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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장점을 살리면서 새로운 점을 부각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리메이크의 합당한 자기변호이자 원천 근거다. 그러나 ‘타이호러’의 대표주자 팽 브라더스의 출세작 <디 아이>의 할리우드판 동명 리메이크작은 원작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져와 지역색만을 달리 한 안전한 재생산을 기저에 두며 리메이크로서의 합당한 근거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제시카 알바라는 슈퍼 엔터테이너를 내세우며 발하는 공포는 온전히 제 역할을 다하지만, 6년의 간극을 두고 저 멀리 꿈의 공장에서 만들어낸 영화는 여전히 할리우드 호러의 기성품 수준에 머문다.

전작을 의식하지 않은 공포영화 자체의 완성도만은 기본 이상이다. 특히 각막 이식을 받고 점차 시력을 되찾아가는 주인공의 일인칭 시점을 적극 활용해 포커싱 아웃된 화면을 바라보며 관객을 무방비 상태로 몰아가는 영화 초반부 시퀀스는 충분히 압도적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언제고 프레임 바깥에서 무서운 소리를 내며 튀어나올지 모르는 미지의 대상을 염려케 하며 병원 복도와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불안정한 시력의 주인공과 시점을 일치시키는 장면들 또한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러나 이 역시 모두 6년 전에 이미 보아왔던 구성에서 조금도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이식 받은 장기에 앞날을 보는 기증자의 능력과 기억이 더해지며 온갖 시각정보와 영혼세계가 노출되기 시작하면서 '보는 것', 즉 '관람'이라는 영화관객의 기본행위마저 호러와 연관시키는 아이디어는 매력적이지만 이 또한 검증된 공포를 복습할 뿐이다. 각막에 남겨진 기증자의 기억을 복원하는 제시카 알바의 분투기가 결코 남 얘기가 아니다. 강상준 기자 (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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