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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 홈즈가 가이 리치를 만났을 때

REVIEW ON 2009/12/22 09:26 Posted by 파란다이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셜록 홈즈가 범죄 스타일리스트 가이 리치 감독과 만났다. 그간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락큰롤라>로 이어지는 필모그래피로 자신의 색깔을 또렷이 각인시켜 온 가이 리치는 응당 ‘그 셜록 홈즈’ 이야기여야 할 이 영화마저도 수없이 영상화됐던 아서 코난 도일의 홈즈를 재활용하는 데 머물 생각이 없었던 게 분명하다. 명백한 가이 리치표 신작인 <셜록 홈즈>는 이제껏 보아왔던 그의 색깔을 고스란히 발하는 작품으로 그 품새 역시도 추리물보다는 스타일리시한 어드벤처 무비에 가깝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런던이면 족하다는 듯 또 한 번 런던을 무대로 꾸린 좌충우돌 사건일지는 이를테면 순전히 가이 리치의 스타일적인 면만으로 쌓아올린 19세기 런던풍 액션 어드벤처물이자 새로운 프랜차이즈 캐릭터의 창세기다.

다양한 집단들을 대치시킨 가운데 이들 모두에게 일일이 카메라를 들이대며 씨실과 날실을 엮는 데 여념 없던 가이 리치의 숨 가빴던 런던도 이번만큼은 홈즈와 왓슨 콤비에게 온전히 무게를 싣는다. 그만큼 <셜록 홈즈>는 캐릭터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완전히 새롭게 변모한 홈즈와 왓슨에게 승부수를 집중시킨다. 우선 주인공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예리한 관찰력과 추리력, 거기에 더해 격투술은 물론이요 음악과 과학에까지 조예가 깊다는 소설상의 설정을 거의 그대로 활용하지만, 그 실상은 전혀 다르다. 기품 있는 탐정 홈즈는 이제 사건이 없을 때는 무기한 칩거에 들어가 황당한 짓으로 시간을 때우는 폐쇄적이고도 자유분방한 괴짜 캐릭터로 탈바꿈했다. 덕분에 처음 본 사람의 직업과 성장배경까지 속속들이 파헤치는 홈즈의 초인적인 관찰력은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영화의 중심서사를 좌우하기 이전에 유머러스한 새 홈즈의 세계 위에 미려한 위트로 기능하기 일쑤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의 짝꿍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인칭관찰자 시점인 왓슨(주드 로) 역시도 홈즈의 추리에 경탄해 마지않는 무조건 추종자가 아니라 홈즈의 빈틈을 메우는 조력자로서 진정한 의미의 단짝을 이룬다.


영화는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오컬트적 요소를 바탕에 둔 음모와 트릭 위에 변칙적으로 재해석한 새 셜록 홈즈의 특성을 절묘하게 배합하며 극을 이끈다. 특히 0.1초 단위로 상대를 고꾸라뜨릴 방법을 계획하는 홈즈와 이런 그의 비상한 머리를 뒤쫓는 고속카메라 장면, 그리고 곧이어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순식간에 리플레이하는 기법은 홈즈라는 캐릭터는 물론 영화적 타격감마저도 고스란히 쓸어안는다(이는 동시에 가이 리치의 주요한 스타일적 특성이라 더욱 반갑다). 이러한 기법은 때때로 무심히 흘러간 상황 바로 다음, 놀라운 기지를 발휘해 사건에 개입하고 있는 홈즈의 모습을 위치시키는 등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여러 번 반복됨으로써 추리게임 그 자체로 관객을 이끌지 않는 영화가 그와 유사한 쾌감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키는 특별한 장치가 된다. 

순전히 가이 리치식 오락영화로 그 모습을 명징하게 구축한 <셜록 홈즈>는 워너브러더스가 바라마지 않았을 블록버스터로서의 위상과 프랜차이즈 가능성에 대해서도 특별한 점수를 받을 만하다. 부둣가에 건조 중인 대형 선박을 가운데 두고 이어지는 추격전, 완공되지 않은 타워브릿지 위에서 펼쳐지는 최후의 대결 등은 블록버스터로서의 독특한 시각적 쾌감을 대변한다. 게다가 단순히 큰 스케일에만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셜록 홈즈>는 19세기 런던 특유의 질감을 충분히 활용하는 가운데 면밀히 계획된 액션 시퀀스를 펼침으로써 홈즈와 왓슨의 모험을 독특한 색깔의 차별화된 액션 어드벤처물로 구분 짓는데 성공한다.


가이 리치의 <셜록 홈즈>는 분명 전세계 수많은 셜로키언들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했다. 정통 추리물을 좇기보다는 그토록 특별한 캐릭터마저 함부로 변주한 죄과(?)는 변명할 도리조차 없다. 하지만 능청스럽고도 위트 넘치고 재기발랄하면서도 감각적인 <셜록 홈즈>가 익히 알고 있던 셜록 홈즈를 또 다른 영지로 옮기는 데 성공했음은 공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셜로키언이든 아니든, 가이 리치의 팬이든 아니든 간에 가이 리치가 자신의 색을 살려 이룩한 새 베이커가 221B번지에는 코난 도일의 소설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영화만의 독특한 즐거움이 서려있다. 비록 그것이 추리물은 아닐지언정 홈즈와 왓슨의 새로운 매력은 충분히 유효하다. 강상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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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Tracked from tattermedia's me2DAY  삭제

    가이 리치가 자신의 색을 살려 이룩한 새 베이커가 221B번지에는 코난 도일의 소설과는 분명히 구분되는 영화만의 독특한 즐거움이 서려있다. 비록 그것이 추리물은 아닐지언정 홈즈와 왓슨의 새로운 매력은 충분히 유효하다. <셜록홈즈 - 홈즈가 가이 리치를 만났을 때>

    2009/12/22 10:39
  2. 셜록 홈즈 (Sherlock Holmes / 가이 리치 감독,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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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명탐정’ 셜록 홈즈의 이미지는 잠시 접어두는 편이 낫다. 2009년 새롭게 선보이는 <셜록 홈즈>는 원작을 바탕으로 기존 셜록 홈즈의 이미지를 쇄신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인다. 수더분하면서도 액션을 즐기는, 이전과는 또 다른 셜록 홈즈의 면모에 초점을 둔 영화는 추리물보다는 액션 어드벤처에 가깝다. 셜록 홈즈의 천재적인 추리력보다는 가이 리치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근육질 몸매로 변신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액션 장면들이 더 기억에 남는..

    2009/12/2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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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5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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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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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이리치가 괴도 루팡 영화를 만들게 된다면 루팡을 어떻게 연출할지도 궁금해지네요....'
    셜록홈즈때보다는 좀더재미있지 않을까 생각이듭니다....

    2009/12/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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