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영화는 영화다>로 성공적인 장편 데뷔를 치룬 장훈 감독의 두 번째 장편작인 <의형제>는 장훈 감독의 재기도 재기지만 주연 송강호의 재기가 결단코 돋보이는 영화다. <쉬리>에 이어 두 번째로 국가정보원 요원을 연기하게 된 송강호는 이번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바로 그 ‘송강호표 캐릭터’를 능청스럽게 안착시킨다. 배우에게 이게 칭찬이 될지 흠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송강호는 이 작품에서 그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또 한 번 매끈하게 다려 입고 나선 듯하다. 능청맞고 어수룩한 이 노력파 아저씨는 이번에도 역시 집안에서 괄시 받는 실패한 가장으로 분해 극을 완벽하게 장악해 나간다.
작전 실패의 책임을 떠안고 파면당한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는 도망간 베트남 여인들을 찾아주는 심부름센터를 운영하던 중 우연히 자신의 국정원 재직 당시 마지막 작전 실패의 주역이었던 남파간첩 지원(강동원)을 만난다. 둘은 서로를 자신의 실패한 과거를 되돌려줄 도구로 삼은 채 은밀한 동거를 시작한다. 이미 국정원 요원이 아닌 한규의 현재 상황을 알지 못한 채, 또 이미 배신자로 낙인 찍혀 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을 알지 못한 채.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 생각하지만 결국 허망한 진실을 알게 될 이들처럼 영화 내내 둘이 벌이는 사람 찾는 일 가운데 피어나는 것은 이들의 진짜 정체만이 아니다. 이혼 후 가족을 모두 영국으로 떠나보낸 한규의 추레한 일상, 그리고 북에 남겨둔 가족을 살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한다 맘먹은 지원의 급박한 상황은 모두 ‘가족’이라는 대전제로 흐르며 영화 내내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단어인 ‘의형제’의 참뜻을 향해 진솔하게 나아간다.
영화는 이들 콤비가 통칭 ‘그림자’로 호명되는 북의 킬러를 다시금 맞닥뜨리게 되는 대단원까지 오락영화로서의 명쾌한 재미와 ―대단할 건 없지만 그렇다고 간과할 수도 없는― 인간애와 가족에 서린 진실한 의미를 분단국가라는 우리의 익숙한 배경 위로 물 흐르듯 흘려보낸다. ‘자본주의에서는 남의 행복을 뺏어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건 죄가 아니야’라는 한규의 투철한 직업정신(?)이 지원과의 동행으로 점점 휴머니즘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대체되는 영화의 속셈은 다소 뻔하지만, 그 힘은 충분히 남다르다. 버디무비의 구심점을 이루는 한규, 그리고 추격전의 줄기가 되는 지원의 조합은 자신만만한 태도로 대중영화의 품새 위에서 재미와 감동이라는 오락영화의 미덕을 한껏 과시한다. 꾸준히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배우 송강호는 말할 것도 없고, 그와 장단을 맞추는 또 다른 주연 강동원, 그리고 이를 조합해낸 장훈 감독의 주가 역시 다시 한 번 오를 듯하다. 강상준 기자(FILMON)
동상이몽. 한지붕 두 가족.
목적이 있는 만남. 자신만 상대방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착각.
의심과 배신과 의리와 정.
<의형제>
영화도 배우들의 연기도 메시지도 전부 너무 좋았다.
송강호의 연기야 뭐 말할 필요 있을까.
진짜 살아있는 배우.
삶의 냄새가 스크린 밖으로 생동감 넘치게 튀어나온다.
강동
블랙코미디가 될 뻔했지만 될 수 없는 그냥 코미디 영화. 그래서 아쉽다. 위 기자의 상황만으로는 두 인물의 관계가 꽤나 긴장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 긴장감이라는 것이 영화로 만들어 질때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데, 그것을 감독이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인물과 이들을 둘러싼 상황을 보여주는 시점의 선택이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네요. 상업적 필수선택인 코미디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개연성이나 인물을 드러낼 수 있는 전재들이 많이 생략된 듯 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블랙코미디가 될 뻔했지만 될 수 없는 그냥 코미디 영화. 그래서 아쉽다. 위 기자의 상황만으로는 두 인물의 관계가 꽤나 긴장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 긴장감이라는 것이 영화로 만들어 질때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데, 그것을 감독이 놓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 인물과 이들을 둘러싼 상황을 보여주는 시점의 선택이 조금 아쉽다고 할 수 있네요. 상업적 필수선택인 코미디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개연성이나 인물을 드러낼 수 있는 전재들이 많이 생략된 듯 합니다.
2010/02/05 0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