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매년 빠짐없이 찾아오는 로맨틱 코미디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편수가 많아 보이네요. 그래서인지 얼마 전 모 영화잡지에서 새삼스럽게 로맨틱 코미디 특집을 하기도 했고요.
[쥬하] 네. 아주 거나하게 한 거 같던데요.
[미래] 올해 로맨틱 코미디가 좀 돋보이긴 한 듯. 대작들이 좀 있어서 그런가봐요.
[쥬하] 대작이요? <프로포즈> 말씀이신가요?
[미래] <프로포즈>도 그렇고, <어글리 트루스>도 캐스팅이나 제작비 규모로 봤을 때 대작이라고 할 수 있죠.
[쥬하] 그러고 보니 <소피의 연애매뉴얼>도 나름 큰 프로젝트.
[미래] 맞아요. 나름 아시아를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를 추구하긴 했던데.
[쥬하] <어글리 트루스>는 제라드 버틀러 좋아하는 친구가 보고는 재밌다고 하도 방정을 떨어서 꼭 본 거 같고요.
[미래] ㅎ 그럼 일단 하나씩 들춰볼까요. 올 가을 로맨틱 코미디의 포문을 연 건 중국영화 <소피의 연애매뉴얼>이죠.
<소피의 연애매뉴얼>, 대륙의 로맨틱 코미디
[쥬하] 때깔은 할리우드 던데요?
[미래] 네. 로맨틱 코미디와 대륙은 잘 안 어울리는데요. <소피의 연애매뉴얼>은 그야말로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때깔을 추구하고 있죠. 사실 ‘중국영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좀 있잖아요.
[쥬하] 허긴 중국영화하면 여자배우라도 머랄까 촌부 그런 느낌이 나죠.
[미래] 그러니까요. 사실 장쯔이가 그렇게 세련된 외모는 아닌데. 현대극보다는 사극에 더 어울리고. 근데 이 영화에선 정말 완전 다른 모습으로 나옵니다.
[쥬하] 로맨틱 코미디라면 아무래도 코미디도 중요한데, 어떤가요? 웃겨요?
[미래] 꽤 웃겨요. 장쯔이가 대놓고 망가지며 웃겨주죠. 그게 억지스럽지 않고 상큼하게 다가오거든요. 물론 만화적 특수효과의 덕을 좀 보긴 했지만.
[쥬하] 전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장쯔이가 전 남자친구인 소지섭의 집에 숨어드는 장면을 봤는데, 좀 무리한다는 느낌이었어요. 때깔은 좋은데 캐릭터가 옛날 느낌이랄까? ‘귀여운 여자’라는 캐릭터는 이제 좀 진부하잖아요.
[미래] 그게 <소피의 연애매뉴얼>의 맹점인데. 사실 10년 전 영화라 해도 될 정도로 스토리와 캐릭터는 진부한데요. 결국 익숙한 걸 최대한 예쁘게 포장한 게 다일 뿐이라는 거죠. 뭐랄까. ‘중국도 때깔 좋은 로맨틱 코미디 만들 줄 안다’고 자랑하듯이. 그래서 주인공이 장쯔이가 아니라면 이 영화를 볼 이유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쥬하] 소지섭 비중은 어떻든가요?
[미래] 소지섭이 예상보다 비중이 있더라고요. 대사도 많고. 보기 전까진 ‘지못미 소지섭’일 것 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괜찮아요. 이 정도 영화에서 저 정도 캐릭터로 그 정도 한 거면 잘 한 거에요.
[쥬하] ㅎ 대사는 더빙이었겠죠?
[미래] 아니요. 진짜 중국어 했는데요.
[쥬하] 오우! 대단한데요.
[미래] 처음 딱 들었을 때 아주 쬐끔 어색한 거 빼고는 그 뒤로 꽤 자연스러워요. 역시 소지섭은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캐릭터 자체는 매력이 전혀 없는데 그냥 소지섭이라서 볼만한. 암튼 <소피의 연애매뉴얼> 비주얼과 배우만 믿고 가야 할 영화 ㅎㅎ
[쥬하] 머 그래도 비주얼이 그 정도면 나름 성취라고 할 수 있죠.
[미래] 네 사실 로맨틱 코미디가 비주얼로 반은 먹고 들어가잖아요.
[쥬하] 그렇죠. 달콤한 영화가 되려면 일단 그림부터가...
[미래] <소피의 연애매뉴얼>은 달콤함을 넘어 어지러울 정도로 알록달록합니다.
