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기억 속에 이제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신세기 에반게리온>. 그렇기에 2007년 에바의 귀환은 어쩌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프로젝트였는지도 모르겠다. 1997년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으로 화려하게 대단원을 장식한 줄 알았던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신극장판 <에반게리온: 서(序)>(이하 <서>)를 필두로 20세기 이룬 신화를 환기하며 가이낙스와 안도 히데아키가 선사하는 추억의 서비스 그 이상의 가치를 머금은 채 다시금 그렇게 서막을 올렸다.
4부작으로 예고된 신극장판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구축해놓은 역사를 되짚는 동시에 21세기의 또 다른 신화를 예고하는 의미 있는 부활이다. 그런 의미에서 20세기의 영광을 다시금 이어나갈 새로운 에바 시리즈의 전초기지 <서>는 에바의 본질 그대로를 가져온 팬서비스 작품이자 새로운 신화창조의 도화선이었다. 물론 26화로 방영된 TV시리즈의 1화부터 6화까지의 내용을 요약정리했던 <서>는 앞으로 펼쳐질 4부작 신극장판의 간소한 전초전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태어날 에바의 싱그러운 때깔을 확인하고, 애초의 세계관과 캐릭터를 그대로 활용한다는 일종의 안도감과 기대감을 십분 부풀리는 것만으로도 족했던 의미 있는 전초전이었음에는 틀림없다.
마지막 사도 나기사 카오루. 몇 차례 등장하진 않지만 그의 등장이 곧 거대한 수수께끼다.
국내에선 작년 초 개봉했던 <서>는 미묘한 순서상의 변화만으로 이 20세기 고전을 비트는 결정적 방아쇠를 당기곤 했다. 우선 인간의 형태로 신지에게 접근했던 마지막 사도 나기사 카오루의 등장을 일찌감치 암시했으며, 또 네르프 지하에 롱기누스의 창으로 봉인된 제1사도 아담(그러나 실은 아담이 아닌 리리스)의 실체를 TV판에 비해 무척이나 일찍 공개하면서 이후 펼쳐질 신극장판의 향방에 대한 궁금증을 잔뜩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서>의 백미인즉슨 작품 말미 등장한 <에반게리온: 파(破)>(이하 <파>)의 예고편이었다는 말은 결코 농으로 들을 게 아니다. <파>의 예고편은 달을 배경으로 하강하는 새로운 에반게리온 기체, 그리고 안경을 쓴 신 캐릭터의 등장을 보여준 “서비스 서비스~”이자 바야흐로 무엇을 ‘깨뜨릴지’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부채질하는 결정적 한방이었다. 제작진의 말마따나 신극장판 4부작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본래 기획의도와 작품의 본질을 그대로 가져갈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그 이상의 무언가를 펼칠 게 분명한 2부 <파>야말로 구세기와 신세기를 연결하며 새롭게 진화해나갈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진정한 신화 도약 가능성의 장이다. 2009년, 드디어 새로운 신화, 그 전면전이 시작되었다.
에바 2호기. 해상에서 분연히 일어났던 TV시리즈와는 달리 공중 투하되며 첫 등장한다. 머리 부분에 뿔이 달려있는 등 생김새도 조금 변화했다.
리빌딩(Rebuilding) 에바
원년 멤버 그대로 완성된 신극장판은 리메이크도 리바이벌도 아닌 ‘리빌드(Rebuild)’ 버전이다. 말 그대로 <에반게리온>을 ‘재구축’했던 <서>가 과거의 추억을 복기하는 것을 넘어 에바에 대한 기대치와 유통기한을 21세기로 새롭게 확장하려는 신세기 에바 프로젝트의 첨병을 자처했던 것처럼 <에반게리온: 파(破)>(이하 <파>) 역시 우선 매력적인 현대화로 관객들의 시각을 단숨에 제압한다.
