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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09] SIFF는 순항중

FOCUS ON 2009/12/14 15:37 Posted by '미래

하늘이 유난히도 맑았던 일요일, 주말을 맞은 SIFF는 극장을 찾은 수많은 관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특히,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오순도순 자리한 모습이 눈에 많이 띄어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또한 오늘까지 진행되었던 굿모닝 세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든든한 아침으로 큰 호응을 얻었으며, 1층 부스 기념품 코너에서는 SIFF의 2010년 달력이 가장 인기를 끌며 판매되었다.

SIFF를 찾은 관객 중 한 분은 “일요일이라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왔습니다. <쿠바의 연인>이라는 작품을 보았는데 아내와 함께 보기 좋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라며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셨고, 진행을 맡았던 행사진행팀 자원활동가는 “오늘은 사람이 많아 정신없이 움직였던 것 같아요. 집에 돌아가기 전에 녹초가 되겠네요. 그래도 사람이 많으니까 더 즐겁습니다 (웃음)”라며 SIFF의 자원활동가다운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었다.

날이 저물고, 다시 날씨가 추워졌다. 그러나 늦게까지 극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아 SIFF가 현재 순항중임을 증명 해보였다. 영화제 4일차. 영화는 계속 돌아가고, SIFF는 2009년 12월의 한복판을 달리고 있다. 달로(서울독립영화제 데일리팀)




장률특별전4 '장률 대담'


중문학 교수 겸 소설가에서 난데없이 영화로 전향. 무심코 만든 단편 하나로 베니스와 칸을 들썩이게 만든 장률.

재중동포 장률(43)감독은 중국 영화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존재다. 소설가 출신으로 1980년대 말부터 주목받는 젊은 소설가였던 그는 2001년 영화계로 뛰어 든다. 영화를 하는 친구와 다투다가 “영화 같은 건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홧김에 내뱉은 말을 주워 담기 위해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만든 단편 <11세>가 베니스영화제에 초청을 받고, 첫 장편 <당시>(2003)가 로카르노, 밴쿠버 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13일(일) 두 시에 열린 장률특별전 ‘장률 대담’은 사운드가 없는 영화 <사실>과, 인간관계에서의 소통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중경> 두 편이었다. 여자 주인공 쑤이는 외국인들에게 북경어를 가르치며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다. 절제된 대사와 조심스러운 행동으로 더욱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쑤이의 삶은 가장 가까운 가족인 아버지와의 관계에서조차도 대화가 없다. 중국에서 불법인 매춘 여성을 상대한 죄로 아버지가 경찰에 호출되었다가 방면된 날, 이 부녀(父女)의 저녁식사는 평소와 다름없이 어떠한 비난도, 대화도 없는 가운데 이상야릇한 긴장감만을 만들어 낸다.

한 장의 사진처럼 회화적인 장률 감독 영화 특유의 미장센을 대변하고 있는 이 부녀(父女)의 저녁식사 장면은 비단 영화 속 쑤이의 삶뿐 아니라, 점점 지치고 무너져 가는 삶의 와중에도 아무런 소통도 할 수 없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변하며 변해가는 중국 사회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주말에 접어들며 기온이 떨어졌다.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었고, 예상보다 많은 질문이 오고가 대담은 활기를 띄었다. 주로 장률 감독의 다른 영화 <망종> <이리> 등과 이번 대담 작품인 <중경>과의 연결고리를 찾고 싶어 하는 질문들이 주를 이루었다. 장률 감독은 특유의 입담으로 농담을 섞어가며 촬영 현장을 생생히 전달해 주었다. 대담 시간을 초과하면서까지 관객들은 감독에게 질문을 했고, 질문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관객들은 아쉬움을 토로하며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장률특별전은 17일(목)까지 계속된다. 김수선(서울독립영화제 데일리팀)

 


STAFF INTERVIEW (김수연/임가영/최민아/박찬진)


1. 서울 독립 영화제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

김: 친구와 함께 06년에 자원활동가로 서독제에 발을 담그게 됨. 같이 해보자고 꼬셨던 친구는 떠나고 혼자 남겨져 그 친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나 그는 페루인지 쿠바인지 남미 어딘가를 떠돌고 있음.
임: 영화제 제작부 일을 하다 영화제 단기 스태프로 일해 볼 생각 없냐는 제의를 받고 왔는데 4년 째 발목이 묶인 상태임.
최: 05년 자원 활동가를 하고 06년 프로그램팀에 단기 스태프로 일을 하게 됨. 그 뒤로 다른 영화제에서도 일을 함. 올 해에도 역시 제의를 받아서 일을 하게 됨.
박: 04년 기술팀 스태프로 시작. 자원 활동가 제의를 받고 일을 시작하게 됨. 재작년부터 기술팀장으로 일을 하고 있음.