[쥬하] 맨날 홍상수식으로 연애하면 슬픈 일이니까요.
[미래] 그쵸. 맨날 소주 먹고 여관만 가는 게 연애는 아니잖아요.
[쥬하] '그래 우리 아시안들도 이런 연애를 할 수 있어' 어.. 좀 이상한 결론이...
[미래] …;;
[쥬하] 다음으로 넘어가죠.
[미래] <프로포즈>
<프로포즈>, 블록의 관록과 레이놀즈의 복근이 만났을 때
[쥬하] 산드라 블록이 오랜만에 홈런 쳤죠.
[미래] 사실 이 영화 개봉 소식을 듣고는 ‘언제적 산드라 블록이냐’ 했었는데요. 산드라 언니 죽지 않았더군요.
[쥬하] 네 정말 재밌던데요.
[미래] 로맨틱 코미디는 웃겨야죠 ㅋ
[쥬하] 전 산드라 블록이 슬랩스틱을 잘하는 거 같아요. 움직임이나 말의 속도를 잘 조종해서 웃길 줄 알죠.
[미래] 생각해 보면 산드라 블록은 액션 배우에요.
[쥬하] ㅋㅋㅋㅋ 액션. 허긴 <스피드>..
[미래] <미스 에이전트>에서 벌인 몸개그는 최고죠.
[쥬하] 그 이상한 퍼레이드 복장 같은 거 입었던 장면 정말 대단했어요. 그거 입고 전력질주. 산드라 블록을 보면 확실히 배우의 매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전 <프로포즈> 보기 전부터 좀 기대가 됐거든요. 그냥 배우가 맹한 듯 하면서도 똑 부러지고, 진지한 듯 하면서도 엉뚱하고.
[미래] 리듬을 잘 타는 것 같아요. <프로포즈>를 보면서 저게 관록이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애쓰지 않는 듯 하면서 보여줄 건 다 보여주는.
[쥬하] 관록이고 말고요. 아무리 라이언 레이놀즈가 쫄깃쫄깃한 복근을 앞세워도 그녀 앞에서 평범하던데요.
[미래] 산드라 짱! 근데 라이언 레이놀즈도 잘 했어요. 전 사실 그 전까지 레이놀즈 좀 비호감이었는데 이번에 완전 호감 됨 ㅎ 웃기던데요.
[쥬하] 원래 좀 웃기는 영화 많이 나오던 배우니까요. 나름 코미디 배우로 이력이 시작됐잖아요. <엽기 캠퍼스>라는 영화에서 밴 와일더라는 괴짜 역할을 해요. 초창기에는 거의 잘생긴 윌 페럴이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코미디를 하기엔 외모가 너무 준수한 편이라 요즘 좀 방향을 돌리는 거 같아요.
[미래] 전 별로 잘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하긴 스칼렛 요한슨을 꿰찬 거 보면 뭔가 대단한 놈이긴 한 듯.
[쥬하] 미국에선 공격적인 코미디를 하면 좀 인정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 거 같아요. 사나운 개그랄까 여하튼 라이언도 좀 사나운 개그로 자리를 잡더니 이제는 얌전한 조수로 산드라한테 귀여움 받는 역할을 한 거죠. 현명한 것 같기도 하고 약은 것 같기도 하고.
[미래] 별 생각이 없는 것일 수도..
[쥬하] ㅋㅋㅋ 그렇겠네요. 필모를 보면 큰 야심이 없는 것도 같아요.
[미래] 그냥 얇고 길게 가고 싶은 스타일?
[쥬하] 허긴 마누라가 벌어주는 것만 챙겨도.. 그래도 몸을 보고 있으면 좀 남달라서..
[미래] 그런 거에요? 전 산드라 블록 몸 보느라 정신 팔려서 레이놀즈 몸은 보지도 못했네.
[쥬하] 네 아주 찰기가 풍부한 몸이잖아요. <블레이드 3>에선 아주 제법 그럴싸하게 나와요. <울버린>에도 나왔죠. 나름 액션에서도 주가 상승 중. 키가 무려 189래요.
[미래] 별로 커 보이지 않던데.
[쥬하] 저 정도 거대한 체격에 과도한 근육이 붙지 않게 쫄깃한 육질을 관리하려면 신의 축복과 인간의 노력이 절묘하게 만나야 되죠.
[미래] 근육에 조예가 깊으시네요.
[쥬하] *^^*
[미래] ㅎㅎ 그럼 다음 영화 좀 볼까요. <나의 로맨틱 가이드>라는 영화도 있었죠.
