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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알아둘 것이 있다. 스페인은 네덜란드, 벨기에에 이어 3번째로 동성결혼을 인정한 국가다. 그렇다고 해서 스페인이 성소수자들의 천국이라고 말한다면 그건 좀 우스운 일이다. 스페인 외에도 6개 나라가 동성혼을 인정하고 있다. 결혼에 준하는 시빌유니온법, 파트너법까지 감안한다면, 실정법의 영역 안에 동성애자를 껴안은 국가는 30개국에 달한다. 그렇다고 이 30개 국가가 인권에 대해 유별난 관심이 있어서 그랬다고 말한다면 그것도 난센스다. 다만 이 30개국은 국가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사실 소수자들을 법의 테두리 안에 귀속시키지 못하는 국가에선 입법, 행정 단계의 나태함이 극에 달한 경우가 보통이다. 소수자들 역시 국가의 세원이자, 용역임이 확실한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를 떠나 그냥 나태하고 어리석은 것이다. 성소수자임을 떠나서 동성애자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고 국민이 법의 보호나 혜택을 받고 또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자, 그러니까 이런 당연한 말들을 주워섬기는 이유는 경직되지 말자는 취지에서다. <산타렐라 패밀리>는 이러한 당연함 위에서 가벼운 농담을 구사하는 영화다. 동성애자들이 나온다고 해서 인권이니 차별이니 생각할 것은 없다. 유러피언이 된 것처럼, 뉴요커라도 되는 양 맘 놓고 웃어버리면 그만이다. 그게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산타렐라 패밀리>는 아주 익숙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처의 죽음으로 어느 날 갑자기 아이들을 떠맡게 된 이혼남이 새로 만난 파트너와 함께 따뜻한 가족을 구성한다는, 간단히 요약하자면 새로운 가족의 탄생과정에 대한 영화다. 다만 그 이혼남이 동성애자이고 그 파트너 역시(당연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점이 이 영화의 특별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요소다. 커밍아웃 이전에 여성과 결혼해 자그마치 2명의 아이를 둔 게이, 막시(하비에 카마라)는 마드리드에서 잘 나가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요리사이자 사장이다. 요리와 음식점의 운영을 둘러싼 그의 눈물겨운 노력 또한 그의 가족 만들기 못잖은 영화의 굵직한 줄거리. 결국 <산타렐라 패밀리>는 아이를 둔 이혼남 요리사 게이의 일과 가족이야기라고 요약할 수 있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주인공 막시를 연기하는 하비에 카마라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에서 참한 간호사를 연기했던 그를 기억한다면 그 연기 변신에 놀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쁜 교육>을 유심히 지켜본 관객에게는 그의 요란하고 활달한 동성애자 연기가 그리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육중하게 변한 몸매(예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를 오히려 십분 활용해 활달하고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거기에 더해 속도감 있는 대사처리, 빠른 표정변화를 곁들여 코미디의 강도를 높인다.
 

조연들도 인상적이다. 막시의 막역한 친구이자 음식점의 지배인이기도 한 알렉스를 연기하는 로라 두에나스, 음식점의 종업원 라미로를 연기하는 페르난도 테제로가 하비에 카마라 못잖은 유쾌한 매력으로 영화를 주도한다. 다시 말하는 데 <산타렐라 패밀리>는 유쾌함에 주목해야 하는 영화다. 동성애자 커플이 등장한다고 해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내지는 인권의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 말을 강조하는 이유가 뭔고 하니, 부분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유머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막시의 부모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몇몇 장면들은 진지한 관점에서 보자면 자못 문제먹인 유머다. 거듭 얘기 하지만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웃으면 된다. 스페인은 어떤 당연한 인권이 보장되는 나라다(이 부분에서 슬퍼지는 건 왜일까). 이런 유머가 가능할 충분한 여지가 있다. 음식점을 둘러싼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관계도 인상적이다. 다소 교훈적으로 비치긴 하지만, 유쾌한 영화의 분위기와 그 궤적을 함께 한다. 유주하 기자(FIL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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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이색' 로맨틱 코미디 - [산타렐라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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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타렐라 패밀리 [Fuera de carta] 감독 나초 G. 베일라 출연 하비에르 카마라, 롤라 두에냐스, 벤자민 비쿠나, 페르난도 테헤로, 커스 람프리브 등 2008. 스페인 @ 아트하우스 모모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코믹한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진지하고 로맨틱 하면서도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경쾌함이 들어있는 로맨스가 있고, 로맨스를 가로막는 외적 요소들도..

    2009/09/29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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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culturemon.tistory.com/ BlogIcon 몬스터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거운 주제라고만 느껴지는 '동성애'를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로 만들어낼 수 있는 유연함이 참 맘에 드는 영화였습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2009/09/2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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