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로 시작해야 할까요?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나쁜 영화입니다. 거의 나쁜 영화의 매뉴얼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예요. 가장 큰 문제는 작가의 과시욕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서사의 졸렬함이나 캐릭터의 엉성함 정도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촬영은 의외로 좋은 편인데, 그나마도 근사하게 보이려는 의도가 너무 드러나서 거부감이 심합니다. 게다가 창조적이지도 않아요. 그리고 편집이 엉망입니다. 서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데 편집이 좋을 리 없죠. 아니면 편집이 나빠서 서사가 뭉그러진 것일 테고요. 편집이 충실하지 않은 덕분에 대하 역사극도 아닌 영화의 러닝타임이 자그마치 2시간 20분입니다. 체감상으로는 3시간이고요.
사실 이러한 문제들의 거의 전부가 작가의 과시욕으로부터 비롯됩니다. 과시하려는 의도로 만든 캐릭터들이 진실할 수 없고 겉멋에 빠진 영화가 진짜 근사하기는 힘든 법이죠. 편집도 마찬가지예요. 덜어내고 간추려야 될 이야기까지 뭉뚱그려진 것은 생각을 정리하기보다 과시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과시욕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소 격한 비교가 되겠지만 타란티노 역시, 과시욕이 넘치는 작가죠. 하지만 그의 과시욕은 치밀하게 구성된 대사와 극적인 긴장감, 그리고 천재적인 기억력으로 끌어들인 영화사적 인용으로 풍부하게 표출됩니다. 이건 차라리 미덕으로 보일 정도죠. 하지만 <펜트하우스 코끼리>의 과시욕은 보기가 고통스러워요. 눈과 귀를 막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10분 단위로 찾아옵니다. 그 이유는 과시욕보다 민망합니다. 이 영화는 사유가 미성숙해요. 사춘기 소년의 방황이나 깨달음에서 딱 1cm 정도 더 나가있죠. 미성숙한 사유를 과시하려는 영화, 정말이지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영화는 세 명의 젊고 유복한 남자들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사진작가 현우(장혁), 성형외과의 민석(조동혁), 금융인 진혁(이상우)은 어린 시절부터 친구예요. 이들의 삶은 한국 강남에 대한 음침한 생태보고서로 보입니다. 호화로움이 지나쳐서 퇴폐로 흘러든 인생들이죠. 영화의 의도는 확실해요. 이들의 허무주의를 느낌 있게 전시한 후, 폭력적인 결말을 내세워 자신의 깨달음과 성찰을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깨달음과 성찰이란 것이 참으로 조야합니다. 현우는 두 친구의 극단적인 대립(영화의 말미에 드러나지요)을 두고 상욕을 퍼부으며 일갈합니다. “너희들은 쓰레기야” 이게 바로 <펜트하우스 코끼리>가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십분 물러서서 이러한 교훈이 자못 들어줄만하다 해도 그 화법은 심히 불편합니다. 세 명의 친구들은 자신을 돌아보거나 다른 두 명을 성토할 때, 무척이나 비장한 톤으로 연설을 하거나 그냥 욕을 퍼붓습니다. 미성숙하죠. 삶의 문제와 세상의 조건들이 겉멋 가득한 연설과 듣기에도 거북한 욕으로 해결될 리 만무합니다. 이건 단순히 캐릭터의 성격이라기보다 이 영화의 본질이에요.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얄팍한 성찰을 대단한 돈오라도 되는 양 과시적으로 전달합니다.
마지막으로 마케팅입니다.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고인이 된 여배우, 장자연의 베드신을 한 가지 마케팅의 방편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무리 영화의 서사를 위한 베드신이라지만 이 정도면 거의 테러수준입니다. 이 배우의 비극을 이런 식으로 활용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그녀의 노출을 합리화시킬 마지막 보루는 작품의 완성도일 텐데, 그러한 면에서 <펜트하우스 코끼리>는 자격미달입니다. 이 영화 속의 그녀를 보는 것은 문자 그대로 고통스러워요.