<서>를 통해 이미 확인했던 바와 마찬가지로 <파> 역시 2D와 3D를 섞는 세밀하고도 감각적인 화면 배합의 비주얼적 성취가 우선 압도적이다. <서>가 구세기 <에반게리온>의 연출을 거의 그대로 활용하며 10년 전 원화와 레이아웃을 디지털 작업으로 재작화한 데에 반해 <파>의 갖가지 메카닉 디자인들은 보다 세밀해졌으며 작품 초반부 등장하는 4족 바퀴보행 방식의 에반게리온 5호기를 비롯해 디지털 스타일로 구상화된 사도의 모습과 그 격전 과정은 더욱 새로워졌다. 이를테면 성층권에서 낙하했던 사도 사하퀼을 막아내는 과정이 TV시리즈와 달리 에반게리온 세 기가 모두 파손될 만큼 훨씬 더 복잡하고 디테일하게 구성되는 등 후반부로 갈수록 사도의 개체수를 압축해 그 갖가지 능력을 변화무쌍한 전투장면으로 활용한 것은 <서> 이상으로 이뤄낸 <파>의 괄목할만한 리빌딩 성과다. 이는 또한 단순한 시각적 쾌감 이상으로 고전 애니메이션의 아우라의 의존하지 않고 이를 깨뜨린 가이낙스의 새로운 야심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설의 해체, 무엇을 깨뜨렸나
<서>가 신극장판의 서막을 올렸다면, <파>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깨뜨려야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마찬가지로 <서>의 부제였던 ‘You are (not) Alone’이 괄호 안에 갇힌 부정어로 인해 혼자를 지칭하는 것인지 혼자가 아님을 의미하는지를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만들며 인류멸망을 그리는 SF 애니메이션의 껍질 속에서 인간의 ‘관계’에 대한 원천의 의미를 잃지 않았다면, <파>의 부제인 ‘You can (not) Advance’는 진화 여부에 주제를 내건 작품의 해답을 모호하게 암시한다.
이러한 <파>의 부제가 비밀스런 세계관을 간직한 채 마무리됐던 20세기 신화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이상으로 나아가느냐 마느냐 따위에 걸린 자기암시나 선전 문구에 그치지 않는 건 물론이다. <파>는 정말로 TV판 15화에서 캐릭터 사이에 짧게 오고 가던 대화이기도 했던 ‘호메오스타시스와 트랜지스타시스’, 즉 현재를 유지하려는 힘과 변화하려는 힘, 이 두 가지의 성질을 공유하는 ‘생명체’와도 같다. 굉장한 속도감으로 에바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되새기는 <파>는 인간형 병기 에반게리온이 만든 신인류 묵시록이 마침내 아서 C. 클라크의 소설 <유년기의 끝>과 같은 인류 전원의 자아의 합일을 이룬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결론 직전까지 막힘없이 나아간다. 동시에 그 과정들은 때때로 익히 보아왔던 것들을 비틀고 가미하며 구체화함으로써 변화를 꾀한다. 그만큼 <파>는 TV판을 절묘하게 활용하고 또 교묘하게 비튼다.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가 아닌 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이
따라서 그 변화는 예상과는 달리 ‘비스트 모드’라는 에바의 새로운 형태까지 선보이는 신캐릭터 마키나미 마리보다는 오히려 에바 2호기의 파일럿인 아스카에게서 더욱 크게 감지된다. 우선 TV판에서 아스카의 풀네임이 소류 아스카 랑그레이였던 데에 반해 <파>는 그를 시키나미 아스카 랑그레이로 명명하며 새로운 성을 부과한다. 그리고 여전히 에바월드가 관계, 소통, 성장, 상처, 상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그 주역은 이제 신지라기보다는 아스카에 가깝다.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언제나 기고만장하던 소녀 아스카가 TV판에서는 최고 파일럿의 자리를 신지에게 내주면서 자신의 우월한 존재를 뽐내기 위해 에바를 탄다는 그 기치를 스스로 무너뜨렸던 것과는 달리 <파>의 아스카는 그저 혼자여도 충분하다는 사고방식의 아이로 등장할 뿐이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스스로 단절하려 하는 세컨드 칠드런 아스카는 여전히 최고가 되고픈 열망에는 가득 차 있다. 또 마찬가지로 신지에게 끊임없이 “너 바보야?(あんたパカ?)”를 연발한다. 하지만 작품 내 신지의 요리 실력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으로 대체된 이 세계에서 아스카는 신지를 위해 손을 베여가면서 요리를 익히고 도시락을 싸면서 새로이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또 해상에서 제6사도 가키엘과의 단독전투로 처음 등장하는 것이 아닌 사도 퇴치를 위한 협력 작전 가운데 등장하며, 곧이어 성층권에서 낙하하는 사도를 막는 단계까지 계속해서 합동작전을 펼치는 등 에반게리온 역시도 그에게 소통에의 역할을 분명히 부과한다. 당연히 최고가 되려는 그의 열망 역시 자연히 그 방향을 조금씩 달리해 나간다.