<나의 로맨틱 가이드>, 그리스 관광청 홍보물?
[쥬하] 네 이건 사실 2002년에 메가 히트했던 <나의 그리스식 웨딩>의 뒷북 같은 영화예요.
[미래] 여주인공이 같은 배우죠?
[쥬하] 니아 발다로스.
[미래] 솔직히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으로는 좀 평범한 외모인데.
[쥬하] 그래서 더 의미가 있는 셈이죠. 이 영화의 로맨스와 코미디는 현실적인 여자의 현실적인 사랑을 표방하거든요.
[미래] 그렇군요. 그런데 별로 로맨틱하고 코믹하지 않나 봐요?
[쥬하] 네 <나의 그리스식 웨딩>은 근사하고 멋진 영화예요. 하지만 <나의 로맨틱 가이드>는 그냥 그리스 관광청에서 홍보물로 만든 영상 같죠.
[미래] 헐...
[쥬하] 적당히 그리스의 곳곳을 돌면서 풍경을 보여주다 끝나요. 설정이 나쁘지는 않거든요. 그리스에서 교수를 하려다가 관광가이드가 된 주인공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주변 남자의 훈훈함을 깨닫고 팔자 고친다는 내용이에요.
[미래] 정석 같은 스토리군요.
[쥬하] 네, 정석의 정석, 풍광은 그리스.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죠.
[미래] 이런 것일 수록 디테일이 중요한데. 풍광을 너무 믿었나..
[쥬하] ㅋㅋ 확실히요. 그림을 잡아놓고 대사를 집어 넣은 느낌이에요. 그 대사도 전부 예측가능하고. 심지어 코미디는 웃기지가 않아요.
[미래] 안일했군요.
[쥬하] 가장 큰 문제는 그리스를 다루는 방식이에요.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 처음 그리스를 어떤 소재, 공기로 사용했을 때 참 신선하기도 하고 재밌었잖아요. 여기선 그걸 너무 과장하고 계속 반복해서 인용해요. 예를 들어 모든 사람들이 시끄럽고 모든 게 혼란스럽다는 식이죠. 그걸 계속 말로 되풀이 하기도 하고요.
[미래] 그리스 우려먹기는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
[쥬하] <러브렉트>도 있죠.
<러브렉트>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 조난당한 코미디
[미래] 이거랑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가 수준이 비슷하지 않아요? 전 둘 다 못 봤는데 그런 느낌이 좀..
[쥬하] 네. 누가 누가 더 허접한지 자웅을 다투죠.
[미래] 도대체 어느 정도로 최악인가요? 사실 아만다 바이스와 아일라 피셔는 코미디로 알아주는 배우들인데.
[쥬하] 일단 <러브렉트>는 제목처럼 조난당한 영화예요. 영화의 캐릭터, 이야기, 코미디도 모두 조난당했죠.
[미래] 나름 일관성?ㅋ
[쥬하] ㅋㅋㅋ 네 초지일관.
[미래] 그냥 막 만든 거군요.
[쥬하] 아만다 바인스한테 실망했어요.
[미래] 그 정도에요??
[쥬하] 이건 뭐 대부분의 코미디가 웃기지를 않아요. 아만다 바인스가 어려서부터 코미디 센스 하나는 제대로 갖춘 배우인데, <러브렉트>는 그냥 나태한 선택과 작업이 아니었나 싶어요.
[미래] 안타깝군요. 설정은 재밌어 뵈는데. 제 스타일 ㅋ
[쥬하] 슈퍼스타를 좋아하는 소녀가 그 슈퍼스타가 조난당했다고 믿는 상황을 이용해 둘만의 달콤한 사랑을 꿈꾼다. 이거 좀 엽기적이고 재밌을 수도 있는데 도무지 웃기지를 못하더라고요. 전 아만다에게 산드라 언니한테 가서 과외 받으라고 권해주고 싶어요. 예전에 좀 웃겼다고 관성으로 밀어붙이려고 하면 안되죠.
[미래] 교육 좀 받아야겠네요.
[쥬하] 이런 걸로 얘기하자면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도 만만치가 않아요.
[미래] 이건 뭐.. 제목에서 내용을 다 알려주는군요.
[쥬하] 이 영화는 정말 무슨 내용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엉망이에요. 간단하게 보자면, 어떤 엽기녀(아일라 피셔)가 등장해 갑작스럽게 결혼하는 평범남의 얘긴데요. 설득력이 워낙 떨어지는 데다가 아일라 피셔가 못 웃기더라고요.
