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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주와 개구리>의 제작자들이 대단한 배짱을 지녔다고 생각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2D로 만들어졌습니다. 그것도 1억 500만 달러를 투여해서 말이죠. 3D기술이 업계의 대세로 불리는 요즘, 2D 애니메이션에 자그마치 1억 500만 달러를 투여하다니 정말 이보다 더한 배짱도 드물 겁니다.

그게 다가 아닙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주인공을  흑인으로 설정한 것은 물론 주요 인물들의 상당수를 유색인종으로 배치합니다. 미국의 전체 인구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5%내외임을 상기할 때, 이러한 시도는 흥행에 있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흑인음악으로 가득한 <공주와 개구리>의 사운드 트랙이 즐거운 한편, 낯선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얼핏 너무나 익숙한 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완전히 새로운 요소들로 충만합니다.


디즈니사가 제작하는 애니메이션들은 하나의 장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장르의 구성요소는 항상 동일합니다. 매력적인 캐릭터, 아름다운 음악, 잘 만들어진 이야기 여기에 더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감동과 교훈까지. 따지고 보면 이 보다 더 완벽한 대중영화가 드물 정도입니다.

<공주와 개구리>는 그러한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요소들과 새로운 요소들이 훌륭한 조율 아래 공존합니다. 가령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의 흑인 주인공 티아나(애니카 노니 로즈)는 그 인종적인 특징은 이례적이지만 지극히 성실하고도 긍정적인, 말하자면 전형적인 디즈니식 주인공입니다. 대책 없이 까불거리는 나빈 왕자(브루노 캠포스)나 사악한 부두 주술사 닥터 파실리에(키스 데이빗)도 새로운 인종적 요소, 내지는 문화적 설정을 차용하지만 그와 동시에 기존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온전하게 구현합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음악입니다. 모든 사운드트랙은 흑인음악으로 가득합니다. 음악을 맡은 랜디 뉴먼은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에 흑인음악 특유의 리듬감과 에너지를 부여했습니다. 흥겹기도 하고 매력적이지만 고전적인 흑인음악에 거부감이 있는 관객이라면 이 부분에서 다소간 이질감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티아나와 나빈 왕자의 착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악어 친구, 반딧불이 동료의 감동적인 우정 앞에서 <공주와 개구리>에 빠져들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면 언제나 그랬었지만 이 애니메이션에는 진지하면서도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아마도 눈물을 참기가 힘들 것입니다. 손수건을 지참하시길.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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