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을 땐 우린 두려운 것이 없었다.’ 비단 준석과 동수만 그런 것은 아니다. 개인 연습을 끝내고 마침내 합주를 시작했을 때의 희열이란 각기 다른 악기들이 이뤄낸 단순한 화음 그 이상이니까. 그야말로 두려울 것이 없는 무적의 집단, 우리는 바로 ‘밴드’니까 말이다. 영화 속 밴드 역시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갔지만 밴드 구성원들의 갈등과 좌절과 성장에 줄기를 두고 음악을 피워낸 그 형태만큼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밴드 영화는 다양한 음악을 중심에 둔 채 불화와 갈등을 딛고 힘겨운 성장과 좌절의 이야기를 선사해왔다. ‘All for one, One for all’을 외치는 15편의 ‘밴드 무비’, 각기 다른 색을 과시하는 15개 밴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다.
<고고70> 2008 | 감독 최호 | 보컬 조승우, 기타 차승우, 베이스 김민규, 드럼 손경호
다소 생소한 소울밴드를 소재로 한 영화다. 소재는 생소하지만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고70>은 한국에서 소울을 시도한 최초의 밴드 ‘데블스’를 모델로 삼았다. 70년대 한국의 삼엄한 시대상 속에서 소울밴드로 성공하려는 음악인들의 열정이 역동적으로 그려진다. 공연장면은 모두 라이브를 곧바로 촬영, 녹음해 현장감을 살렸고 70년대 특유의 패션이나 분위기까지 살려 나무랄 데 없었다. 스타성이 있는 조승우, 신민아가 참여한데다 뛰어난 기타리스트 차승우까지 합세해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에선 이렇다 할 결과를 얻지 못했다. 자료조사도 풍부했고 촬영도 정성스러웠지만 원채 소울음악이란 것이 일반 관객들에게 낯설었던 까닭이다. 한국 70년대 소울음악에 대한 정밀한 기록으로서 손색이 없다. 유주하 기자
<댓 씽 유 두> 1996 | 감독 톰 행크스 | 보컬 기타 조나슨 스캐치, 기타 스티브 잔, 베이스 에단 엠브리, 드럼 톰 에버렛 스콧
비틀즈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아메리카에 혜성처럼 나타난 그룹이 있었으니, <댓 씽 유 두>의 ‘원더스’. 필라델피아 작은 마을의 록 밴드 원더스는 아마추어 음악 경연대회에 나가 ‘That thing you do’를 성공적으로 공연하고, 제작자 화이트(톰 행크스)를 만나면서 ‘전국구 스타’로 부상한다. 작품은 당시 유행하던 록 음악, 전국 투어 공연, 흑백 TV 앞에서 열광하는 소녀들, 그리고 반짝 성공한 밴드의 흥망성쇠 등을 스크린 속에 잘 펼쳐낸다. 드러머 가이 패터슨(톰 에버렛 스콧)의 가세로 발라드 곡이었었던 ‘That thing you do’가 흥겨운 록 음악으로 변신하는 경연대회 장면은 언제 봐도 신난다. 안효원 기자
<드림업> 2009 | 감독 토드 그라프 | 보컬 바네사 허진스, 기타 팀 조, 베이스 찰리 색스튼, 드럼 라이언 도너후
고교 록밴드 경진대회 ‘밴드슬램’을 둘러싼 10대 주인공들의 성장담이다. 얼핏 보기엔 그렇고 그런 10대 고교 학원물로 보이지만, 음악도 이야기도 비범한 구석이 있다. 주인공 윌(갤란 코넬)은 공부도 시원찮고 친구도 없지만 음악에 대해서 만큼은 전문가 부럽지 않은 수준. 윌의 지식을 바탕으로 구성되고 운영되는 밴드는 관객이 충분히 납득할 만한 발전상을 보여준다. 키보드, 색소폰, 트럼펫은 물론 첼로까지 첨가된 록음악을 적당히 매력적이면서도 록음악답게 만들어내는 작업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드림업>은 다채로운 악기구성이 어색하지 않게 록음악에 녹아드는 보기 드문 예를 보여준다. 고리타분해지기 십상인 성장담도 캐릭터간의 미묘한 분위기를 잘 활용해 신선한 느낌을 준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듯한 장면들 역시 최근 십대들의 감성과 잘 맞아 떨어진다. 아기자기하고 귀엽다고 해서 유치하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주하 기자
