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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에게 남자친구를 빼앗긴 여자의 날벼락 같은 실연이 이상한 삼각관계로 발전하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로맨스를 만들어낸다. 도발적이면서도 상냥하고, 가볍지만 허무하지 않게 달콤하고 쌉싸래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 <헬로우 마이 러브>의 김아론 감독을 주목해보자. 벌써 두 편의 장편을 발표한 신인 아닌 신인이자, 두 번째 장편 <헬로우 마이 러브>에 이어 여성인권을 다룬 장편 데뷔작 <라라 선샤인>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아론 감독.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를 연달아 선보인 그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사람이고, 그것들을 영화로 잘 만들고 싶어 하는 감독이다. 정미래 기자(FILMON) | 사진 김주영


영화제에서 상영됐을 땐 제목이 ‘시작하는 연인들’이었다. ‘헬로 마이 러브’로 제목을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시작하는 연인들’이라는 게, 처음 만나서 시작하는 연인들이라는 뜻도 있지만,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시작한다는 뜻도 담고 있다. 영화엔 두 가지가 모두 담겨 있다. 원재가 동화를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이후 동화는 헤어졌던 마티를 다시 만난다. DJ 진영도 헤어졌던 연인을 다시 만나러 프랑스로 떠난다. 또 엔딩 장면에서 호정과 원재가 다시 만날 수도 있겠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 ‘Hello My Love’는 이 영화의 영문제목이다. ‘헬로우’는 처음 만났을 때와 다시 만났을 때 모두 할 수 있는 인사 아닌가. 그래서 영문제목을 그대로 한글제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로맨틱 코미디란 게 자칫 잘못하면 진부해지거나 허무맹랑해질 수 있다. <헬로우 마이 러브>는 적당히 달콤하고 가벼우면서도 적절히 공감을 이끌어낸다. 어떤 고민이 있었나?
보통의 경우는 있을 법한 이야기에 있을 법한 주인공의 상황에 관객이 동화되지 않나. 그런데 이 영화는 쉽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설정 자체는 그렇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적인 느낌들,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파하고 그리워하고 그런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은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해 봤음직한 것이다. 그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요인인 것 같다.

쉽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란 것이 바로 동성애다. 상업영화에서 풀기가 쉽지 않은 소재인데 어느 선까지의 동성애를 보여주고 싶었나?
<헬로우 마이 러브> 이전에 나온 일명 퀴여 영화라고 한다면 동성애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게 많다. 일반 관객들이 동성애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그것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 <헬로우 마이 러브>는 그런 것을 뛰어 넘는 영화다. 이미 관객들은 <후회하지 않아>를 비롯한 영화들과 여러 문화들을 통해 동성애에 대해 접했고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해 새롭게 다룰 의도는 전혀 없다고 여겼다. <헬로우 마이 러브>에선 동성애와 이성애에 대한 담론을 뛰어 넘은 삼각관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헬로우 마이 러브>

이성애자였다가 동성애자가 된 원재의 심리를 간과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10년 넘게 사귄 여자친구 호정을 배신하면서까지 동성애자임을 밝혔지만 원재는 끊임없이 갈등을 한다. 프랑스에서 동화를 만났을 땐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한국에 와서 호정을 만나고 호정과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혼란에 빠진다. 결국 원재는 동화라는 사람을 사랑한 것이지 그가 남자였기 때문은 아니다. 그러한 원재의 심리는 충분히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호정이 동성애자가 된 원재에게 “어디 아프냐”고 “고장 난 거 아니냐”고 말하는 부분에서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이성애자의 심리가 잘 대변된 것 같다.
호정이 라디오 진행할 때는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모두 똑같은 사랑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남자친구가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동성애를 완강히 부정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내 여자친구가 레즈비언이라고 통보를 해온다면 호정과 같은 반응을 보일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모순된 심리를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성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호정에게 많이 공감하게 됐다. 10년이나 헌신을 바친 남자친구가 다른 남자한테 홀랑 가버린 것에 대한 배신감과 충격, 그리고 잘못 된 것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오기와 미련까지 총체적인 감정을 잘 드러낸 것 같다. 여성의 심리를 어찌 그렇게 잘 그릴 수 있었나?
여성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 못한다. 여성은 늘 탐구해야 할 대상이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면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몇 번이나 읽었다. 이 책이 시나리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기보다는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 지를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했다. 그런데 사실 별로 다르지 않다. 호정이 원재를 놓치고 싶지 않은 감정은 마치 내가 옛 여자친구를 놓치고 싶지 않은 감정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남성과 여성을 뛰어 넘는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호정이라는 캐릭터가 비록 여성이긴 하지만 내가 남성으로서 여성을 뛰어나게 분석하고자 한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보편적으로 효정에게 대입한 것뿐이다.