신캐릭터 마키나미 마리. 베일에 싸여있는 인물인만큼 실질적으로 부각되는 면도 의외로 적다.
또 한 지역에 에반게리온 3기 소유를 한정짓는 새 설정을 통해 신형 3호기의 등장과 함께 에바 2호기는 잠시 봉인되며 ‘포스(4th) 칠드런’으로 선발돼 에바 3호기에 오르는 것도 신지의 단짝친구 토우지가 아니다. 사도가 침입한 3호기와 탑승한 파일럿의 안위를 염려하지 않는 더미플러그의 무지막지한 파워는 여전하지만, 신지로 하여금 자신의 친구를 방치한 아버지와 네르프 본부에 분노를 발산하게 만든 이 변경된 희생의 대상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압축할 뿐 아니라 아스카는 물론 신지의 변화된 위상에도 힘을 싣는다.
이를테면 신지의 카세트테이프는 앞뒤로 왕복을 반복하며 자기세계에 조용히 갇혀 있고 싶은 신지의 마음을 은유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 카세트는 아버지 이카리 겐도 사령관의 물건이 되어 신지가 아버지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또 칭찬 받고 싶은 것을 넘어 아버지와 이어지고 싶다는 의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또한 아야나미 레이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다. 고기를 싫어하는 아이에서 고기를 먹지 않는 아이로 변모한 레이는 인형과 다름없는 면모에서 보다 많은 인간미와 자아가 가미된 소녀가 되어 신지와 연결되고픈 마음을 분명히 표현해낸다.
이카리 신지. 그는 이제 콤플렉스 덩어리가 아니라 그저 소심하고 조용한 아이에 가깝다.
신지가 도시락을 싸고 친구들에게 요리를 해주며 관계 소통의 구심점으로 부상하고 있듯이 사도와의 대결 뒤에 존재하는 <파>의 또 다른 구심점에는 신지가 아버지인 이카리 사령관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자리 잡고 있다. 신지는 친구의 부상(혹은 죽음)을 방치한 사건 때문에 에바 초호기로 네르프와 아버지를 위협함으로써 다시금 아버지와의 관계는 와해되고 말지만 둘 사이를 중재하는 레이는 보다 적극적으로 두 부자간 관계에 개입하고, 이카리 사령관과 신지 역시도 비록 소극적이지만 서로간의 거리를 좁힐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자연히 온갖 콤플렉스 덩어리로서 늘 아버지 앞에 주눅 들어 있던 소년 신지는 자기세계를 분명히 관철시키는 등 한 차례 성장한 상태로 나아간다. 그래서 기지내로 침입해 굉장히 다양한 공격패턴을 선보이는 사도를 상대하며 마침내 0호기의 자폭과 이로 인한 레이의 죽음 등과 같은 TV시리즈의 주된 내용이 완전히 다른 결과로 나아가는 <파>의 지점은 그야말로 신극장판의 본질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자 작품의 핵심이다.
아야나미 레이. 그녀의 변화, 그리고 신지와의 변화된 관계가 신극장판의 핵심과 다름 아니다.