<디트로이트 메탈시티> 2008 | 감독 리 토시오 | 보컬,기타 마츠야마 켄이치, 베이스 호소다 요시히코, 드럼 아키야마 류지
기모노리 와카스키의 동명 원작 만화를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헤비메탈 하위 장르 중에서도 가장 마니아적인 데스메탈과 그 문화에 대한 뛰어난 이해를 바탕으로 음악 코미디를 시도한다. 주인공 네기시(마츠야마 켄이치)는 대중적이고 부드러운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지망생이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불행하게도 데스메탈에 있다는 것. 이런 정체성 혼란이 코미디의 주요 소재다. 네기시가 크라우저 2세로 분해 이끄는 데스메탈밴드 디트로이트 메탈시티의 극단적인 무대 퍼포먼스, 갈 데까지 간 가사들이 과격해지면 과격해질수록 웃음은 상쾌해진다. 전설적인 밴드 키스의 리더 진 시몬스가 카메오로 출연해 네기시와 세계 최고의 데스메탈밴드 자리를 놓고 배틀을 벌인다. 원작만화 특유의 민첩한 상황 변화나 코미디의 속도감이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영화가 불만족스럽다면 애니메이션판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유주하 기자
<록 스타>
2001 | 감독 스티븐 헤렉 | 보컬 마크 월버그, 기타 티모시 올리펀트, 닉 캐턴스, 베이스 브라이언 반데어 아크, 드럼 블래스 엘리아스
“Yeah~ Stand up and Shout” 비범한 목소리와 기타사운드가 흘러나온다. <록 스타>의 대표곡 ‘Stand up’에선 제대로 된 샤우팅창법과 제대로 된 피킹하모닉스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주인공 크리스 역을 맡은 왕년의 래퍼 마크 월버그는 극중 최고의 인기밴드 ‘스틸 드래곤’의 보컬이 되기 위해 두 명의 목소리를 빌렸다. 한국노래방 불멸의 히트곡 ‘She's gone’을 부른 스틸하트의 보컬 마이클 마트제비치가 날카로운 고음역대를, 그리고 잉베이 맘스틴 밴드의 보컬이었던 제프 스콧 소토가 거칠고 강렬한 중음역대를 맡았다. 그것도 모자라서 스틸 드래곤의 기타는 잭 와일드(오지 오스본), 드럼은 제이슨 본햄(레드 제플린의 드러머 존 본햄의 아들이자 역시 뛰어난 드러머다), 베이스는 제프 필슨(도켄)이 맡았으니 진짜로도 이만한 밴드는 드물다. 갑자기 성공한 풋내기 보컬리스트가 어려움을 겪고 자아를 회복한다는 줄거리는 다소 멍청하지만, 마크 월버그의 풋풋한 연기력과 쟁쟁한 연주자들의 카메오 출연, 그리고 수려한 음악이 이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헤비메탈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거의 유일한 영화. 유주하 기자
<린다 린다 린다> 2005 | 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 | 보컬 배두나, 기타 카시이 유우, 베이스 세키네 시오리, 드럼 마에다 아키
축제를 앞두고 한껏 들뜬 시바사키 고교. 케이(카시이 유우)는 손가락이 부러진 기타리스트를 대신해 자신이 기타를 치겠노라며 펑크밴드 ‘블루 하츠’의 음악을 선곡하고, 일본말조차 서툰 유학생 송(배두나)에게 우발적으로 보컬을 제의하며 뒤늦게 일을 벌인다. 축제 하루 전 순전히 오기로. 그러나 엉망진창 최초의 합주를 시작으로 한밤중 옥상에서의 한때와 새벽 연습실을 거친 이들의 노력은 축제의 3일간을 아련한 추억으로 멋지게 장식해낸다. 때문에 소나기에 흠뻑 젖어 겨우 무대에 당도한 네 명의 성공적인 공연보다 아름다운 건 축제기간 중 짝사랑이 오가는 풍경만큼이나 귀여운 무대 밖 크고 작은 이야기들. 영화는 밴드구성원의 캐릭터를 담백하게 부각시킨 가운데 학창시절 기억의 파편들을 밴드라는 이름 아래 합치시키며 아름다운 추억의 앨범을 만들어간다. 스매싱펌킨스의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가 음악을 맡아 스스로 추억을 가꾸는 이들의 이야기에 큰 힘을 더했다. 강상준 기자
