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애쉬튼 커처)는 고운 얼굴과 팔등신 몸매를 무기로 여자들을 홀리고 다니는 청년이다. 그의 달콤한 유혹에 돈 많고 외로운 여성들의 지갑이 열리는 건 순식간이다. 이날도 니키는 사냥감을 물색하러 파티에 간다. 그의 레이더망에 딱 걸린 여자는 지성과 미모에 재력까지 갖춘 변호사 사만다(앤 헤이시). 몇 번의 튕김 끝에 번지르르한 연하남에게 넘어간 도도한 골드미스 사만다는 니키를 자신이 홀로 사는 초호화 저택으로 데려간다. 그렇게 니키는 LA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사만다의 집에 눌러 앉아 밤낮으로 ‘봉사’하며 럭셔리한 생활을 누린다. 사만다는 니키가 집도 절도 직업도 없는 인간인 걸 알면서도 쾌락을 위해 기꺼이 받아들인다.
그런데 제대로 봉 잡은 니키의 즐거운 인생이 예상치 못한 강적으로 인해 삐걱댄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만난 웨이트리스 헤더(마가리타 레비에바)가 니키를 이리저리 가지고 놀며 애간장을 태우는 것이다. 천하의 바람둥이 니키는 좀처럼 자신의 꼬임에 넘어오지 않는 미스터리한 그녀에게 온 정신을 빼앗기고, 급기야 사만다와의 관계까지 휘청거리게 된다. 육체적, 금전적 이유로만 여자를 대했던 니키가 그 놈의 사랑이란 것에 빠져버렸다. 이때부터 니키의 삶이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S러버>는 잘 난 몸뚱이 하나만 믿고 잘 살아보려던 남자의 흥망성쇠를 그린 영화다. 니키는 뭐 하러 고생해서 일하냐고, 여자만 잘 잡으면 매일 놀고먹으며 재미있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는 니키의 사고방식과 찬란한 작업 과정을 묘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철저한 공식 하에 낯선 여자를 유혹해 완벽한 하룻밤을 선사하고 ‘애프터 서비스’까지 챙기는 솜씨가 어찌나 교활하고 뛰어난지 모른다. 생각해 보면 정말 나쁜 놈인데 하는 짓이 어찌나 귀여운지 보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야말로 ‘귀여운 바람둥이’다. 예쁜 외모와 애교를 활용해 욕망을 채우고 즐거움을 누리려는 니키의 쉬운 삶이 부러우면서도 언뜻 안쓰럽다.
그동안 순진하거나 어리바리한 캐릭터에 주로 몸을 맞춰왔던 애쉬튼 커처의 변신이 돋보인다. 사랑스런 미소와 늘씬한 바디를 마음껏 과시하며 양심을 버리고 몸을 굴리는 불안한 청춘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강도 높은 정사신이 많이 등장함에도 야하다기보다 산뜻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아마도 소년과 남자 사이에 놓인 애쉬튼 커처의 풋풋한 매력 때문일 것이다.
비디오용 에로영화 같은 한글제목을 지닌 <S러버>(원제 ‘Spread’)는 LA 상류층의 고급스러운 삶과 문란한 성생활을 리얼하게 포착한 성인물로 시작해 알싸한 성장물로 마무리되는 별난 영화다. <할람 포>(2007)에서 ‘잘 자란’ 제이미 벨과 절묘한 배경음악으로 시린 성장통을 아름답게 선보였던 데이빗 맥킨지 감독의 숨결이 느껴진다. 색기와 치기를 두루 간직한 애쉬튼 커처의 열연과 삽입곡 리스트를 궁금하게 만드는 OST가 인상적이다. 영국이 아닌 LA 비버리힐즈임에도 맥킨지 감독만의 을씨년스러움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경악스러운 마지막 장면에서 평범함을 거부하는 감독의 고집을 엿볼 수 있다. 정미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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