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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단편초청 1] <개를 키워봐서 알아요>(이우정, 2009)

필름의 입자 속으로 부서지는 햇살이 포근하다. 그 속에서 한 여선생이 어린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 머리카락을 스치며 돌아보는 아이는 그녀를 보며 미소 짓는다.

영화는 두 자매를 주축으로 다른 이야기가 진행된다. 초등학교 교사인 다은은 맡은 반 학생인 아영에게서 유독 눈을 뗄 수가 없다. 아영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난 이후로, 그녀는 남자친구와의 관계에도 싫증이 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편, 다은의 동생 유은은 남자친구와의 이른 이별 후 공중에 붕 떠버린 상태가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른다. 답답한 마음에 채팅으로 만난 남자와 모텔에 가 보기도 하지만, 무의미한 행동을 반복하는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난다.

이 영화는 금단의 영역이 없다. 아영은 성적인 본능을 숨기지 않는다. 그 어린아이 특유의 천진함에 어른들은 할 말을 잃는다. 유은의 전 남자친구는 소파에 누워있는 다은에게 시선이 간다. 쓰러져 있던 유은은 자신을 깨운 언니의 남자친구에게 달려들어 키스를 한다. 아영은 화장실 창문에서 낯선 아저씨를 쳐다본다. 그리고 가장 강력해 보이는 영화의 메인 에피소드인 여선생과 여제자의 관계는 보는 것만으로도 야한 기분에 휩싸인다.

사람들은 자신의 발밑에 본능을 숨겨놓고 있다. 어느 날 내가 밟고 있던 것의 존재를 의식하게 될 때, 누구나 다은의 심정이 될 수 있다. 애들같이… 개를 키워 보지 않아도 그쯤은 알 수 있다. 황예지(관객심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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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itor. 2009/12/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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