전설의 재조합, 그 파격적 재구축
세컨드 임팩트가 일어난 남극바다뿐만 아니라 모든 바다가 붉게 변해 생명체가 살지 않는 세계로 변모한 <파>의 공간은 세컨드 임팩트의 성격을 보다 분명한 세기말 형태로 구체화한다. 비밀스레 제1사도 아담을 네르프 기지로 옮겼던 카지의 역할도 줄어든 것은 물론 남극바다가 아닌 달에서 아담이 아닌 ‘느브갓네살의 열쇠’라는 새로운 떡밥을 던지는 이카리 사령관과 후유츠키 부사령관의 대화는 신극장판 3부인 <에반게리온: Q>의 변화된 향방 또한 더욱 분명히 한다(신극장판 3부는 당초 예고됐던 제목인 <에반게리온: 급(急)>에서 ‘Q’로 변경됐다. 물론 일본어로는 ‘급(急)’ 역시 ‘큐’로 읽는다). 기독교 신화를 기저에 두고 인간과 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진중한 질문들은 아마도 여전할 것이다. 그러나 <파>가 작품 내내 TV판의 해체와 재구축을 통해 비틀기를 반복한 작품인 데에 반해 또 다른 에반게리온 기체를 암시하고 나기사 카오루가 메카닉을 타고 등장하는 예고편으로 시사한 <에반게리온: Q>는 분명 익히 알고 있던 이전 에바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선보일 게 분명하다. 그리고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까지 나아간 <파>, 그이후의 이야기에서는 소년의 성장과 관계와 상실감에 대한 또 다른 새 해답을 기대해도 충분할 것이다.
<우주전함 야마토> <기동전사 건담> 이후 일본 내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세 번째 사회적 신드롬으로 평가되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분명 명품 애니메이션이기 이전에 90년대 일본에 초문화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동시에 전 지구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킨 20세기의 상징적 문화코드로 회자되는 작품이다. 비록 신극장판이 처음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새로운 에바팬을 양성할 수 있을 만큼 만만한 압축물이 되진 못했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아우라에만 의탁하는 작품 역시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파>에는 그로테스크한 일방적 살육 장면에 동요풍의 음악을 배치하며 오히려 그 음산함과 잔혹함을 배가시키는 장치들처럼 같은 장면, 같은 내용 위에도 파격의 산물들을 이어가려 한 흔적들이 끊임없이 엿보인다. 20세기의 전설을 깨뜨리며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가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믿기지 않게도 가이낙스는 에바월드의 명성을 신세기까지 그대로 이어간다. 가이낙스와 에반게리온, You can Advance. 강상준 기자(FILMON)
에바 해독 패스워드 5
사도(使徒)
아담과 접촉하기 위해 네르프의 요새도시 제3신도쿄시에 접근하는 불가사의한 생명체. 신의 사자라는 명칭이 의미하듯 인류를 징벌하고자 하는 함의가 담겨 있다. 초호기와 가장 먼저 조우하는 사도 샤키엘은 사지가 달린 거대한 인간형에 가깝지만 이후 등장하는 사도들은 원시생물, 나노머신의 형태 등 다양한 모습으로 접근하며, 심지어는 신형 에반게리온에 잠입하거나 인간의 모습으로 신지에게 직접 다가서기도 한다.
에반게리온(Evangelion)
대사도전용 범용 인형 결전병기. 통칭 에바. 복음을 뜻하는 ‘Evangel’이 어원이다. 메카닉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은 사도를 복제한 생명체로써 말하자면 인간은 사도를 이용해 사도에 대항하고 있는 셈. TV판에서는 레이의 존재가 클론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처럼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인간의 염세적 결말을 암시하는 직접적 단서이기도 하다. 파일럿의 조종석 역할을 하는 엔트리플러그의 삽입을 통해 파일럿과의 정신적 싱크로를 이루며 기동한다. 인간의 정신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불완전한 병기지만 물리적인 공격을 모두 방어하는 사도의 ‘AT필드’를 강제 해제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작품 내적으로 파일럿의 정신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 기체인 만큼 <에반게리온>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은 대부분 에바 그 자체를 통해 표현된다.