<밴디트> 1997 | 감독 카차 본 가르니에 | 보컬 야스민 타바타바이, 기타 니콜레트 클레비츠, 키보드 유타 호프만, 드럼 카챠 리만
저마다의 사정으로 교도소에 수감된 4명의 여인이 밴드를 결성하고 자유를 향한 탈주를 감행한다는 내용. 네 명의 주인공 엠마(카챠 리만), 루나(야스민 타바타바이), 엔젤(니콜레트 클레비츠), 마리(유타 호프만)는 추행을 시도하는 경찰에게 저항하다가 우발적으로 탈옥을 결행하고 경찰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이들의 연주는 도주의 긴장감과 나란히 선 덕분에 강렬한 에너지가 넘실거린다. 적당히 건조하면서도 매력적인 멜로디의 록음악은 여자로서 탈주자로서 여러 가지 차별, 억압에 노출되는 그녀들의 삶을 표현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음악형식이다. 마지막 공연의 화려함도 인상적이지만 공연을 마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가는 마지막 장면은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보기 드문 명장면이다. <델마와 루이스>나 <내일을 향해 쏴라>에 버금간다. 유주하 기자
<소년 메리켄사쿠> 2008 | 감독 쿠도 칸쿠로 | 매니저 미야자키 아오이, 베이스 사토 고이치, 기타 키무라 유이치, 보컬 타구치 토모로우, 드럼 미야케 히로키
레코드사에서 신인을 발굴하던 칸나(미야자키 아오이)는 퇴사 직전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뉴욕 마라톤!”을 울부짖는 순도 100퍼센트의 펑크밴드 ‘소년 메리켄사쿠’를 발견한다. 말랑말랑한 일본음악계에 불러일으킬 파장을 단번에 알아본 레코드사측은 곧바로 칸나를 통해 이들과 접촉을 시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문제의 동영상은 무려 25년 전에 벌인 밴드해체 공연으로 이들은 이미 중년 메리켄사쿠가 되어 있나니. 통제 불가능한 멤버들을 모아 어찌저찌 전국투어를 감행하지만 베이스와 기타를 맡은 형제간의 오랜 불화, 금치산자나 다름없는 보컬로 인해 공연을 거듭할수록 이들의 앞길은 깜깜하기만 하다. 미야자키 아오이의 과장된 코믹 연기가 무리 없이 녹아드는 <소년 메리켄사쿠>는 멤버들의 화합, 밴드의 성장이라는 일반적인 밴드 무비의 노선을 과격 펑크밴드의 로드무비로 옮기며 쿠도 칸쿠로 특유의 밝은 분위기로 유쾌하게 치환해낸다. 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인기작 중 하나. 강상준 기자
<스윙걸즈> 2004 | 감독 야구치 시노부 | 테너색소폰 우에노 주리, 트럼펫 칸지야 시호리, 트럼본 모토카리야 유이카, 드럼 토시마 유카리, 피아노 히라오카 유타
재즈의 고상함과는 백년이 지나도 수평선을 유지할 것 같은 철없는 여고생들의 스윙밴드 도전기. 우연히 관악기를 접한 소녀들이 짧은 기간 자연히 재즈에 매료되면서 본격적으로 합주를 도모하는 이야기는 악기를 구입하는 것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치루는 과정까지 야구치 시노부 코미디의 유쾌한 분위기를 쭉 이어간다. 영화는 각 인물들이 악기를 접하고 음악을 연주하고 마침내 그럴듯한 합주에 이르는 여정을 음악이라는 강력한 무기에 힘껏 기대며 흥겹고도 신나게 표현해낸다. 토모코 역의 우에노 주리를 위시한 사고뭉치들의 실수연발 사고다발 이야기 <스윙걸즈>는 밴드라는 이름의 과정이자 목표를 청춘의 좌충우돌로 수렴하며 코미디 장르 위에 스윙밴드를 기분 좋게 차려낸다. 강상준 기자
<스쿨 오브 락> 2003 |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 보컬 잭 블랙, 기타 레베카 브라운, 피아노 로버트 사이
잭 블랙에 의한, 잭 블랙을 위한, 잭 블랙의 영화 <스쿨 오브 락>은 잭 블랙의 온갖 원맨쇼를 한껏 즐길 수 있는 밴드 무비다. 영화 전편에는 초등학교 교사를 가장해 반 전체를 밴드 구성원으로 양성하는 듀이(잭 블랙)의 발칙함과 경쾌함이 유유히 흐른다. 영화는 명문교로 대변되는 제도권의 우월한 기치에 반발해 자유와 저항이라는 ‘록’의 기상을 세우지만 이에 반해 영화의 결말은 디즈니 가족영화의 뻔한 온기와 다를 바 없는 안전한 방패막이를 재활용한다. 록의 겉핥기를 목표한 듯한 태도에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의 어른 못지않은 실력과 이를 견인하는 잭 블랙의 다재다능한 활약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 강상준 기자
