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맨>은 1941년 만들어진 동명원작 영화의 리메이크입니다. 햄릿풍의 가족비극에 초자연적인 존재를 등장시키는 줄거리는 원작이나 리메이크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때깔은 완전히 딴판입니다. 그간 일취월장한 기술력은 보여주기가 수줍도록 어설펐던 늑대인간을 자신감 있고 당당한 괴물로 바꿔놓았습니다.
조 존스턴 감독은 장장 네 번의 보름달을 소환하면서 늑대인간의 대량학살을 시원스레 펼쳐냅니다. 예전의 늑대인간영화에서처럼 늑대인간의 신체일부가 불쑥 등장했다 냉큼 사라지는 식의 어설픈 특수효과는 이제 고려의 대상도 아닌 모양입니다. <울프맨>의 늑대인간은 여봐란듯이 사람들 앞에서 변신하는 것이 예사요, 한번 변신에 네댓 명 정도는 우습게 해치워버리니 말입니다.
끔찍한 광경이 자주 등장하지만 어둑하고 고운 질감덕분에 적당히 예스럽고도 고풍스런 특수효과가 다소간 아름다워 보일 정도로 근사합니다. 특히 런던 한복판을 질주하는 늑대인간의 학살 장면은 가스등이 어슴푸레한 골목 사이를 파괴적인 속도감으로 화끈하게 가로지릅니다.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것은 대니 앨프먼의 음악입니다. 그의 음악은 폭주하는 늑대인간과 고전전인 깜짝 시퀀스, 기괴한 고문 장면과 애절한 로맨스 사이를 넘나들며 하마터면 파편화될 수 있었던 영화의 여러 요소들을 하나의 정서 안에 묶어냅니다.
기대를 모았던 앤서니 홉킨스와 베니치오 델 토로의 연기는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무척이나 섬세하고 의미심장한 부자관계에 임한 두 배우는 늑대인간을 소재로 하는 공포영화에 가족극의 섬세함과 문학적인 상징성을 부여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울프맨>은 왠지 모르게 따분하고 심심합니다. 근사한 장면들과 유려한 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이 풍성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노곤함이 30분 단위로(아마도 대량학살이 끝나고 30분이 흐른 시점에) 찾아오곤 합니다.
어쩌면 이것은 좋은 요소, 아니 좋아 보이는 요소들만을 조합한 무척이나 인위적인 결과물의 한계일 수 있습니다. 적당한 대중영화를 목표로 모든 요소를 아우른 <울프맨>은 그 소재가 내포하고 있는 B급 특유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상실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여 동명원작의 리메이크를 시도한 연출자, 조 존스턴의 성향이 늑대인간이라는 소재에 걸맞지 않게 다소간 고루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쥬만지> <쥬라기 공원3>등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했던 그의 연출 역량이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외적인 방향으로만 작용했는지도 모릅니다.
대니 앨프먼에서 폴 해슬링어로, 그리고 다시 대니 앨프먼에게 돌아갔던 음악감독직의 교체 해프닝, 그리고 개봉연기와 재촬영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했던 제작과정은 이 영화가 지나치게 때깔에 치중했던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합니다.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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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맨은 평점에서도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죠.
2010/02/18 1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