[미래] 도대체 얼마나 심하기에..
[쥬하] 아일라 피셔는 무려 샤샤 바론 코헨의 약혼녀. 나름 코미디 계에서 떠오르는 분위기인데 이건 정말 치명적인 수준의 영화죠.
[미래] 아쉽네요..
[쥬하] 저도 아쉬워요.
[미래] 이러다 훅 가는 건데.
[쥬하] ㅋㅋㅋㅋ
[미래] 근데 머.. 이런 졸작도 필모그래피에 껴주고 그래야 좀 다채로운 맛이..ㅋ 마치 제시카 알바의 <굿 럭 척> 같이 말이죠.
[쥬하] 외람되오나 <굿 럭 척>은 <러브렉트> <처음 본 그녀에게 프로포즈하기>에 비하면 제대로 된 영화죠. 그 정도예요.
[미래] 앞으로는 이런 영화 안 찍겠죠. 제발.
<어글리 트루스>, 트루스보단 어글리
[쥬하] 이제 <어글리 트루스>인가요? 버틀러 본좌 나오시는.
[미래] 음… 이 영화는 좀 애매하더군요. 정신적인 교감을 나눌 이상적인 남자를 찾는 여자(캐서린 헤이글)와 여자와는 오로지 육체적으로만 교감하는 남자(제라드 버틀러)가 만나 치고 받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하는 내용인데요. ‘여자는 남자의 조건만 따지고, 남자는 여자의 몸만 따진다’는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별로 와 닿지 않아요.
[쥬하] 캐릭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건가요? 아니면 둘의 관계가 억지스러운 건가요?
[미래] 둘 다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캐서린 헤이글의 캐릭터가 억지 그 자체. 헤이글이 로맨틱 코미디로 나름 입지를 굳히고 있는데 <어글리 트루스>에선 그 동안 보여준 것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기존 캐릭터를 단순히 짬뽕한 모습이라서 좀 실망스럽더군요. 얼굴도 몸매도, 실력도 다 갖춘 교양 프로그램 PD로, 완벽한 남자를 만나서 환상적인 결혼을 꿈꾸는 순진한 여잔데요.
[쥬하] <사고친 후에>랑 똑같네요.
[미래] <사고친 후에>와 <27번의 결혼 리허설>을 딱 섞은 인물이죠. 근데 더 심각한 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그 놈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여주인공에게 말도 안 되는 약점을 부여해 억지로 전개시킨다는 거에요. 예를 들면. 소개팅한 남자와 식당에 가서는 자신이 돈 내고 생수를 마시지 않고 그냥 수돗물을 달라고 해서 마시는 이유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남자로 하여금 정나미가 뚝 떨어나게 행동한다는 거죠. 결국 외모도 능력도 겸비한 여자가 남자를 못 사귀고 있는 이유를 저런 식으로 만들어 버리는 거에요.
[쥬하] 결국 남자에 의해 순치되는!!!!???
[미래] 그런 거죠. 버틀러가 헤이글을 코치하는 내용이니까. 너 결혼하고 싶으면 이렇게 해라. 남자는 이런 걸 좋아해.
[쥬하] 맙소사. 더구나 버틀러는 마초 캐릭터니까 마초사회에 굴복하라는 메시지인 거군요.
[미래] 짐승남의 코치를 받고 짐승녀로 변하는 과정이 아주 가관입니다. 암튼 졸작 수준까지는 아닌데 크게 웃기지도, 별로 진실하지도 않고, 약간 불편한 영화. 헤이글이 좀 희생되는 느낌이죠. 19금 대사로 솔직하고 대담한 남녀의 연애방식을 펼치는 듯하다가 결국 밋밋한 로맨스로 끝나는 것도 그렇구요.
[쥬하] 음 정말 어글리한 트루스 인데요.
[미래] 솔직한 성 표현은 좋은데 너무 과하게 나간 부분도 좀 있구요.
[쥬하] 얼마나 과한지 맛배기좀..
[미래] 음.. <숏버스>의 어떤 부분이 연상되는 시퀀스가 나오는데요.
[쥬하] 헐 <숏버스>라면 장면장면이 네임드 급이라..
[미래] 더 정확하게는 캐서린 헤이글이 행하는 장면인데, 야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코미디로 이용하는 것에 있어서 매우 비윤리적인 면이 발견되더군요;;
[쥬하] 그래도 제목은 솔직하네요. 이 영화 어글리 하다 이거죠. 정치적으로도 성적으로도.