어머니에게 동성애자임을 들킨 원재가 무당에게 굿을 당하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이건 상상한 것인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넣은 장면인가?
픽션이다. 원재의 공간을 한옥으로 설정한 이유가 원재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가부장적 환경을 극명하게 대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러한 환경이 대사나 상황으로 설명되는 게 아니라 한옥이라는 건축물, 상징적인 이미지로서만 표현이 된 것이기 때문에 그걸 관객들이 쉽게 알아채기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넣은 게 바로 굿 장면이다. 동성애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 집안이라는 원재의 상황을 좀 더 설명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후반부 바닷가 장면에서 무지개를 넣은 건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것인가?
영화 속에서 비는 시련이다. 원재와 동화의 키스를 목격한 호정이 충격과 배신감을 안고 밖으로 뛰쳐나갔을 때 비가 내린다. 이후로도 비는 호정에게 장애물이 생길 때마나 내린다. 그런데 비는 언젠가 그치고, 그 뒤엔 무지개가 뜨기 마련이다. 무지개는 시련 뒤의 희망을 의미한다. 물론 무지개를 동성애의 상징으로 받아들여 원재와 동화가 다시 시작하는 걸로 해석하는 관객이 있을 수 있다. 그걸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무지개를 호정의 희망으로 해석하든, 원재와 동화의 재회로 해석하든 정답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것이다.

진영이 레즈비언이라는 설정은 조금 과한 느낌이 든다. 굳이 레즈비언까지 등장시킬 이유가 있었을까?
동화를 떠나보낸 후 호정과 결혼하려는 원재가 당당하게 커밍아웃을 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떠나는 진영의 라디오 방송을 듣고 또 다시 흔들리게 되는 장치로서 받아들이면 좋겠다.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 않고 끝까지 사랑을 지키려는 동화의 용기에 시동을 걸어주는 장치다. 진영이 커밍아웃 하기 전에 이미 그녀가 동성애자임을 알아차린 눈치 빠른 관객도 있더라.

세 남녀의 삼각관계 외에도 영화엔 다양한 사랑 이야기가 등장한다. 권력을 이용해 호정에게 들이대는 박 PD나 돈만 보고 결혼한 호정의 친구 등 주변 인물들 뿐만 아니라, 호정이 맡고 있는 연애 상담 라디오 프로그램 자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것 같다.
박 PD의 경우는 내 아이디어고 라디오 사연의 경우는 같이 작업한 작가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박 PD가 호정에게 하는 구애의 이벤트들은 내가 평소에 하고 싶지만 선뜻 못했던 것들로 일종의 대리만족이다. 또 박 PD는 호정의 캐릭터를 더욱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원재에게 순정을 바치는 듯하던 호정은 라디오 DJ 자리를 위해 박 PD의 구애를 뿌리치지 않는다. 결국 호정은 지고지순한 순정파가 아니라 일과 사랑에 모두 성공하고 싶은 여자다. 이러한 현실적인 모습이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 아닐까 한다.

호정과 원재가 그러하듯, 원재와 동화의 사랑 또한 완벽하지 않다. 끝까지 사랑과 집착 혹은 의리 사이에서 헷갈려 하는 것 같다.
우리에겐 언제나 사랑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새로운 사랑일 필요는 없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를 설명하는 문장인 것 같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고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헤어진 연인에게 미련을 갖는 건 누구나 한번 쯤 경험해 봤으리라 생각한다. 좀 더 현실적인, 리얼한 사랑을 얘기하고 싶었다.

