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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미드, 중년의 역습

CULTURE ON 2009/12/27 21:02 Posted by 쥬하

<HUNG>

역시 전통의 강자들이란 대단하지요. 닐슨 리서치의 2009-2010시즌 시청률을 살펴보자면 1위를 차지한 <NCIS>(CBS)를 비롯해, <NCIS: LOS ANGELES>(CBS, 5위), <CSI>(CBS, 6위), <위기의 주부들>(ABC, 8위), <그레이 아나토미>(ABC, 9위), <하우스>(FOX, 10위), <크리미널 마인드>(CBS, 12위), <CSI: MIAMI>(CBS, 16위), <CSI: NY>(CBS, 18위) 등 역시나 익숙한 이름들이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사라진 이름들도 있었지요. <로스트>(ABC), <24>(FOX)가 야심찬 새 시즌을 내놓았지만, 결과는? 네, 위와 같습니다. 20위권 저 너머로 사라졌어요. 다소 지루한 구도를 흔드는 새로운 강자도 있었습니다. 사이먼 베이커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멘탈리스트>(CBS)가 두 번째 시즌의 선전으로 4위에 올랐습니다.

요약하자면 2009-2010시즌은 CBS천하였던 겁니다. 20위권의 드라마 중에서 ABC의 드라마는 <위기의 주부들>과 <그레이 아나토미>뿐입니다. 그나마도 <하우스>만을 올려놓은  FOX에 비하자면 나은 편이죠. 나머지는 모두 CBS 드라마 일색입니다. 다소 허탈할 정도로 일방적인 결과. 어쨌든 미국 시청자의 취향은 굳건해 보입니다. 키워드를 잡자면 ‘수사’와 ‘병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무래도 사건별, 치료별로 에피소드가 끊어지는 이들 수사, 병원물이 좀 더 쉬운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NCIS> <CSI> 시리즈는 그 증거라고 할 수 있어요. 스핀오프 시리즈들 역시 순위권에 올라있는 이 수사물 프랜차이즈는 이제 좀 지겨울 때도 된 것 같은데, 거의 불가사의한 위력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CSI>

<NCIS>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모종의 변화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중 눈여겨볼 것이라고 한다면 ‘중년의 약진’일 것입니다. 물론 TV드라마를 점령하고 있는(출연자, 시청자를 막론하고 말입니다) 연령대가 중년이라는 것을 상기할 때 ‘중년’이라는 키워드는 그리 낯선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TV를 가장 여유롭게 지속적으로 시청할 수 있는 연령대는 아무래도 중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드라마 산업의 기간을 형성한 소프 오페라들은 애초부터 중년 여성들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아침드라마나 주말드라마를 두고 막장이라 공격하는 것은 오히려 어불성설이지요. 섹스와 불륜이야말로 중년의 여성들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소재란 말입니까? 그녀들의 공포와 욕망을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드라마의 소임이었던 것입니다.

비록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마니아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드라마 명가 HBO는 <HUNG>, 우리말로는 ‘대물’이라는 다소 민망한 제목의 새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과거 스포츠 스타였으나 지금은 공립학교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레이의 재능은 중년에 이른 지금, 오직 하나뿐입니다. 바로 물건(?)이 크다는 사실. 이혼과 화재 등 악재가 겹친 덕에 그의 경제상황은 최악에 이릅니다. 돌파구를 찾던 그는 어쩔 수 없는 결단을 내립니다. 부업으로 남창의 길을 택한 것이죠. 얼핏 황당하고 외설스런 설정이지만 이 드라마에는 미국의 고민을 진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쿠거타운>

<HUNG>의 총제작지휘에 나선 알렉산더 페인(<어바웃 슈미트> <사이드웨이> 등)은 레이라는 인물을 통해 기나긴 불황의 늪에 빠진 미국의 현재를 매우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사실 중년의 삶을 살펴보자면 불륜과 섹스 외에도 많은 이야기 거리가 있습니다. <HUNG>은 우리 삶의 절대적인 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경제적 요소와 그에 따른 인물들의 상황과 결정들을 매우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전개합니다. 이는 중년의 캐릭터, 중년의 시청자들이 아니고서는 성립될 수 없는 구성일 것입니다.

국내 방영을 시작한 작품들에서도 중년의 강세는 여전합니다. <HUNG>이 이혼남의 고군분투를 다룬다면 <쿠거 타운>(tvN 재방영 예정)은 이혼한 싱글맘에 대한 드라마입니다. <프렌즈>의 히로인이었던 커트니 콕스를 내세운 <쿠거타운>은 옆구리 살이 펄럭거리는 이혼녀의 삶과 데이트를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그립니다. 시트콤식으로 빠르고 날렵하게 진행되지만 그 속에 담긴 고민과 생각들은 보통의 수준을 가뿐히 상회합니다. 이제는 거의 모든 성인들에게 현실로 다가온 이혼에 대한 긍정적인 체화는 기본이요 연령주의, 성차별에 대한 부분까지 가벼운 유머를 구사하며 생각의 여지를 제공합니다.

<글리>

중년의 역습이 단지 그들만의 공간에 머무는 것도 아닙니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글리>(tvN 재방영 예정)는 노래하고 춤추는 10대 고등학생들 못잖게 교사들 그리고 그의 남편, 아내들에 대한 이야기를 큰 비중으로 다룹니다. 이는 시청률을 끌어들이기에도 매우 효과적인 설정입니다. 고등학교란 10대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모든 성인들이 기꺼이 그 시절로의 퇴행을 꿈꾸는 젊음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글리>는 젊고 아름다운 배우들의 춤과 노래로 중년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후, 괴팍하지만 사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어른스런 재미를 제공합니다.

단지 불륜과 섹스에 머물기보다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조건들을 탐색하고 그것에 대한 남다른 결정과 생각들을 공유하려는 이들 2009 새로운 미드들의 모습에서 색다른 재미는 물론 진정한 중년의 힘이 느껴집니다. 부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좀 더 풍부한 재미, 성숙한 이야기를 펼쳤으면 합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 사진제공 XTM, tvN,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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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태터앤미디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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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하자면 2009ㅡ2010시즌은 CBS천하이며, 키워드를 잡자면 ‘수사’와 ‘병원’이라고 할 수 있겠죠.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모종의 변화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눈여겨볼 것이라고 한다면 ‘중년의 약진’일 것입니다. <2009 미드, 중년의 역습>

    2009/12/2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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