[미래] 그럼 마지막 영화 가볼까요. 한국영화에선 쉽게 만나기 힘든 로맨틱 코미디.
[쥬하] <헬로우 마이 러브>죠.
<헬로우 마이 러브>, 발견! 한국 로맨틱 코미디
[미래] ‘이건 또 무슨 영화?’하며 봤는데, 의외로 괜찮더군요.
[쥬하] 영화 좋았죠. 전형적인 여성 성장 영화에 게이 러브를 가미해서 아주 찰지게 엮었어요.
[미래] 프랑스로 유학 간 남자친구가 게이가 되어 돌아오는 바람에 실연당한 여자(조안)의 이야긴데요. 로맨틱 코미디에서 동성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 띄엄띄엄 있긴 했잖아요. <헬로우 마이 러브>의 설정 자체가 새롭지는 않은데 잘 빚어낸 것 같아요. 전 이 영화를 보고 <잘 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라는 영화가 떠오르더군요.
[쥬하] 아 그 헤더 그레이엄 나오는.. 잘 나가는 여자가 알고 보니 레즈비언이었다는 영화죠? 헉 스포일러인가..
[미래] 그다지 ㅋ 암튼 <헬로우 마이 러브>와 <잘 나가는 그녀에게 왜 애인이 없을까>가 좋은 이유는, 동성애라는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를 로맨틱 코미디라는 예쁜 장르에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잘 녹여낸 거 같아서예요.
[쥬하] 상업영화 범위 안에서 이렇게 훈훈한 게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신인 감독이어서 가능했던 거 같아요.
[미래] 딱 적절한 수준이죠. 이 영화엔 아름다운 게이 커플과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 된 여자 말고도 사랑의 작대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게 어떻게 보면 산만해 보일 수도 있는데, 감독은 나름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넣고 싶었던 것 같아요.
[쥬하] 네. 특히 여주인공을 좋아하는 PD.
[미래] PD 캐릭터 쎄던데요 ㅋ 나중에 돌변할 때 헉 했음.
[쥬하] ㅋㅋ 연기도 좋았어요. 좀 징그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미래] 캐릭터들이 잘 살아있어요.
[쥬하] 쉽지 않은 작업일텐데 신인감독이 참 훌륭한 균형감각인 것 같아요. 적당히 달콤한 분위기도 남부럽지 않은 수준에 현실적인 면도 있고.
[미래] 네. 전 공감했어요.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어떨까 계속 생각해보게도 만들더군요.
[쥬하] 영화 속 상황이면 어떻게 하실 거 같아요? 남자친구가 게이라면?
[미래] 다른 여자에게든 다른 남자에게든 바람을 피웠다면 그날로 끝장 봐야죠.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겠음.
[쥬하] 대쪽 같은 성품이 나오는군요.
[미래] 사랑이 변했다는데 어쩌겠어요.
[쥬하] 허긴.
[미래] 근데 <헬로우 마이 러브> 속 조안의 행동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에요. 수년간 공들인 내 남자 뺏기고 싶지 않은 마음. 특히 다른 여자도 아닌 남자에게는 더더욱 뺏기면 안 되겠다는 다짐.
[쥬하] 저라면 어느 정도 조안처럼 대처할 거 같던데요 ㅎ
[미래] 오기? ㅋ
[쥬하] ㅋㅋㅋ 고집
[미래] 근데 여주인공에게는 비극적인 일이지만, 남남 커플의 비주얼은 참 좋더군요. 민석과 류상욱이 연기했죠.
[쥬하]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것도 조합이 안 맞으면 불쾌한데. 좀 평범한 인상의 청년과 뽀샤시한 학생. 좋은 조합이죠 ㅎ
[미래] 호호호. 한 편으로는 와인 홍보영화 같은 인상도 크죠. 아무리 소믈리에와 와인 레스토랑이 등장한다고 해도 와인 마시는 신 너무 나오는 거죠.
[쥬하] 그러게요. 불어도 자주 나오고 프랑스문화원에서 지원이라도 한 건지 나중에는 와인을 막 들이부어대던데요.
[미래] 바닷가 장면이나 세 주인공이 나란히 누운 장면에서는 유럽영화 냄새가 좀 나구요.
[쥬하] 클라이맥스를 향해 막 달려가기보다 적당히 중간 약 약 하는 식의 진행도 좀 유럽 분위기고요.
[미래] 네, 공간도 특이해요. 야외 장면은 별로 없고 여주인공의 집과 라디오 방송국, 게이들의 공간인 한옥을 개조한 레스토랑에서 거의 모든 장면이 진행되잖아요.
