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이론이 무엇인가요? 영화 <평행이론>은 처음부터 간명하게 선포합니다. 가끔 어떤 사람들은 그 인생이 똑같다고 말이죠. 서로가 다른 시대, 다른 공간에 살고 있지만 그들의 인생은 평행선처럼 똑같은 운명을 따라갑니다. 피할 수는 없어요. 운명이래요. 다소 미심쩍은 이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영화는 링컨과 케네디의 죽음을 단서로 들이댑니다. 제법 그럴싸한 키워드가 여럿 등장하는 터라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럴 법도 하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잠시 생각에 잠길 찰나, 영화는 뜸을 들이지 않고 곧바로 과거의 누군가와 오늘의 누군가를 엮습니다. 최연소 부장판사로 승승장구하던 김석현(지진희)은 자신에게 적용되고 있는 평행이론을 직감하고 운명을 바꿔보려 노력합니다. 그의 인생은 30년 전 그와 같은 나이에 최연소 부장판사가 된 남자와 정확하게 겹쳐지는데, 그 남자로 말할 것 같으면 아내와 아들은 물론 결국 그 자신마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자 여기까지 보자면 <평행이론>의 가능성은 나름 충분해 보입니다. 초자연적인 일치와 긴박한 범죄가 섞여 있으니 섬뜩한 사건에 쫀득한 추리가 뒤따를 기세. 하지만 가능성은 그저 가능성에 그치고 이론은 그저 이론으로 남을 뿐, 다급한 호흡과 엉성한 전개 속에서 평행이론이란 것은 그저 억지로만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합니다.
대중영화를 만드는 데에 있어, 좋은 소재를 찾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관객을 극장 앞으로 불러 모으는 힘이 아무데서나 나오는 것이 아니니까요. 또한 장르화의 터널을 지나게 되는 대중영화의 운명을 생각할 때, 소재의 타당성이나 매력, 영화화로서의 당위는 장르의 법칙 속에 튼튼하게 자리 잡아야 합니다. 소재가 타당하지도 않거니와 매력도 부족하고 영화화할 필요가 희박한 경우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관객을 만족시킬만 한 노력과 정성을 하염없이 투자해야 하지요.
다시 말해 무엇을 영화의 재료로 삼는 가는 영화에 투여되는 노력의 절대치를 결정합니다. <평행이론>으로 말하자면 소재의 선택이 부적절했기에 노력의 절대치가 터무니 없이 높았달까요. 아니면 노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요. 결국 영화는 납득하기도 쉽지않고 매력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좀 더 신중해야 하는 겁니다. 한 줄짜리 인터넷 기사로 영화를 만들 때는 말이죠. 유주하 기자(FIL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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