<와이키키 브라더스> 2001 | 감독 임순례 | 보컬 기타 이얼, 키보드 박원상, 드럼 황정민, 색스폰 오광록
음악이란 꿈을 좇던 소년은 어느새 카바레 블루스 반주로 연명하는 어른이 됐다. 지방 행사를 전전하던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마침내 성우(이얼)의 고향인 수안보까지 흘러들어온다. 그러나 7인조 밴드에서 시작해 이제는 3인조가 된 밴드의 쓸쓸한 현재처럼 술과 도박과 정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만을 끌어안은 그들의 현실은 여전히 다를 게 없다. 결국 혼자서 발가벗은 채 기타를 연주하며 ‘아무도 없는 쓸쓸한 너의 아파트’를 읊조리는 성우의 모습은 꿈으로 가득했던 한국 밴드음악의 쇠락을 상징하는 동시에 음악인의 비루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대변한다. 현재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무명시절 황정민의 모습과 고교 시절의 성우를 연기하는 풋풋한 모습의 박해일까지 덤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되었지만 어디까지나 덤은 덤일 뿐. 이합집산을 반복하고 매순간 꿈과 현실 속에서 갈등하는 영화 속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여전히 애잔한 음악을 머금은 채 먹먹한 가슴을 한껏 쥐어짠다. 강상준 기자
<즐거운 인생> 2007 | 감독 이준익 | 기타 정진영, 보컬 장근석, 베이스 김윤석, 드럼 김상호
밴드 ‘활화산’으로 대학가요제 예선탈락이란 추억을 함께 나눈 대학동창들. 그러나 이들의 팍팍한 현재에는 이제 밴드를 함께 했던 추억만이 유적처럼 남아있을 뿐이다. 친구의 죽음을 통해 다시 모인 이들은 남루한 인생 한방에 날려버리고자 다시금 밴드라는 탈출구를 갈구한다. 물론 현실은 만만치 않다. 유일한 꿈이었던 음악은 현실이라는 높은 벽 앞에 그저 현실도피나 다름없다. 그래도 한다. 왜? 즐거우니까. <즐거운 인생>은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상징화한 캐릭터들과 신나는 음악을 통해 현실의 높은 벽을 상쇄해나간다. 이렇듯 이들에게 밴드란 온갖 우울한 현실을 뒷전에 둔 채 현재를 만끽하는 유일한 돌파구로 기능한다. 7,80년대 한국 록의 명곡들과 활화산의 대표곡 ‘터질 거야’가 건네는 흥겨움은 재결성된 활화산의 점층적인 성장을 과시하며 꿈의 대가야 어찌됐건 음악영화로서의 역할만큼은 훌륭히 완수한다. 강상준 기자
<터네이셔스D> 2006 | 감독 리암 린치 | 보컬 기타 잭 블랙, 카일 가스 드럼 데이브 그롤
헤비메탈을 너무나 사랑하는 잭 블랙이 그 주체 못할 애정을 한껏 뿜어내는 영화. ‘터네이셔스 D’는 실제 잭 블랙이 카일 가스와 함께 결성한 록 듀오의 이름이기도 하다. 영화는 두 주인공 JB(잭 블랙)와 KG(카일 가스)가 그 소유자를 위대한 연주자로 만들어 준다는 전설의 피크(기타 연주에 사용하는 그 피크)를 찾아나서는 모험을 그린다. 잭 블랙식의 미친 개그와 극단적인 록음악이 절묘하게 어울리는데 그의 코미디 스타일이나 록 음악 둘 중 어느 하나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헤어 나오지 못할 재미다. 포스터 속에서 살아나 JB를 응원하는 로니 제임스 디오의 모습이나 잭 블랙의 아버지로 깜짝 등장하는 열정적인 미트 로프를 보면서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면 록음악을 모르는 것이다. 너바나와 푸 파이터스의 데이브 그롤이 선보이는 마지막 ‘사탄쇼’는 그야말로 명불허전. 웃기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 유주하 기자