[쥬하] 그렇네요.
[미래] 마치 한국이라는 현실적인 공간을 탈피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뜬금없이 바닷가 나오는 것도 그렇고.
[쥬하] 아 그럴 수 있겠어요. 좀 생소한 주제다 보니.
[미래] 감독의 감각이 느껴지네요. 약간의 비현실성을 가미한 그러나 허무맹랑하지는 않은. 이거 곱씹을 수록 괜찮은 영화 같음.
[쥬하] 말하다 보니 정말 그런데요 ㅎ
[미래] 잘 됐으면 좋겠네요. 약간의 유치함을 동반하고 있지만 로맨틱 코미디에서 이 정도는 봐줘야죠.
[쥬하] 조금만 스타성 있는 배우들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미래] 그러게요. 하지만 요즘 영화 흥행하는 거 보면 캐스팅은 별 거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쥬하] 허긴 요즘은 종잡을 수가 없어요. 혹시 모르죠. <헬로우 마이 러브>가 대박 흥행할지 ㅎ
[미래] ㅋㅋ 대미를 잘 장식했으면 좋겠네요.
[미래] 사실 로맨틱 코미디라는 게 대부분의 사람에게 업신여김을 당하는 장르잖아요.
[쥬하] 그렇죠 우습게 여기죠.
[미래] 근데 제대로 로맨틱하고 코믹하게 만드는 건 정말 쉽지 않잖아요. 오히려 더 다지고 굳혀야 관객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거죠.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으로서 이번 해엔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들이 적잖아서 행복합니다.
[쥬하] 좋았던 순으로 순서를 매겨 주신다면요?
[미래] 뭐니뭐니 해도 <프로포즈>가 최고인 것 같고 ㅎ 그 다음으론 <헬로우 마이 러브>. <소피의 연애매뉴얼>도 볼만하고. <어글리 트루스>는 추천하기엔 좀 망설여지구요.
[쥬하] 저는 <프로포즈> <헬로우 마이 러브>만. 나머지는 못 봤거나 봤어도 권하고 싶지는 않네요.
[미래] 각각 외국영화, 한국영화로 1위 주죠 ㅋ
[쥬하] 저는 요번 시즌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서 다양한 남성상이 있어서 좋았어요. 아무래도 로맨틱 코미디의 소구층이 여성들이다 보니 다양한 연령 외모 성격의 남자들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미래] 그렇네요 짐승남부터 게이까지.
[쥬하] <프로포즈>에선 참한 연하남, <나의 로맨틱 가이드>에서는 수더분하지만 적당히 섹시한 털보남, <어글리 트루스>에선 완전 짐승. <헬로우 마이 러브>에선 손에 넣을 수 없는 게이까지. 머 골고루죠.
[미래] 암튼 내년에도 예쁘고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가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네요.
[쥬하] 다양한 메뉴뿐만 아니라 훌륭한 맛과 풍미 또한 기대해 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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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컬쳐몬닷컴 삭제ⓒ (주)에임하이픽쳐스 헬로우 마이 러브 감독 김아론 출연 조안, 민석, 류상욱, 김민교, 양은용 등 제작 에임하이픽쳐스 2009. 한국. @ 메가박스 10년 된 남자친구가 2년간의 파리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프로포즈를 안고 돌아올 듯 떠났지만, 결혼에 대한 희망은 커녕 새 연인과 함께 들어온다. 호정은 10년 동안 정성을 들여 그와의 관계를 만들어놓았지만, 새로 찾아온 남자친구의 사랑 때문에 결국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다. 남친이 사랑하는 사..
2009/10/14 17:12 -
헬로우 마이 러브(2009), 누가 이런걸 사랑이라 했을까? La Mer에 녹아들다!
Tracked from 새우깡소년, Day of Blog 삭제오랜 연인,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나누는 사랑. 어떻게 보면 우리들이 생각하는 로맨틱한 사랑의 종착점이 없을 것만 같은 짧은 문장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성애라는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는 낮선 이야기들이 현실에서 이성과의 사랑에 함께 묻어져 간다면, 어떨까요? 이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한국인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 가능할 것 같네요. 올해 2009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장편경쟁 후보작이었던 <헬로우 마이 러스>가 탄탄한 스토리와 이국에서나..
2009/10/1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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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즈> 디따 재미있게 봤슴다~ 산드라 블록 욱김ㅋㅋ
2009/09/26 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