그리고 황우슬혜의 출연 분은 적잖이 미심쩍습니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영화의 기본줄기와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죠. 무척 괴상한 방식으로 코미디를 전개하는데, 그 분위기를 보자면 괴작으로 이름을 날린 <차우>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불완전한 영화를 보완하기 위해 뒤늦게 촬영한 장면들을 끼워 넣은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에요. 그러니까 혼란스런 영화를 <차우>처럼 “괴작으로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 넣은 장면이 아닌가” 싶은 부분이란 말입니다. 설마라도 그럴 리는 없겠죠.
아무리 흠이 많다지만 <펜트하우스 코끼리>의 관람을 만류하지는 않겠습니다. 좋은 영화를 깨닫기 위해서 나쁜 영화를 경험하는 것도 나름 방법은 방법이지요. 일례로 저의 지인은 이 영화를 보고나서 좋은 영화에 대한 갈증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체험했습니다. 그는 그 다음날 곧바로 메가박스 유럽영화제를 찾아가 200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로랑 캉테 감독의 <더 클래스>를 관람하고는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다고 고백하더군요. 엉뚱한 시작이지만 훈훈한 결말이지요? 시간과 용기가 넉넉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 시도해 볼 가치도 있겠습니다. 좋은 것만 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지만 말입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이 영화 매력적이다. 특이하다. 자극적이다. 야하다. 잔인하다. 그리고.. 골 때린다!!
진정한 4차원의 영화. 그래서 3류라고 말할 수도 없고 1류라고 말할 수도 없는, 그 미묘한 경계선에서 여유롭게 비소하고 있는 영화.
이상하게도 영화는 '매력적인 남자'의 모습을 띄어 꽤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혹' 하며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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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렬한 비판, 그리고 마지막 일침...
2009/11/05 13:23전 블로그 초짜라서 글 잘 쓰시는 분들이 참 부러워요 ㅜ.ㅜ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오늘도 향기로운 하루가 되시길 바래요 ^^*
너무 고맙게 잘 보았습니다.
2009/11/05 14:09그리고...
한국인은 꼭 알아야 하기에 실례하니
너그럽게 봐주십시오.
여러분,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국사,
가짜라는 사실 아십니까,
일제조선총독부가 만들것을
해방후 친일파 사학자들이 이어받은것,
위 제필명을 누르시면 됩니다.
이제 그 진실을 아셔야 합니다.
노통을 죽인것도 결국 친일파입니다.
이 명박의 친일 뉴라이트는
김구선생을 테러리스트,
일제시대는 한국근대화의 원천이라고 찬양합니다.
그렇기에 중국서안에 대규모 고구려태왕릉/ 단군릉을
놔두고도 국사책에는 없는거지요.(위 까페)
그리고 아직도 거/북/선 실제모습 못 보신분 계십니까,
역사사진방에 있어요.
조선말기에 선교사가 전라도지방에서
우연히 찍은 유일한 실제사진입니다.
고인이된 장모씨를 마케팅으로 그런신을 나오게했다는 것에대해
2009/11/05 23:27얼마나 분했는지 몰라요
역시나 이영화 최악이더군요
연기자로 연기를 할 뿐인데...
2009/11/06 11:37정말 불쌍한건
원수 갚아달라고
목숨걸어도
그 놈들은 여전히 잘 먹고 잘 산다는........
지하에서 피눈물 흘리겠죠.
이 점이 정말 불쌍하죠.
배우가 연기자로 스크린에 나오는게 왜 불쌍?
아무래도 그 분들은 입 속에 박힌 작은 가시처럼 불편할겁니다.
2009/11/06 11:29착한 우리나라 언론들은 빨리 빼 내주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영화를 알기 위해 나쁜영화도 가끔 봐줘야 된다. 정말 맞는 얘기 같네요.
2009/11/06 23:20화면은 확실히 멋있네여
2009/12/29 12:47뭐 그렇게까지 부정적인 비판을..
2011/08/01 09:00좋게 보면 좋은 거고 나쁘게 보면 한 없이 나쁜거죠
저는 이 영화 체감상 1시간 20분 쯤 되는 영환 줄 알았는데..그렇게 긴 줄 몰랐네요
암튼 잘 읽었습니다. 과시욕이 돋보이는 좋은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