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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첫째 주 FILMON 추천영화

FEATURE ON 2009/12/03 18:17 Posted by 파란다이스

[ON SCREEN] <위대한 침묵>
2005 | 감독 필립 그로닝 | 출연 그랑 샤르트뢰즈 수도원, 카르투지오 수도사들 | 2009.12.3 개봉

알프스의 깊은 산속에 위치한 그랑 샤르트뢰즈 수도원은 로마 카톨릭의 여러 수도원 중에서도 가장 폐쇄적인 곳이다. 촬영을 요청한 필립 그로닝 감독이 19년이 지나서야 허가 통보를 받았으니 그 정도가 대충 그러하다. 감독은 일반적인 다큐멘터리나 극영화의 형식에서 벗어나 ‘명상하는 영화’를 만들었다. 중간 중간 삽입된 성경구절이나 성가를 제외한다면 철저한 침묵과 고요함이 장장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엄밀히 164분)을 채운다. 고요하고 경건하며 때때로 아름다운데, 다소 종교적인 거부반응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엄밀함과 느직한 리듬에 적응하는 순간, 모종의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오직 다음과 같은 관객들에게만 추천하고 싶다. 일단 첫째로는 종교적인 믿음이 충만한 관객일 것이요, 둘째로는 영화의 새로운 표현 방식을 경험하고픈 열혈 씨네필일 것이다. 자세한 이유는 보면 안다. 유주하 기자


[ON SCREEN]  <에반게리온: 파(破)>

2009 | 감독 츠루마키 카즈야, 마사유키 | 2009.12.3 개봉

2년에 한 번씩 에바팬들을 뒤흔들 4부작 신극장판, 그 두 번째 막이 오르다. 1부 <에반게리온: 서(序)>가 문자 그대로 신극장판에 대한 서막을 올리는 데에 그쳤다면, 이번 2부는 20세기 애니메이션의 신화로 군림하며 다져온 성지를 스스로 깨뜨림으로써 본격적으로 신세기 에바월드의 새 청사진을 제시한다. 결과 역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무한 확장 가능성을 공고히 한 동시에 가히 가이낙스의 우월한 기술력과 상상력의 최정점 지표라 칭하기 충분한 수준. 비록 신극장판만을 접한 세대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야심에 비해 108분 안에 꾹꾹 눌러 담은 작품 특유의 난해한 세계관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것이 신인류 묵시록 에반게리온의 DNA코드인 것을. 하지만 어떠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명품 애니메이션의 현재를 확인하기에는 단연코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다. 강상준 기자   


[ON DVD] <업>

2009 | 감독 피트 닥터, 밥 피터슨 | 더빙 이순재 | 2009.12.2 DVD 발매

살다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해야 할 일이 있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일단 나오면 그냥 봐줘야 하는 작품이 있는데, 픽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 그 주인공이다. <토이스토리>(1995)부터 작년 <월-E>까지 픽사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 <업>은 대성공이다. 아내를 잃고 외로운 고집불통 할아버지 칼은 어린 시절 로망이었던 여행을 떠난다. 여기에 귀여운 꼬마 러셀이 동참하면서 여행은 소란스럽고 유쾌해진다. 수만 개(혹은 그 이상)의 풍선에 묶인 집이 비상하는 장면은 압권이며, 총천연색의 색감은 가히 예술이다. 또 ‘비우지 않고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메시지는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DVD에서는 강아지 더그의 오리지널 단편 <더그의 특별 임무>, 제작진의 테푸이 산 탐험 영상, 감독의 음성 해설 등도 만날 수 있다. 안효원 기자


[ON TV] <너는 내 운명>

2005 | 감독 박진표 | 출연 황정민, 전도연 | 2009.12.4(금) 25시 20분 KBS1 방영

감독을 좋아하는 데는 한 작품이면 충분하다. 박진표 감독을 좋아하게 된 건 바로 <너는 내 운명>. 좋은 짝을 만나지 못해 노심초사하는 농촌총각 석중(황정민) 앞에 어느 날 다방아가씨 은하(전도연)가 나타난다. 은하에게 한 눈에 반한 석중은 신선한 우유를 매일 대령하며 구애를 하고, 결국 둘은 부부의 연을 맺는다. 석중과 은하가 만나고 가까워지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은 매우 ‘닭살’스럽지만 두 배우의 호연은 그 사랑을 유쾌하게 만든다. 은하가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면서 작품은 최루성 멜로드라마로 변신하지만, 또 두 배우의 호연은 과잉된 감정마저 용납케 만든다. 웃다 울다 보면 어느덧 끝이 나는 영화 <너는 내 운명>. 박 감독의 최근 두 작품에 적잖이 실망을 했지만, 이 작품 때문에 한 번 더 믿어보리라. 안효원 기자


[ON TV] <굿 나잇 앤 굿 럭>
2005 | 감독 조지 클루니 | 출연 데이빗 스트래던, 조지 클루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2009.12.4(금) 25시 10분 MBC 방영

1950년대 초, CBS 뉴스맨으로 명성을 날린 실존인물 에드워드 머로와 프로듀서 프레드 프렌들리를 다룬 조지 클루니의 연출작. 매회 사회정치적 이슈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See it now> 뉴스팀은 매카시즘 광풍의 주역 조셉 매카시 상원의원에게 정면으로 도전한다. 영화는 조금의 불온한 조짐만 보여도 ‘빨갱이’로 단죄 받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당대 최고 권력에 맞서며 올바른 언론의 목소리를 관철시키고자 했던 TV저널리스트의 실화를 사실감 넘치게 펼친다. ‘조중동’을 연상케 하는 보수신문의 왜곡편파보도, 시청률과 광고주와 고용주에 지배될 수밖에 없는 언론의 현실 등 그 이야기와 문제는 지금까지도 충분히 유효하다. 2005년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각본상에 빛나는 이 작품은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논쟁적인 목소리를 내는 조지 클루니의 위상은 물론 우리네 현재까지도 단숨에 확인케 한다. 강상준 기자


[ON TV] <워낭소리>

2008 | 감독 이충렬 | 출연 최원균, 이삼순 | 2009.12.5(토) 22시 40분 SBS 방영

올해 한국영화계의 가장 큰 이슈를 꼽으라면 단연 독립 다큐멘터리 <워낭소리>의 흥행이다. <해운대>의 천만 관객도 큰일이지만, 전국 7개 상영관에서 개봉한 뒤 스크린을 늘려가면서 300만 관객을 넘은 건 다시는 없을 일이기 때문이다(물론 이런 일이 많기를 바란다). 작품의 주인공인 최 할아버지와 소는 모두 늙었다. 그들이 등에 멘 짐은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이들이 걸을 수 있는 건, 삶의 무게를 서로 나누기 때문이다. 소는 할아버지를 태워주고, 할아버지는 소의 짐을 나눠 멘다. 그들의 발걸음 속에서 우리는 우정은 물론 그들이 함께 한 시간의 결을 느낄 수 있다. 정적인 카메라 움직임과 고요에 가까운 사운드는 관개들을 순식간에 기억 속으로 안내한다. 그 속에서 무엇을 느낄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안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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