로 가위바위보를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관객과 게임을 하고자 하는 영화제의 성격을 단숨에 드러내는 예고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성일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석원 ‘감독’의 데뷔작을 향해 “데이빗 린치의 <로스트 하이웨이>와 왕가위의 <아비정전>의 끝부분을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그러나 정작 이석원은 “좋아하는 영화만 50번, 100번 보는 스타일”로 “<로스트 하이웨이>나 <아비정전>도 못 봤다”고. CinDi는 2007년 1회 때는 소설가 김영하를, 2008년 2회 영화제 때는 뮤지션 이상은이 연출한 트레일러를 내세우며 누구나 만들 수 있다는 디지털영화의 특성을 계속 부각시켜왔다.
키워드 셋. 디지털영화 어디까지 왔는가, ‘CinDi 익스트림’
영상과 영화의 최첨단 경향을 소개하는 섹션 ‘CinDi 익스트림’이 올해에는 혁신의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퀘이 형제의 <완추트 성의 괴인 얀 포토츠키>는 19세기 유럽 판타지 문학인 <사라고사에서 발견된 원고>의 작가 얀 포토츠키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완추트 성을 무대삼아 다채로운 영화적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독특한 촬영과 편집기법으로 ‘살아있는 박물관’을 실체화한다. 오시이 마모루가 제작에 참여한 고이케 고지 감독의 <도쿄 몬스터>는 애니메이션과 실사를 혼합한 다큐멘터리로 대도시 도쿄의 풍경을 근미래 SF스타일로 그려낸다. 가장 혁신적인 무언가를 원한다면 ‘CinDi 익스트림’을.
키워드 넷. 한국디지털영화가 걸어온 길, ‘00/09: 21세기 한국디지털영화전’
바야흐로 21세기가 시작된 지도 10년. 21세기의 10년 동안 한국디지털영화의 현주소를 되짚는 ‘00/09: 21세기 한국디지털영화전’은 대표적인 디지털영화를 통해 한국디지털영화의 방향과 성과를 제시한다. 박진표의 <죽어도 좋아>, 김동원의 <송환>, 신재인의 <신성일의 행방불명>, 윤종찬의 <나는 행복합니다>, 봉준호의 <인플루엔자>, 류승완의 <남자니까 아시잖아요>, 정지우의 <배낭을 멘 소년>, 연상호의 <지옥 part 01> 등 총 22편이 한국디지털영화의 과거, 현재, 미래 지형도를 구축할 예정이다.
키워드 다섯. 잠을 잊은 그대에게, ‘CinDi 올나잇’
강철 같은 체력으로 진공의 밤을 불태울 열혈 관객 전용 밤샘상영 ‘CinDi 올나잇’. 올해는 오시이 마모루 등 5명의 감독이 참여한 총기액션 옴니버스 영화 <킬러즈>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 <스캐너 다클리>, ‘개구리 남자’ 가에루오토코의 패러디 플래시 애니메이션 <비밀결사 매의 발톱단 2: 나를 사랑한 흑오룡차>가 한여름 밤을 밝힐 결사대로 선정됐다. 여기에 하나 더, 본격적인 영화 상영에 앞서 어어부 프로젝트의 백현진과 영화음악가 방준석이 함께 하는 1시간 분량의 라이브 공연도 있을 예정이라고. 밤새는 그대에게 무한한 즐거움 있으라.
키워드 여섯. 2만 원의 행복, CinDi-holic
CinDi 2009의 일반상영작 관람가격은 5천 원. 그러나 CinDi-holic 카드를 발급받는다면 영화제 전 기간 내내 CinDi의 회원 게스트로서 하루 최대 4편씩 관람하며 보다 알뜰하고 살뜰한 영화제를 만끽할 수 있다. 2만 원의 회원제 ID카드이자 일종의 패키지 티켓인 CinDi-holic은 CinDi 2009 홈페이지(www.cindi.or.kr)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신청서 작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마감은 7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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