<헬로우 마이 러브>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나?
이 영화를 찍기 전까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거의 안 봤다. 다 합쳐서 10편도 안 된다.

그렇다면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를 생각하고 만든 건 아니다. 난 웃기려고 한 게 아닌데 관객이 웃은 장면도 많다. 어찌됐든 아무리 어둡고 슬픈 영화라도 그 안에 유머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극이 극대화되려면 희극이 있어야 되고, 희극이 극대화 되려면 비극이 있어야 된다.

예쁘고 아기자기한 영상이 돋보인다.
물론 영화의 비주얼은 나 혼자 만든 건 아니지만, 미술적인 것에 관심이 많은 건 사실이다. 공간적인 느낌을 중요시한다. 그래서 헌팅을 굉장히 오랫동안 공들여 했다.
 
레스토랑으로 변신하는 한옥이 특히 인상적이다.
한옥의 경우 내부는 인사동, 외부는 전주한옥마을에서 나눠서 촬영했다. 한옥이라는 한국을 상징하는 공간에 와인이라는 서양 문화가 들어와서 섞이게 되는데, 이성애자였던 원재와 동성애자인 동화와 사랑에 빠지듯이 불협화음이 화음으로 변해가는 것을 비주얼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돈을 들인 미술이라기보다 시나리오적인 선택에 의한 미술이다.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그는 몇몇 대학교 영화학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공간이 드라마를 낳는다는 말을 많이 한다. 대사나 감정 묘사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것을 공간이 설명해준다.

와인 먹는 장면이 정말 많이 나온다.
와인과 요리는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한 소재다. 요리사인 원재와 소믈리에인 동화가 사랑에 빠지는 것을 와인과 음식의 궁합으로 표현했다. 소주만 먹던 호정이 동화를 만나면서부터 와인을 먹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직접 와인을 고를 정도로 마니아가 된다. 또 원재가 해 준 요리를 호정이 처음엔 뿌리치지만 나중엔 함께 요리를 해서 나눠먹는다. 묘한 관계에 놓인 세 사람이 서로에게 흡수되고 어울리는 과정을 와인과 요리를 통해 말하고 싶었다. 이런 부분은 처음 볼 땐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 두 번 보면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게 많을 것이다.  

저예산 영화인데 저예산이라는 게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1차 편집본이 나왔을 때 바꾸고 싶은 장면이 있어도 다시 촬영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계획에 최대한 맞춰서 촬영을 했고, 찍은 장면을 거의 다 사용했다. 굉장히 효율적으로 찍었다.

게이 커플로서 민석과 류상욱의 외모가 굉장히 조화롭다. 남자 배우를 캐스팅할 때 중점을 둔 것은?
일단 신인이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신인이 아닌 배우들은 이미 다른 영화의 캐릭터를 통해 정형화된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 친구들은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든 소화를 시킬 수 있었다. 너무 여성스럽거나 너무 마초스럽다던가 이런 이미지가 아니라 은근하게 앙상블을 이루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려고 했다.

이런 식의 영화에선 극을 이끌어가고 여성 관객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중책을 맡은 여자 주인공의 역할이 크다. 조안은 어떻게 캐스팅했으며 얼마만큼 만족하나?
호정은 조안이 아니면 안 되는 캐릭터다. 완벽하게 맞는 옷을 입고 있는 듯한 캐스팅이다. 조안은 스타나 연예인이 아니라 진정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 친구가 갖고 있는 열정이나 에너지는 정말 대단하다. 맨 처음 대본 리딩 하는 순간 알았다. 촬영 현장에서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이 배우가 이 작품에 갖고 있는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내가 이 정도면 됐다고 해도 조안은 계속 연습을 하자고 요구한다. 그만하면 됐는데, 나는 집에 가서 자고 싶은데 “감독님 지금 새벽 3시밖에 안 됐어요” 한다. 또 기억력이 굉장히 좋은 배우다. 리허설 할 때의 목소리 톤과 감정을 정확히 기억해서 촬영할 때 그대로 연기한다. 대단한 열정을 지닌 영리하고 프로다운 배우다.

