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게이머> - 차라리 뻔뻔했더라면

REVIEW ON 2009/09/30 06:47 Posted by 쥬하


멀지 않은 미래, 전 세계가 열광하는 온라인 게임이 등장한다. 이름하여 ‘슬레이어즈’, 간단히 말해 “전방수류탄”류의 FPS게임(First-person shooter game, 1인칭 시점 슈팅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팀을 나누어 전투를 벌인다. 승리조건은 ‘세이브존’에 도달하는 것. 참으로 단순한 설정이다. 그래도 이 게임은 엄청난 인기를 끄는 중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슬레이어즈에선 실제의 사람들이 실제로 싸운다. 심지어 죽는다. 진짜로. 점점 더 자극적인 게임을 바라는 현대인들이 죽음까지 오락으로 소비한다는 말씀. 진부한 설정이지만 영화는 당당하게 밀고 나간다.

마인드 컨트롤이라는 광기어린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이 극악무도한 게임을 개발한 켄 케슬(마이클 C.홀)은 사형수, 무기징역수들에게 매력적인 제안을 내건다. 슬레이어즈의 캐릭터로서 30회를 승리한다면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고. 주인공 틸먼(제라르 버틀러)으로 말할 것 같으면 ‘케이블’이라는 게임캐릭터로서 슬레이어즈에서 연승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놀라운 것은 게임 속에서 범죄자들은 자신의 몸뚱이를 자신의 의지대로 놀릴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슬레이어즈에 자원한 범죄자들은 게임에 참여한다기보다 그냥 몸을 ‘대주는’ 존재다. 그러니까 범죄자들에겐 방아쇠를 당기는 정도의 순발력 발휘가 게임에 참여할 수 있는 한계치다. 그들을 진짜로 조종하는 사람들은 누군지 알 수 없는 불특정다수, 슬레이어즈를 즐기려는 ‘게이머’들이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슬레이어즈를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수감자의 인권문제, 마인트 컨트롤의 기술적인 문제까지 의심스런 부분 역시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래도 영화는 당당하다. 그야말로 문제적인(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모두 포함한다) 시각효과로 성큼성큼 걸어갈 뿐이다. 이건 국내에서도 나름 마니아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아드레날린24>의 두 감독, 마크 네벌다인과 브라이언 테일러의 장기다. 10분의 1초 단위로 끊어지는 편집과 멀미를 유발시키는 카메라 워크가 관객의 눈앞에 이전에 볼 수 없던 어떤 놀라운 경지를 펼쳐놓는다.

하지만 <게이머>에서 드러나는 이 두 감독의 장기는 전작의 성취를 오히려 까먹는 듯하다. 문제는 과격한 스타일과 조금도 어울리지 못하는 어설픈 교훈과 딱딱한 진행이다. 비록 호오가 갈리는 스타일이지만 <아드레날린24>의 시각적인 속도감은 나름 통쾌한 구석이 있었다. 그들의 시각 스타일은 혼란스럽고 지저분했지만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영화의 이야기와는 오묘한 화음을 빚어냈다. 어쩌면 그들의 장기는 그러한 이야기 구조 안에서만 빛을 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거침없고 통쾌하지만 다소 유해하기까지 한 <아드레날린24>에 비해 사춘기 소년풍의 치기어린 정의감으로 불타오르는 <게이머>는 통쾌하지도 않을뿐더러 피곤할 정도로 지루하다.


<게이머>의 설정들은 조종당하는 자와 조종하는 자의 관계를 설명하기에도 적절하거니와 잘만 풀어낸다면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문제에까지 가 닿을 수 있는 날카로운 면모가 숨어있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가능성은 단지 가능성에 그쳤다. 마크 네벌다인과 브라이언 테일러는 자신들의 가치를 재평가해볼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어쩌면 좀 더 부족한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던 <아드레날린24>시절의 규모로 돌아가는 것이 최선일 수도 있겠다. 풍부한 제작비나 유명한 배우를 확보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연관기사
<데스 레이스> - 망할 놈의 자본주의를 넘어 달려랏!
<이글 아이> - 아리아님이 보고 계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TRACKBACK :: http://film-on.kr/trackback/655 관련글 쓰기

  1. 게이머- 액션을 빼고나면 뭐가 남나??

    Tracked from 세상을 향한 곁눈질...™  삭제

    ⓒ영화사 이슈, All Right Reserved 감독 : 마크 네빌딘, 브라이언 테일러 출연 : 제라드 버틀러(케이블 역), 알리슨 로만(트레이스 역), 아론 유(휴머네즈 듀드 역), 마일로 벤티미글리아(릭 라페 역), 마이클 C.홀(켄 역) 요약정보 : 액션 | 미국| 94 분 | 개봉 2009-10-01 | 제작/배급 : 시너지(배급), 영화사 이슈(수입) 가까운 미래... 수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FPT(1인칭 슈팅 게임)게임 '슬레이어즈'에..

    2009/10/08 16:42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www.nanjang.go.kr BlogIcon 문화메타블로그 난장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문화메타블로그 난장의 운영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문화메타블로그의 글들 중
    우수한 포스팅을 모아 오픈캐스트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
    FILMON님의 글이 우수하여 문화메타블로그 난장 오픈캐스트
    http://opencast.naver.com/NJ555 에 실었습니다.
    우수한 포스팅을 난장에 제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링크는 블로그로 바로 걸리기 때문에, 트래픽은 바로 이곳으로
    연결됩니다.
    구독하시면, 추후 난장의 좋은 포스팅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FILMON님의 글이 또 실릴수도 있겠지요? :)

    난장에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

    2009/10/01 09:47
  2. Favicon of http://shyjune.textcube.com/ BlogIcon shyjune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럴듯한 SF로 미래를 엿보고 싶다면 Good! 탄탄한 스토리와 스릴 넘치는 구성을 기대했다면 Bad! 총질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가 현실화 되었으니 피 튀기는건 당연! 뇌를 이용한 컴퓨팅 기술이나 가상현실에 관심있다면, 세컨드 라이프나 카운터 스트라이크 같은 온라인 게임을 안다면, 게이머는 메트릭스만큼 소름끼치진 않아도 나름데로 상당히 흥미로운 영화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남는건 그저 화려하고 피 튀기는 액션 뿐.

    2009/10/12 17:59

◀ Prev 1  ... 293 294 295 296 297 298 299 300 301  ... 740  Next ▶

카테고리

FILMON (740)
REVIEW ON (343)
FEATURE ON (121)
PEOPLE ON (86)
CULTURE ON (68)
ESSAY ON (59)
TALK ON (15)
FOCUS ON (39)
NOTICE ON (8)
CONTACT US (1)

영화웹진 FILMON

'미래'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미래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Copyrightⓒ FILM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