2. 일 하면서 가장 보람 느낄 때와 가장 그만두고 싶을 때
김:
독립 영화 행사에 갔는데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을 내가 다 알고 있을 때 / (수시로 찾아오지만) 줄어가는 통장잔고를 볼 때, 카드 값 고지서 날아 올 때, 추울 때 일 해야 할 때, 보람이 느껴지지 않을 때
임: 영화제 개막 날, DVD 나오는 날 날아 갈 것 같음 / 개막식 일주일 전 부터
최: 상영이 잘 끝났을 때, 다른 스탭들이 내 성대모사를 할 때 (아 모야, 정말?, 진짜진짜?), 누가 맛있는 거 사올 때 / 막차 끊겼을 때
박: 월급 들어오는 날, 스태프들이 신나고 즐겁게 술로 친목을 다질 때 / 일이 일로만 느껴질 때

3. 내 인생의 독립 영화
김:
<자가당착> 곡사 / <무림일검의 사생활> 장형윤 / <드라이버> 김종관
임: <신성일의 행방불명> 신재인
최: <아이들> 윤성현
박: <기다린다> 김종관

4. 내가 서독제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어디서 일을 했을 것 같은가?
김: 프리타
임: 영화 현장
최: 가내 수공업(예: 인형 눈알 붙이기)
박: 대기업 K모 회사

5. 영화제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김:
즐겁게 영화 보기, 남자친구와의 밀월여행
임: 한 달 동안 잠수. 핸드폰 꺼 놓을 수 있는 특권을 받고 싶음. 쇼핑하기.
최: 그 동안 못 본 무한도전 하루 안에 다 보기.
박: 임가영 팀장에게 핸드폰을 꺼 놓을 수 있는 특권 주기.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기.

6.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출연 시키고 싶은 배우는?
김:
이번 달 대학내일 표지 모델(아몬드 같이 생긴 눈) / 페넬로페 크루즈
임: 최다니엘(감독님 왈: 다니엘 헤니랑 다른 사람이지?) / 김연아
최: 김예리 / 유형근
박: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 기네스 펠트로

8. 독립영화를 사랑해주시는 관객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김:
서독제 설문지 뒤에 홍보가 안 됐네, 라고 그만 써 주세요.(상처 받아요)
임: 감사합니다!
최: 인터넷 검색창에 ‘서울 독립 영화제’를 쳐 주세요!
박: 영화를 만드는 스탭 이외에도 영화를 트는 스탭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세열!

김수선(서울독립영화제 데일리팀)



Siff에게 보내는 편지


너를 거울삼아 다시, 안녕히. 

인연과 응원의 글이어야겠지만...지금은 은유로 말해야 하는 나 또한 고통스럽기에. 애정이 없다면 행동도 없지. 너 낮고 높은 곳에서 이 편지를 써. 들어보렴.
언제나 이 맘 때면 다시 시작되는 슈베르트의 겨울여행. 흔희 겨울 나그네로 알려져 있어. 어쨌든 여행의 요약은 이런 거야. 여인을 잃은 청년이 고통과 회환의 기억을 뒤로 한 채, 보리수 아래 잠시의 휴식도 없이 손풍금 타는 거리의 악사 노인네를 따라 쓸쓸히 사라지는 이야기. 이 순간은 들리는 것보다 보이는 것이 먼저. 추운 겨울 속으로 걸어 들어간 그의 마지막 뒷모습이 눈물처럼 젖어있는 운무 속에서 다시 피어오르지. 현실에서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 그래서 그의 겨울 풍경/여행/음악은 영원을 닮아 가는지도. 슈베르트 이전의 예술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 축제라는 이름 속에 다소 들떠있지만 결국 모든 창작행위는 사라짐을 재생시키는 엄숙한 헌신. 사실 모든 축제는 끔찍하게 시작되었잖아. 혹독한 겨울이 끝나길 바라는 민초들에게 늙은 사제는 봄에 대한 확신을 위한 제물로 희생되어야만 했으니까. 그래서 네가 겨울에 태어난 이유가 있는 거지. 이제 알 것 같아. 하지만 올해는 유달리 혹독한 겨울바람이 많이 몰아쳤구나. 우매한 거짓 사제로 인해 자연마저 제 균형과 질서를 잃어가고 있으니. 민초의 생은 물길 같아서 그냥 놔둬도 넓은 바다로 흘러가는데. 그러니 네가 진정한 축제의 진수로, 지금까지 그렇게 걸어온 것처럼, 남아다오.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 춤 출 준비가 되어있어. 들판에 꽃피고 나무에 새 지저귀는 그날을 위해. 다시, 안녕히. 임창재