10월 말에 장편 데뷔작인 <라라 선샤인>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헬로우 마이 러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영화로 보인다.
성폭행과 복수를 소재로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여자의 이야기로, 더욱 더 무게감이 실려 있는 영화다. 법적인 질문, 종교적인 질문, 인간의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여성인권과 연결한 영화다.

<라라 선샤인>은 제3회 서울여성인권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내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법도, 종교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실존적인 자기 고민을 다룬 영화다. 물론 주인공의 심정에 동화되게끔 연출하지는 않았다.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관객들이 겪어보기도 힘든 상황이니까. 그냥 주인공의 현실 자체를 바라보게 하는 영화다.

<라라 선샤인>

<헬로우 마이 러브>도 호정이라는 여성의 성장기라 할 수 있다. 여성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
관심 많다. 박 PD의 캐릭터가 내가 해보고 싶었지만 차마 못했던 것들을 대신 표현한 캐릭터라면, 여성은 어떤 프레임을 통해서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대상이다.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

두 장편에 모두 배우 양은용을 캐스팅했다. <라라 선샤인>의 주연이고 <헬로우 마이 러브>는 조연이지만 비중이 꽤 있다. 양은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굉장히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배우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그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것이다. 뭐랄까, 슬픈지 기쁜지 잘 모르겠는 묘한 뉘앙스를 가진 얼굴이다. 트라우마를 갖고 있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그린 <라라 선샤인>에서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헬로우 마이 러브>에서도 사랑의 아픔을 감추고 까칠한 겉모습을 보여주지만 나중에 그녀의 사연이 밝혀졌을 때 그동안 보여준 섬세한 표정들이 되살아나며 캐릭터를 완성시킨다.

단편영화 <온실>은 자살에 관한 이야기다. 자살, 성폭행에 동성애까지 좀 민감한 이슈를 좋아하는 편인가보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다. 영화를 구상할 때 어떤 장면이나 한 장의 사진, 그림 같은 것에서 영감을 얻는 편이다. 커티스 핸슨 감독이 <LA 컨피덴셜>을 만들려고 영화 제작사를 찾아갔을 때 영화를 설명하기 위해 할리우드를 찍은 엽서 사진 한 장만을 내밀었다고 한다. 나 같은 경우 <헬로우 마이 러브>는 세 남녀가 기묘하게 조화를 이룬 화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온실>은 여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피 범벅이 되어 누워있는데 양복을 입은 남자가 그 여자를 잡고 우는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사진을 자세히 보니 여자는 웨딩드레스, 남자는 턱시도를 입고 있었다. 그 이미지를 보고 <온실>을 떠올렸다. 신부를 잃은 남자가 자살을 택하게 되지 않을까.


두 편의 전작은 아직 못 봤지만 <헬로우 마이 러브>만 보고도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세 번째 장편 계획은 어떻게 되나?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단편부터 두 장편 모두 다른 장르로 선보였듯이 다음 작품도 어떤 장르가 될지 모른다. 중요한 건 장르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냐 아니냐다. <온실>에서 공간에 대한 실험을 했다면 <라라 선샤인>은 그것의 연장선에 있으면서 시나리오의 구조에 대해 실험을 했다. 그리고 <헬로우 마이 러브>는 과도기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들이 비주얼리스트적인 면모가 부각됐다면 다음 작품은 스토리텔링의 완벽함을 추구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어찌됐든 다음 작품은 전작과 전혀 다를 것이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나?
“저 감독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참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하고 싶은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감독,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얘기를 할까 궁금하게 만드는 감독. 그런 평가를 듣는다면 좋을 것 같다. 김아론이라는 이름을 보고 티켓을 선택하는 관객이 많아지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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