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서울독립영화제 웹 데일리 파트너가 된 FILMON이 서울독립영화제2009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12월 10일 개막에 앞서 관객심사단의 사전 리뷰 8편을 공개합니다.
[국내장편초청 1] <영도다리>(전수일, 2009)
주인공 인화(박하선)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아 피붙이 없이 부산에서 자라났다. 그녀는 산달이 얼마 남지 않은 어린 미혼모다. 곧 산통이 온몸으로 퍼져오지만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다 줄 사람은 없다. 그녀는 홀로 영도다리 위를 걸어가지만 산통은 점점 심해져 가고 그대로 쓰러진다.
세상에 아직 꽃을 피워보지 못한 19살의 소녀. 그렇기에 축복을 받아야 할 아기의 탄생은 그녀의 삶의 무게를 더하는 환영받지 못할 존재다. 인화는 결국 입양센터에 아기를 보내기로 하고 간직하고 있던 탯줄마저 버린다. 그녀가 아기 엄마임을 증명하듯 가슴에서 모유가 새어 나오지만, 어린 나이에 ‘미혼모’라는 수식어는 감당하기 어려운 이름이다.
또한 인화는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폭력, 학대, 죽음 등에 대해 회피하거나 방관적이다. 유독 그녀가 유심히 지켜보는 어느 꼬마가 있다. 대화를 주고받는 친밀한 사이는 아니지만, 담배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동질감을 소통한다.
따듯한 가족애를 느껴보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을 보낸 인화에게 과거를 떠올리는 시점이 찾아온다. 그녀는 우연히 바닷가에 빠진 시신을 찾는 인부들을 발견한다. 그리고 검은 그물 위에 놓여 있는 작은 신발을 보고 멈춰 선다. 그 신발을 보고 어린 시절 어머니와 헤어졌던 슬픈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산통의 표식이 된 수술자국과 핸드폰 사진에 찍힌 아기의 얼굴을 보고 죄책감에 빠져든다. 그 뒤로 인화는 입양센터로 아기를 찾기 위해 나선다.
아기를 향한 인화의 모성애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그녀는 입양센터의 직원에게 아기를 돌려달라고 막무가내로 말하지만, 절차의 문제 때문에 어렵다며 거절당한다. 몇 번이고 찾아가 아기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하지만 직원은 냉정하게 뿌리친다. 결국 인화는 맥주병으로 직원의 머리에 내리치며 위협하듯 아기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말한다.
아기가 있는 프랑스로 찾아가는 그녀. 낯선 나라의 어느 마을 어귀에서 양부모의 집을 찾는다. 아기의 집에 도착한 그녀는 파란 눈의 여인에게 “I came...”이란, 미처 끝나지 않은 문장을 반복한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그녀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그동안의 모든 아픔을 흘려보내듯 아이를 향한 그녀의 간절한 마음은 모성애라는 초월적인 힘을 보여준다.
‘하루에 두 번씩 영도다리 끄덕끄덕..’영도다리 노래의 한 구절이다. 영도다리는 사람들의 한과 슬픔,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역사의 상징물이라고 한다. 이 영화 속에도 지역성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역사성도 나타낸다. 영도다리는 주인공 인화를 통해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통로이다. 그녀의 과거가 슬프고 외로웠다면, 앞으로 만들어갈 현재와 미래는 아이를 찾게 되면서 변화하는 그녀를 만나게 될 것이다. 성인이 되어버린 그녀의 제2의 인생 여정을 상상하게끔 하는 작품이다. 박다해(관객심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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