<달세계 여행> 너와 함께

달에 가려는 소년이 있다. 소녀는 소년이 달에 가려는 계획이 마음에 들어 따라가기로 한다.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머릿속으로 대화가 가능하다. 복잡한 지하철과 공항을 벗어나 소년이 있는 시간 속으로 온다. 그들은 각자 커다란 짐을 들고 지평선 끝으로 난 길을 무작정 걸어간다.

소년은 소녀가 걱정된다. 그래서 혼자 달에 갈까 하는 속내를 비치자 소녀는 화를 낸다. 중간에 프랑스의 초창기 무성영화 <달세계 여행>을 패러디한 에피소드가 삽입된다. 달에 가는 것이 오랜 꿈이었던 남자는 달로 떠날 수 있는 우주복을 만든다. 여자는 바보 같은 짓이라며 함께 가자는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남자는 혼자 하늘 꼭대기에서 비행한다. 그녀의 식탁 위로 떨어지는 남자의 얼굴. “나를 기억해줘.” 창문 밖에는 그녀의 얼굴을 닮은 달이 휘영청 밝게 떠 있다. 소녀는 미소로 화답한다. “괜찮아.. 난 네가 달에 가고 싶어 하는 거 좋아해.” 소년의 가방에서 꺼낸 발사 장치가 폭발하여 그들은 달로 간다.

폭발은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빨강 노랑 파랑의 알쏭달쏭한 배경과 바람이 빠진 듯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소년은 달에 도착했다. 황무지 같은 달의 가장자리에서 앞을 향해 걸어간다. 놀이동산에서 꼬마 친구들을 맞이할 법한 이국적인 달지기가 그곳에 서 있다. 달에 도착한 소년과 소녀가 다시 만난 곳은 노란 불빛이 감미로운 포장마차다. 여기가 정말 달세계인가? 시끌벅적한 시장통과 어울리지 않는 달지기만이 그들이 제대로 도착했음을 알려준다.

영화는 ‘달’이라는 판타지적 소재에 걸맞게 실험적인 영상을 시도하였다. 줄거리보다는 이미지 위주로 진행된다. 모노톤의 디지털 촬영과 상반되는 8mm로 촬영한 영상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다. 카메라의 초점과 구도는 인물의 감정을 따라 흔들리고 흐려진다. 잿빛 담벼락에서, 허허 발판에서 장난을 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작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작인 김곡감독의 영화 <고갈> 속 두 남녀를 닮았다. 입자가 부풀려진 필름 속에서 흐물흐물 춤추는 영상은 영화의 초현실적인 재현이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떠나는 여행은 끝에서 열린다. 때문에 소년과 소녀에게도 달은 영원한 종착지가 아니다. 그들은 언제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서로를 바라보는 소년 소녀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어느 별에서나 존재할 것이다. 황예지(관객심사단)




꿈을 나눈 사이

상영이 시작된다
밖에선 다시 분주해지는 사람들
그 속에 선 나는
관객이라는 이름으로 찾아온
지금 영사기에서 흘러나오는 누군가의 꿈을 마주하고 있을 당신에게
고맙다고, 그리고 반갑다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이제 같은 꿈을 나눈 사이
독립영화의 친구다

권희민(서울독립영화제 데일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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