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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 세상에서 가장 강한 소년만화

FEATURE ON 2010/02/09 01:14 Posted by 파란다이스


1997년, 원작자 오다 에이치로가 최고의 보물 ‘원피스’를 차지하기 위해 해적기를 올린 이래 만화 <원피스>는 줄곧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해왔다. 오늘날까지도 소년만화의 원류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 위대한 <드래곤볼>의 왕좌마저 대체했다 일컬어질 정도로 이들 밀짚모자 해적단의 인기와 파급력은 그만큼 폭발적이었다. 올해로 탄생 10주년을 맞은 TV애니메이션 <원피스>의 인기는 1억7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원작만화의 인기를 언제나 웃돌았으며, 10편이나 만들어진 외전 격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또한 매년 필연적으로 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게임과 각종 캐릭터상품으로 날개를 펼친 <원피스>는 숫자 그대로 그리고 문자 그대로 만화계의 블록버스터인 소년만화, 그 정점에 자리한 작품이다. 

<원피스>는 일본 제1소년지인 주간 <소년점프>의 얼굴격인 소년만화다. 그만큼 ‘소년만화’가 단순히 ‘소년 대상의 만화’라는 뜻을 넘어 어느새 하나의 장르를 지칭하게 된 지금, <원피스>의 의미는 일본만화의 주류이자 만화계의 블록버스터라 일컬어지는 소년만화의 장르적 위상에 더욱 가깝다. 이를테면 모험과 판타지를 축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악과의 혈투가 소년만화의 장르적 속성이라면, 우정과 성장, 꿈과 같은 단어는 소년만화 장르의 필수요소다. <원피스>가 <드래곤볼>의 자리를 대체해 2010년 오늘날까지 최고의 소년만화로 우뚝 선 이유 역시 에두를 것 없이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매순간 우정, 성장, 꿈이라는 가장 소년만화다운 경지만을 향해 치달았던 이 작품은 주류와 블록버스터라는 상업적 파급력을 공고히 다지며 동시에 소년만화라는 장르 안에서 그 장르적 속성과 필수요소들을 순수히 부각하는데 여념 없던 가장 소년다운 소년만화였기 때문이다. 


미형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신체비례를 자유롭게 다루는 특유의 화풍과 역동적인 스타일은 초창기부터 죽 독자적인 경지를 자처할 만큼 <원피스>의 괴팍한 매력을 자랑해왔다. 또한 수백 종 이상의 초인 캐릭터들을 밀짚모자 해적단 언저리에 배치하는 과정 또한 꾸준히 <원피스> 세계의 흥미진진한 대목을 아우르는 일등공신이다. 덕분에 넓디넓은 해양세계를 넘어 하늘나라까지 넘나드는 해적 루피 일행의 모험은 각종 판타지와 SF적 요소들까지 몽땅 ‘위대한 항로’에 몰아넣으며 56권째 순항중이다.

그러나 다른 소년만화와 차별화되는 <원피스>의 가장 큰 장점은 ‘열혈’의 기운이 때때로 감동적인 경지까지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소년만화의 3대요소인 우정, 성장, 꿈은 <원피스>에서 동료, 모험, 긍지라는 단어로 치환되며 연재 13년을 넘어선 현재까지도 그 각각의 의미를 뚜렷이 새겨나간다. 단순무식한 성격 때문에 매번 최악의 위기까지 치달으면서도 언제나 동료, 모험, 긍지라는 가치를 오롯이 세워나가는 선장 루피의 활약은 압제로 인해 꾹꾹 축적되어 온 개개인의 묵직한 트라우마를 해소하는 가장 뭉클하고도 화끈한 카타르시스로 귀결됐던 것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현상금으로 대변되는 주인공 밀짚모자 해적단은 분명한 범죄자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단, 이들은 남의 것을 훔쳐 제 잇속을 챙기는 범죄자라기보다는 규율과 법도를 지키지 않는 자유로운 세력이라는 의미의 범법자 집단에 가깝다. 때문에 천정부지로 치닫는 이들의 현상금은 스카우터로 측정했던 ‘전투력’의 또 다른 계량화이면서 이들의 정체성을 굳건히 규정하는 명백한 상징체계가 된다. ‘악을 처단하는 범죄자’ 해적 루피 일행은 선과 악, 정의와 불의라는 이분법을 의식하지 않는다. 모험을 위해 드높인 이들의 해적기는 그저 자유라는 이름으로 나풀댈 뿐이다. 이들의 자유를 막아선 해적들은 처단되고, 또 약자를 폭력으로 압제하는 집단 역시 루피 일행의 호연지기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 그러나 이들 악한들만이 루피 일행의 적은 아니다. 초국가적 경찰기구 ‘해군’이야말로 밀짚모자 해적단의 진짜 주적이기 때문이다. 정의라는 이름하에 ‘악’을 규정하는 해군의 행태는 권을 더해갈수록 세계의 균형을 내세우는 보수 세력들의 알량한 보신과 다양성 파괴로 점차 가시화된다. 그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는 선장 루피의 목표는 언제나 ‘원피스’와 ‘해적왕’이라는 무형의 것을 향해있지만, 결국에는 정의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규정짓는 권력의 이중성, 그 유형의 과녁 또한 겨냥하기 마련이다. ‘소년만화는 유치해’라는 <원피스>의 두터운 껍질을 들춰내면 그 안에는 자유의 기치 아래 동료와 모험, 긍지로 세운 또 하나의 카타르시스가 이들 해적단의 긴 명맥을 다시 한 번 방증한다.


<원피스>의 열 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 <원피스 극장판: 스트롱월드>는 원작자 오다 에이치로가 이러한 자신의 원작관 그대로 영화 스토리에 참여한 작품으로 그 의미가 더욱 새롭다. 덕분에 극장판의 특성 그대로 원작만화와 TV애니메이션에는 등장하지 않는 내용을 토대로 완성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격으로 <원피스>의 대중적인 속성을 부각시키는 데에 만족했던 다른 극장판 작품들과는 달리 원작의 냄새가 보다 짙다. 물론 여기에도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 해적왕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해적 금사자 시키라는 새로운 적이 등장해 루피 일행을 위협하고, 오다 에이치로가 직접 디자인한 새로운 코스튬을 입은 루피 일행의 서비스컷이 새롭게 가세했지만, 그 내용은 여전히 <원피스>의 또 다른 동어반복이다. 하지만 열 번째 극장판 <원피스 극장판: 스트롱월드>가 지난 13년간 절정의 소년만화로 자리해 온 <원피스>의 또 다른 집약체를 목표한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어느새 9명으로 늘어난 밀짚모자 해적단이 필살기를 난무하며 대수로울 것 없는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켜 나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소년만화답고 그래서 마냥 즐겁다. 어쩌면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소년만화 <원피스>의 창대한 항해의 끝에 오공과 마인 부우와의 허무한 대결 그 이상의 결론이 자리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유일한 이유일지 모른다. 강상준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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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과 판타지를 축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악과의 혈투가 소년만화의 장르적 속성이라면, 우정과 성장, 꿈과 같은 단어는 소년만화 장르의 필수요소다. '원피스'가 '드래곤볼'의 자리를 대체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원피스, 세상에서 가장 강한 소년만화>

    2010/02/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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