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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정, 박혁권

이번 SIFF에 <우유와 자장면> <계몽영화> 두 작품이 상영되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박혁권 |
단편 영화나 독립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되어 좋네요. 제가 아직 시간이 없어서 <계몽영화>를 못 봤어요. 이번에 봐야지요.
오우정 | 저도 <계몽영화>를 아직 못 봤어요. 두 작품이나 상영되니 기쁠 따름입니다.

두 작품에서 모두 호흡을 맞추셨는데, 어떠셨나요?
박혁권 |  
그냥 ‘술’이라고 적어주세요(웃음).
오우정 | <우유와 자장면>을 먼저 촬영했고요, <계몽영화>는 같이 하는 줄 모르고 있다가 찍으면서 만났어요. 박혁권씨는 무(無)의 상태인 배우에요. 그게 배우한테는 진짜 좋은 점이거든요. 안 하는 것 같은데 그것이 연기인, 자연스러움이 있어요. 배우로서 훌륭하신 분이에요. 가끔이 아니라 항상 그런 상태를 유지하세요. 제가 연기하다가 혼란에 빠지거나 할 때 길게는 아니어도 한 마디씩 해주시는데 그게 큰 힘이 되요.

<계몽영화>에서 맡은 ‘정태선’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닮은 점이 있으셨나요?
오우정 |
배우들은 아무래도 역할과 비슷한 면을 찾게 되요. 정태선 같은 경우는 제가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를 하면서 만들어간 캐릭터에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부분도 많고요. 특히 아버지에 대한 애증 같은 감정이요. 마지막에 아버지를 보내는 장면에서 태선이가 아버지에게 ‘나 꼭 듣고 싶은 말이 있었다’라고 말하잖아요. 그런 대사에 실리는 느낌도 제 개인적인 경험과 이어져 있다고나 할까. 보통 엄마보다 아빠에게 지긋지긋한 연결고리 같은 감정을 갖는 경우가 많잖아요. 아버지는 늙잖아요. 젊었을 때 가지고 있는 힘이 늙어가면서 쇠퇴해가죠. 나는 계속 자라는데 쭉 젊은데, 아버지는 늙어가고. 그걸 바라보면서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입게 되는 일들. 그런 걸 투영했던 것 같아요.

1993년에 소극장 ‘산울림’ 단원으로 데뷔하신 뒤로 영화, 연극, 뮤지컬, 드라마 등 많은 장르를 넘나들면서 활동하셨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르(혹은 작품)이 있으신가요?
박혁권 |
 연극을 그만 둔지는 이제 6년이에요. 카메라 연기, 그러니까 영화나 드라마 더 재미있고 잘 맞는 것 같아요. 기억에 남고 애착이 가는 작품은 드라마 쪽에서는 <하얀거탑>이에요. 연기를 하면서 애착이 가는 작품은 계속 바뀌기 마련인데 앞으로도 이 작품은 안 바뀔 것 같아요. 영화에서는 올해 찍었던 <차우>를 들 수 있겠네요. 

독립영화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박혁권 |
상업 영화에 비해 같이 영화를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오우정 | 에너지라고 할까요. 배우 입장에서는 독립영화가 다른 작품을 이어가기 위한 에너지가 될 수 있죠. 배우들은 다 힘 조절을 해야 할 때가 있거든요. 독립영화 안에서도 물론 힘 조절을 해야 하지만, 서로 힘을 합쳐서 찍어가는 부분이 더 많으니까요.

상업영화에도 많이 출연하셨는데,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캐스팅에 차이점이 있나요?
박혁권 |
음, 글쎄. 큰 차이는 없어요. 캐스팅 과정은 비슷하거든요. 오디션을 보거나 아는 분들을 통해 연결 되는 일이 많죠. 차이가 나는 게 있다면 출연료, 작품의 차이에요. 얼마에 저 친구를 쓸 수 있나가 독립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중요한 문제니까요. 상업영화보다 예산에 제약이 많으니까요.
오우정 | 저도 캐스팅 과정에서의 차이점은 잘 못 느꼈어요. 굳이 찾자면, 여배우들은 이미지나 노출의 수위가 출연을 결정하는 데 아무래도 중요하다보니 그 부분에서 느끼는 차이 정도에요. 여배우를 독립영화에 섭외할 때는 ‘이 배우는 왠지 상업 영화에서 이정도의 노출을 했으니 여기서 이만큼의 노출은 해 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시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거든요. 다른 부분은 몰라도 거기서는 툭 까놓고 말씀을 하시는 편이죠. 좀 있습니다, 한 번 봐주세요, 라고 부탁하시는 일도 있고요.(웃음) 어쨌든 보통 시나리오가 좋으면 페이는 많이 감안을 하고 작품을 봐요. 

촬영이 없을 땐 무얼 하시나요?
박혁권 |  제가 딱히 취미가 없어요. 친구 만나서 술 한 잔 하고 이야기하고 그러는 게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오우정 | 거의 놀아요(웃음). 사실 눈을 뜨면 하루가 지나가 있고, 그런 것 같아요.

다시 태어나도 연기를 하고 싶으신가요?
박혁권 | 선택할 수 있다면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만약 다시 태어나면 배우를 할 것 같아요.
오우정 | ‘하고 싶으신가요’라니, 아이러니컬한 질문인 것 같아요. 답을 하자면 ‘연기를 할거야’인데… 답을 안 하고 싶네요. 요즘 저의 가장 주된 고민입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09를 찾아주신 관객분들에게 한 마디.
박혁권 |
<우유와 자장면>에서 자장면이 아니라 ‘짜장면’이라고 읽어주세요. 표준법은 ‘자장면’이긴 한 데 사실 그렇게 안 쓰잖아요.
오우정 | 독립영화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쉽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어렵다고 생각하고 보시니까 끝까지 어려운 것 같아요.

권희민, 김수선(서울독립영화제 데일리팀) |사진 문지민(서울독립영화제 기록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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