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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3명의 대통령이 있습니다. 우선 김정호(이순재)는 나이 많고 인정 많은 대통령입니다. 그는 퇴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정적의 사면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참모들은 크게 반대합니다. 정치자금을 둘러싼 문제인 것 같은데 그 규모도 컸던 모양입니다. 요즘 기세가 등등한 여당의 과거사가 생각나는 부분이지요. 어쨌든 김정호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대통합을 위해서라면 정적의 악덕까지 덮으려는 거죠. 모두들 떠오르는 얼굴이 있을 겁니다(얼마 전 돌아가신 그분 말입니다).

차지욱(장동건)은 김정호의 후임 대통령입니다. 김정호가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했다면 차지욱은 상상속의 대통령입니다. 그는 젊고 잘생긴데다 정직하고 선량합니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대통령이죠. 하지만 그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되요. 시작은 일본입니다. 일본은 자국내 우익의 정치적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하는 군사행동을 계획합니다. 이에 미국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일본을 도우려고 하죠. 북한은······. 네 언제나 그렇듯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죠. 차지욱은 말 그대로 용단을 내려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경자(고두심)는 여성 정치인입니다(여성 정치인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겠지만 어찌됐든 아니에요). 그녀는 대통령에 선출되자 부동산 개혁을 단행하려고 합니다. 이건 현실에서도 그렇지만 부동산과 관련해서 어떤 개혁을 시도하려고 하면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들고 일어서잖아요. 당연히 한경자도 이런 반대자들의 여론몰이와 모종의 음모에 고초를 겪게 됩니다. 물론 그 중에는 우파들의 18번, 좌파 논란이 빠지질 않는 것이고 말이죠.

3명의 대통령은 이렇듯 각자의 정치적인 의지와 상황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말할 수밖에 없군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정치에 대한 영화가 아닙니다. 말이 좀 이상하죠?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얼핏 대통령들의 정치활동을 쫓는 정치영화로 보이지만 정작 이 영화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대통령이란 무거운 직책에 가려진 대통령의 개인적인 갈등과 고민을 조명하는 영화입니다.


그 면면을 살펴보자면 김정호는 일단 운이 좋습니다. 그는 복권에 당첨됩니다. 그것도 무려 당첨금 244억 원의 복권에 말이죠.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있다 보니 이 어마어마한 금액을 어찌해야할 지, 그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비해서 차지욱은 팔자가 아주 사납습니다. 그는 외교문제 덕분에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신장을 기증해야 할 상황에 처합니다.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그로서는 이마저도 쉽게 외면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한경자의 상황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녀에겐 평소 이러저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남편 최창면(임하룡)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남편이 갑작스레 이혼을 요구해요. 그녀의 부동산 개혁안과 최창면의 순진한, 하지만 철없는 행동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불러온 때문이지요.

3명의 대통령이 맞이하는 상황이나 사연들은 모두 적당히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고 그에 수반된 웃음 역시 적당히 재밌습니다. 그 결과는 적당히 따뜻하고 말이죠. 하지만 결국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직책을 두고 적당히 비정치적인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한 발상입니다. 결국 개인적인 문제를 두고 훈훈한 농담을 주고받을 것이었다면 굳이 3명이나 되는 대통령들을 등장시킬 이유가 과연 무엇이었단 말입니까?

물론 그곳에는 “결국 우리 모두는 인간이니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보아요”같은 만고불변의 진리가 숨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러한 진리를 설파하기엔 현실의 무게가 녹록치 않습니다. 지금의 정치상황을 두고서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제 아무리 따뜻한 웃음이라도 머리 속에 맴도는 질문을 걷어내지 못할 겁니다. “지금 같은 마당에 대통령의 사생활이 그렇게나 중요하단 말입니까?”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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