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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전설 같은 이야기. 어둡고 지저분한 필름 보관소를 정리하던 청소부는 낯익은 이름을 발견한다. 퀸(Queen)! 음 엘리자베스2세 대관식이라도 찍어놓은 건가? 여기는 극장용 35mm 필름밖에 없는 곳인데 말이야. 생소하고 야릇한 느낌의 필름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던 청소부는 오후 7시를 향한 시계를 보고 흠칫 놀라 서둘러 퇴근한다. 엘리자베스2세도 젊었을 적엔 미인이었지. 한 번 구경이라도 해봐야겠어. 내일 아침 일찍 나와서 영사실에 들러봐야지.

콰광(전자기타소리)~ 다음날 아침 영사실에서 흘러나온 화면은 대관식이 아니었다. 여왕이 나온 것은 맞았다. 4명의 여왕 프레디 머큐리, 브라이언 메이, 존 디콘, 로저 테일러가 거기 있었다. 30여 년간 숨겨져 있던 필름에는 록의 여왕, 오페라 록의 효시, 퀸의 1981년 몬트리올 라이브가 담겨 있었다. 퀸의 팬이었던 영사기사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전화기로 달려갔다.

“여기 퀸의 몬트리올 라이브가 35mm필름으로 있어요! 화질도 매우 양호합니다!”



2006년, 퀸의 1981년 몬트리올 공연실황을 녹화한 필름이 우연히 발견됐다. 무려 35mm. 극장개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말해야 할 것이 있다. <퀸 락 몬트리올>은 엄밀하게 말해 공연실황이다. 영화가 아니다. 다만 이례적으로 영화관에서 상영할 따름이다. 이게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모르겠다. 퀸의 팬들에겐 어떤 성스런 행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극영화를 생각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접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음악에 대해 무관심한 관객들이라면 <퀸 락 몬트리올>이란 제목이 ‘캐나다 몬트리올 지방의 여왕 바위’에 대한 자연 다큐멘터리 정도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퀸 락 몬트리올>은 공연실황으로서도 다소 뻣뻣한 편이다. 퀸은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고 90여분 가량을 전력질주 한다. 잠시 쉬어갈 법도 한데 비트는 좀처럼 멈추질 않는다. 그 흔한 ‘공연 멘트’도 인색한 편이다. 더구나 이 공연실황은 이미 1982년 <We Will Rock You: Queen Live in Concert>라는 이름의 공연실황 비디오로 발매된 적이 있으니 그리 신선할 것도 없다. 다시 말해 극장상영이 가능한 필름이 사라졌던 것뿐이지, 공연실황 영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소리. 퀸의 몬트리올 공연실황은 국내에서도 DVD가 발매된 지 수년이 지났으며, 작년에는 <Queen-Rock Montreal & Live Aid>라는 이름의 블루레이 버전이 출시됐을 정도다.


하지만 <퀸 락 몬트리올>의 개봉은 록 팬, 나아가 퀸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구석이 있다. 공연실황을 극장에서 본다는 것. 더구나 퀸처럼 더 이상 그 공연을 볼 수 없는 밴드의 전성기적 모습을 마치 공연처럼, 극장에서 본다는 사실이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더구나 700대의 컴퓨터, 700명의 인력이 동원된 복원작업 덕분에 영상은 이전에 없던 선명한 색감과 깨끗한 질감을 확보했으며, 모든 트랙을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한 음향은 명쾌한 고음과 강렬한 저음을 두루 짚어낸다(단 실제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음량에선 호불호가 갈리겠다).

이 공연이 있었던 1981년은 퀸의 새 앨범 <The Game>이 미국차트 1위에 등극하는 등, 욱일승천의 기세를 자랑하고 있던 때다. 또한 글램록의 시대에 결성돼 펑크록의 도전을 물리쳤던 그들이 체력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정점에 이른 시절이기도 하다. 때문에 25곡의 공연 레퍼토리는 어느 하나 뺄 것이 없을 만큼 출중하다. ‘Love of my life’ ‘Bohemian rhapsody’ ‘We are the champion’ ‘Another one bites the dust’까지 전반기 퀸의 명곡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프레디 머큐리가 열창하는 거대한 화면을 보고 있자면 실제공연장에 선 것 같은 전율이 온몸을 관통한다. 자, 그러니까 록의 아들들이여, 퀸의 딸들이여, 극장으로 모여라. 2009년 여름, 퀸이 서울에 왔다.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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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ww.zinsayascope.com BlogIcon 진사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 <로큰롤 인생> 때도 그랬지만... 이런 영화는 상영관에 편히 앉아서 볼 수 없지 말입니다 ㅠㅠ
    좌석이 한없이 또 좁게 느껴질 것 같아요;ㅅ;

    아.. 이거 간만에 씨너스이수 가야 되나요. 잘 봤습니다 :)

    2009/07/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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