세컨드 임팩트(Second Impact)
2000년 남극에 낙하한 대운석으로 인해 해수가 불어나 인류의 절반 이상이 사라진 재앙. 그러나 세컨드 임팩트는 실은 운석으로 인한 대참사가 아니라 최초의 사도 발견과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긴 불상사라는 것이 진실이다. 네르프가 에반게리온을 이용해 사도에 대항하는 이유는 네르프 지하본부에 있는 아담(실제로는 리리스)과 사도가 접촉할 경우 일어날지도 모를 ‘서드 임팩트’를 방지하고자 하는 것. 기독교 신화를 기저에 두고 있는 작품인 만큼 퍼스트 임팩트는 노아의 방주가 유일한 구원이었던 대홍수를 의미한다.
마기(Magi)
에바를 이용해 사도에 대항하는 조직 네르프(Nerv)를 총괄하는 컴퓨터. 세 명의 동방박사를 의미하는 마기는 멜키올, 발타잘, 캐스퍼라는 각기 다른 인격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기는 네르프 수뇌부의 질문에 대해 흡사 삼두정치의 결론 같은 대답을 내놓으며 그들로 하여금 가장 합리적인 길을 모색토록 이끈다. 이를테면 ‘찬성 2, 조건부 찬성 1’과 같은 형태로 결과를 예측한다. 이는 마기의 창조주인 아카기 리츠코 박사의 어머니의 삼분할된 인격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기도 하다. 각각 ‘여자로서의 나’ ‘과학자로서의 나’ ‘어머니로서의 나’를 대변하는 마기의 독립적인 세 개의 인격은 곧 인간의 관계와 역할에 관한 딜레마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론인 동시에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역할갈등 그 자체를 의미한다.
인류보완계획
<에반게리온> 궁극의 미스터리. 사도섬멸이라는 네르프의 대외적인 목적보다도 우선하는 네르프의 실질적인 최종 목적이다. 네르프의 상위조직인 제레(Seele)와 신지의 아버지이자 네르프의 사령관인 이카리 겐도만이 이 인류보완계획의 진짜 의미를 알고 있다. TV시리즈 내내 꽁꽁 감춰지던 인류보완계획은 마침내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을 통해 인류 전체를 하나로 묶어 원천적으로 결여된 존재인 인간을 완벽히 재구성하는 것임이 드러난다.
* 본 리뷰에는 치명적 스포일러가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미치겠다.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 할까. 이제부터 하게 될 이야기가 좀 매니아스럽긴 해도 [에반게리온: 파]를 보고난 지금, 올해 극장에서 본 가장 인상깊은 작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분명해졌다. [에반게리온: 파]. 이 작품이야 말로 준비된 걸작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애니메이션계의 [다크 나이트]다. '사골게리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가며,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재진열하는..
※ 본 리뷰는 [에반게리온: 파]의 스포일러가 대량 포함된 것으로서 작품을 관람하지 않은 독자분들의 감상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는 그다지 [에반게리온]의 매니아라고 불릴만큼 열성적인 팬은 아니다. 기존 TV판과 구 극장판을 고작 총 4번정도 감상했을 뿐이고, [에반게리온: 서] 역시 4번정도 감상했으며, 이번 [에바게리온: 파]를 이제 두 번 관람했을 뿐이다. 따라서 기억하지 못하고 넘어간 사실이나 또는 기존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미..
에반게리온 : 파 (破) (Evangelion: 2.0 You Can (Not) Advance, 2009) 전율의 미완성 아....에반게리온. 일찍이 TV시리즈는 남들보다 조금 늦게 접한 탓에 오히려 더 열심히 그리고 깊이 빠져들어, 그 속에 담겨 있는 안노 히데아키의 그 수많은 떡밥들을 죄다 물어늘어지며 인류보완계획에 대해 알아내려 했었고, 극중 신지의 절규와 해체로 이어지는 갈등과 고민은 나로 하여금 '그래 누구나 이런 고민들은 가슴 속에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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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때는 좀 밍숭맹숭 했는데 파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특히 빨대가.
2009/12/02 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