<피쉬 스토리> 2009 | 감독 나카무라 요시히로 | 베이스 이토 아츠시, 보컬 코라 켄고
섹스 피스톨즈 데뷔 1년 전 등장해 펑크록으로 활동하다 해체한 밴드 ‘게키린’. 영화는 게키린의 음악을 구심점삼아 그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투여한 마지막 레코딩 곡 ‘피쉬 스토리’의 탄생비화와 녹음현장에 다가서며 팔리지 않는 밴드의 힘겨운 현실을 극단의 판타지와 합치시킨다. 비록 밴드의 현실은 ‘누군가 우리 곡을 듣고 있긴 하냐’는 안타까운 탄식에 그치지만 그 파장만은 확신할 수 없다는 원작자 이사카 코타로의 가정은 곧 멋진 탄성을 향한다. 팔리지 않는 음악, 인기 없는 밴드. 그러나 그들이 음악에 건 진정성만큼은 진짜임을 증명하는 과정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특히 게키린의 ‘피쉬 스토리’ 녹음과정은 롱테이크로 펼쳐지며 이들이 음악에 건 진정성을 한껏 과시한다. 그렇게 영화는 ‘세계를 구할 음악’이란 농담을 그럴 듯하게 완성해낸다. 강상준 기자
<헤드윅> 2000 | 감독 존 카메론 미첼 | 보컬 존 카메론 미첼, 미리암 쇼어 기타 스테픈 트래스크, 베이스 씨어도어 리친스키 키보드 롭 캠벨, 드럼 마이클 아로노프
알려져 있다시피 <헤드윅>은 브로드웨이 인기 뮤지컬을 영화로 발전시킨 경우다. 동독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트랜스젠더 헤드윅(존 카메론 미첼)의 음악과 인생, 그리고 사랑을 밴드 ‘헤드윅 앤 더 앵그리 인치’의 조촐하지만 요란한 투어와 병치시킨다.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존 카메론 미첼은 기타리스트 스테픈 트래스크와 함께 완성한 음악들로 뮤지컬 <헤드윅>을 만들어 대성공을 거뒀고, 이후 장편 영화에 도전해 2001년 선댄스 영화제를 휩쓸었다. 헤드윅의 곡절 많은 인생이야기도 인상 깊지만 그 이야기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음악은 가히 기념비적이다. 오프닝 곡 ‘Tear me down’부터 엔딩 곡 ‘Midnight Radio’까지 어느 하나 뺄 노래가 없다. 분노에 가득 차 무대를 휘젓는 퍼포먼스는 물론 구질구질해 보이는 무명밴드의 일상까지 생동감이 가득하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 <향연>의 내용을 가사로 하는 ‘Origin of Love’를 주목하도록. 헤드윅의 인생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사랑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7, 80년대 록음악에 대해, 젠더와 성정치에 대해, 그리고 분노와 화해에 대해 가장 높고, 깊고, 넓은 목소리를 들려준다. 유주하 기자
영화 ‘소년 메리켄사쿠’는 정체불명의 영화라고들 평하는 영화입니다. 스토리도 막장, 구성도 막장, 연기도 막장, 유머도 막장. 그러면서도 왠지 정이 가는 이상한 영화. 그리고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자신을 혼자 속으로 비난하는 영화. 뭐 이딴 영화가 다 있어! 도대체 이 영화 정체가 뭘까요? 이 영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락(Rock)을, 그리고 그 중에서도 펑크라는 음악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소년 메리켄사쿠' 영화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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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잘 봤습니다. 유용한 안내서가 되어주는 '열전' 시리즈 넘 좋아요~ 열전 must go on!
2009/09/07 11:35조르바님 의견에 저도 한 표! gogo on~^^
2009/09/07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